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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차원 Mar 27. 2024

그래도 당신이 그저 아름다워서,

나는 이 아름답다는 표현이 좀 덜, 훨씬 적게 쓰여야 한다는 쪽입니다. 얼마나 적게냐면요. 사람마다 평생 두번 정도 하는 만큼만 말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감격에 소홀하게 차올라 어떤 풍경에도, 건축물에도. 심지어는 밤의 어떤 분위기도 아름답다 합니다.

이쯤되니 아름답다는 표현은 감정의 깊은 울림이라기보다 좋다는 것의 강조형 밖에 되지않는 느낌입니다.


그러니 어차피 당신을 아름답다 해버릴 나에게, 그보다 더 나은 다른 표현은 떠오르지 않으니, 이 말을 좀 아껴 쓰자는 막무가내 주장을 해보는 것입니다.


지금껏 나는 가끔. 아니 자주, 사실 매번 짧은 표현에 막혀, 어쩌다 한 기회에 당신을 마주하여도 아무말도 못하고 말았습니다. 응당 아름답다 해야할 것이지만, 이 흔한 감탄으로는 100번을 말해도 모자랍니다.

런 까닭에 당신을 보고난 후면, 나는 어김없이 괴롭습니다.


이 괴로움은  어설픈 글쟁이로서는 적어내지 못하는 서글픈 아쉬움과,  자 써내보자고 한번 더 다가가려는 허튼 시도, 그에도 당신과 마주치는 한 순간의 기대를 이제 완전히 내려놓기로 한 마음이.

뒤섞였기 때문테지요.


고작 이 정도라 미안합니다. 

써내지도 못할 당신을 잠시 았습니다. 이제 멈추려고요. 완전하게 종국적으로.

더이상 내 펜 끝이 당신이라는 단어를 그려 나갈 때, 당신을 그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러니 부디, 건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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