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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인스타그램)을 정리했다

by omoiyaru

과도한 정보의 홍수 속을 헤엄치며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던 나는 나를 지켜내기 위해, 더 초연해지기 위해 결국 일보 후퇴를 선택했다. 나는 인스타그램을 바로 삭제하였다.


최근 나는 내 삶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

개인적인 일들이 좋지 않은 식으로 여러 번 중첩되면서 붉어진 일이긴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도달한 생각의 끝에는 남들에게 보이는 삶을 연출하기에 급급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나의 하루는 매일같이 시시각각으로 SNS에 업로드되고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며 내 삶의 가치를 판단하며 살고 있었다. SNS 중독자의 삶이었던 것이다.


지금 내 곁에 있는 누군가의 온기와 숨결보다 SNS 속 나의 일과와 일상이 계속해서 생산되는 것이 나에게는 더 중요했다. 당장 내 곁에 아무도 없더라도 SNS상에서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SNS의 순기능을 잘 활용하며 누리던 것들이 많았던 나에게 SNS를 놓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블로그와 인스타를 잘 키우며 광고, 마케팅을 통해 경제적인 혜택을 누려오기도 했고, SNS상에서 멋져 보이고 싶어서 나 스스로를 검열하며 치열하게 살아왔었다. 나를 힘들게 하는 만큼이나 나에게 에너지를 주고 더욱 달리게 만들었던 것 역시 SNS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내가 SNS를 정리한 이유는 조금 다르다.


이제 나에게는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일이 더 중요해진 것 같다. 지금 내 곁에 있고 실제로 내가 자주 얼굴을 보고 만나고 소통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의 소중함, 그리고 그 속에서 오고 가는 온기가 더 소중하고 중요해졌다.


이제 나는 SNS 속에서가 아닌 '진짜 나'와 연락하는 사람들, 진짜 내가 온기를 느끼고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하루하루를 지내고 싶다. 자랑할만한 이야기가 아닌 찌질한 내 이야기도 솔직하게 나누고 싶고,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며 추억을 쌓아나가고 싶다.

단순하다. 이게 내가 SNS를 정리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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