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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moiyaru Jun 23. 2022

글을 쓰는 것이 좋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





유치원생 때부터 나는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을 스스로 가던 아이였다. 도서관에서 밥을 굶어가면서까지도 하루 종일 책을 읽었다. 읽어도 읽어도 끝나지 않는 수많은 책들을 보며 가슴이 설레었다. 빨리 다른 책도 읽고 싶어 안달이 났다. 그렇게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혼자 시간을 보내며 신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 책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친척집에 놀러 갔을 때였다. 우리 집에는 위인전이나 과학서적 같은 재미없는 책들만 가득해서 책이란 본디 재미가 없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친척집에 있던 수많은 동화책들을 읽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속에 빠져들었다. 너무 재미있었다. 그 이후 집에 돌아와서도 책은 읽고 싶은데 집에는 책이 다양하지 않으니 엄마에게 말을 했더니 도서관증을 만들어 주셨다.


그래서 아직도 추억하는 나의 첫 도서관증은 유치원생의 내 모습이 담겨있다.


어린아이의 발걸음으로는 30분 이상 소요되는 도서관을 가기 위해 나는 혼자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그 덕에 자전거를 타는 방법도 좀 더 빨리 터득하게 된 것 같다.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독서는 나에게 너무나 신기한 경험이었고 현실세계를 벗어나 신나게 놀 수 있는 재밌는 놀이터였다.


어려서부터 도서관을 다니는 것이 익숙해서인지 아직도 나에게 도서관은 마음이 편안해지는 장소이다.

나는 그래서 지금도 이사를 갈 때면 주변에 도서관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 지를 꼭 체크한다.


여하튼, 중학생, 고등학생이 된 이후에도 나는 꾸준히 책을 가까이하였다. 그 책의 종류는 교과서적이 아니라 주로 수필이나 소설책들이었다. 책이라는 자체를 좋아하던 그 당시의 나는 도서관에 갈 때 읽을 책을 미리 고르지 않고 갔다. 그리고 그냥 무작정 도서관에 가서 책 제목을 쓰윽 훑는다. 그러다 그날 마음에 딱 꽂히는 책 제목을 발견하면 그걸 빌려 읽었다. 신기하게도 그런 식으로 빌려서 읽었던 책들이 마음에 더 와닿았던 것 같다. 그중에는 알고 보니 명작이었던 책들이 있기도 해서 신기한 적도 있다.


아마도 그때의 나는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들을 가치 있게 혹은 의미 있게 여겼던 것 같다. 모든 책들로부터 얻을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나에게는 필수 서적 리스트가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책'이 좋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지금은 그때만큼 책을 자주 접하지 못하고 있다.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이제는 나도 유명하다고 불리는 책들을 위주로 찾아 읽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가만 보면 요즘에는 책들도 마케팅에 얼룩지어져 대중가요처럼 유행을 따르는 패턴이 생긴 것 같다. 책 표지며 내용이며 비슷비슷한 듯한 내용이 수두룩하다. 


그런 책들 또한 의미가 있지만, 예전에 내가 읽어오던 소설책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이는 시대가 바뀌었다는 말과도 상통할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들 속에서 원대한 꿈과 희망을 품고 살았는데, 이제는 나도 현실적인 조언이 담긴 책들과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받기 위한 책들만을 주로 읽고 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지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스스로 글을 쓰게 된 것 같다. 


단순히 남들의 글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닌 나 또한 창작가가 되어 내가 원하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내가 원하는 글이 시중에 없다면 그런 글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쓴 글을 모두가 읽어줄지는 미지수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나는 내가 쓴 글들을 사랑하고, 글을 쓰는 행위를 좋아한다.


아직은 내가 느낀 감정이나 생각들을 그저 주절주절 나열하는 것에 불과한 글들이 많지만, 꾸준히 글을 쓰는 연습을 하다 보면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기대하며 나는 오늘도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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