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의 원인

한동안 아픈 와중에서도 열심히 현재의 삶을 살아왔다. 아픔을 계기로 성숙해진 나는 내 삶의 이유를 명확히 할 수 있었고, 그런 명확한 이유 덕분에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하여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주어진 현재 나의 생활에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최근 무기력증이 다시 찾아왔다.

회사일도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이런 걸까? 하는 생각에 곰곰이 생각을 정리해 보다 보니까 결국 내가 사는 삶이 지금 나를 살아가게 하는 이 삶이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나의 자유분방하고 제멋대로인 나의 성격들을 억누르며 착하고 바른 이미지를 또 연기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나의 내면에는 역시나 착한 나로 보이고 싶어 하는 경향이 남아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삶이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이런 식의 반복이다. 어디에도 머물지 못하고 튕겨져 나가는 방식으로 기준 없이 자유분방하게 나의 인생을 살아온 나는 정신없이 혼돈스러운 상황을 맞닥뜨리고 어딘가에 정착을 하려고 하다 보면 삶의 낙을 잃어버리고 만다. 안정된 삶을 원하지만 정작 진정으로 정착은 할 수가 없는 굴레 속에서 답답함을 느낀다. 탈주해버리고 싶은 욕망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렇게 다시 나는 불안정한 삶으로 내달린다. 그러다 후회하기를 반복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