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2.
상담의 시간은 나를 고요하게 만들고, 복잡했던 세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이 시간이 나에게는 너무 소중하고 귀하다. 평소의 나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나 자신을 챙기는 것보다 남을 생각하며 보냈던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이번 상담 시간에는 상담사 선생님에게는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는 말을 했다.
최근의 나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퇴사를 생각하면서 30대 중반에 들어선 나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까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 고민들은 계속해서 바깥으로 뻗어 나가는 나무의 줄기 같은 느낌으로 생각을 거듭하면 할수록 해결책에 가까워지기는커녕 점점 더 비대해져만 갔다. 생각이 간단하게 정리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내가 되고자 하는 모습과 실제로 내가 할 수 있는 일 또는 하고자 하는 일,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거나 내가 삶에서 추구하는 페르소나가 그만큼 광범위하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방황하던 나의 심정에는 "불안"이 가득했다.
지난번 글에서 작성했던 인사이드 아웃 2를 떠올리며 나는 내 마음속 불안이 가 또다시 패닉상태에 빠진 이유를 찾아내보기로 했다. 내가 불안한 이유는 '나이'에서 오는 압박감으로 인해 '조급'했기 때문이었다.
3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나에게 주는 이미지는 당연하게 어떤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입지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30대 중반에 이미 어느 분야의 TOP의 자리를 꿰차고 있기도 한 누군가를 보며, 어느 정도의 직급을 갖고 있는 누군가를 보며 나 또한 그런 타이틀을 갖기 않는다면 사회에서 뒤처져 있는 거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생각이 정리되고 난 이후 나는 내가 조급해지는 이유인 '나이'와 '어느 정도의 입지'라는 조건을 빼고, 현재의 내 인생만을 놓고 본다면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러자 '대학을 다시 가기(다른 전공을 배워보기)', '교환학생으로 영어권 어학연수를 다녀오기' 등과 같이 20대 때부터 내가 이루고자 했지만, 이루지 못했던 기억 저편 속에 있던 꿈들이 다시 스멀스멀 고개를 들었다.
나는 그간 방황하던 내 모습을 선생님에게 이렇게 비유했었다.
계속해서 산의 정상만을 향해 앞만 보고 산을 오르다가 무슨 이유로 산 아래로 굴러 떨어지게 되었고 정신없이 굴러 떨어지면서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언제쯤 굴러 떨어지는 것이 멈추는지 모르겠고, 몸은 여기저기 아프고 외롭고 힘들고 처절한 상황. 이게 지금까지의 내 모습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혼미한 상태로 계속해서 굴러 떨어지다가 드디어 어딘가의 지면에 맞닿아 드디어 멈추게 된 상태.
그게 바로 지금인 것 같다요.라고 비유하여 선생님에게 지금의 내 감정을 설명했다.
내가 더 아래로 굴러 떨어지지 않고 이쯤에서 멈출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지금 내가 받고 있는 '심리상담'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내 주위의 사람' 혹은 '내가 본 영화나 강의, 영상' 등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돌이나 나뭇가지와 같은 느낌으로.
내가 원하는 꿈이라는 것은 아주 작은 새싹처럼 싹을 틔우며 피어올랐다. 그것이 꽃을 피우기까지의 여정은 아마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수많은 비바람을 이겨내야 할 것이며, 물과 햇빛과 같은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내야 할 것이다. 그 꽃이 얼마나 아름답고 향기로울지는 미지수이다. 그렇지만, 어렵게 피어난 작은 새싹 같은 꿈을 지켜내고 꽃 피우기 위해 노력해보고 싶다.
아마도 그 과정에서 나는 또 무언가 배울 것이고, 내 안의 마음의 소리에 따라 선택한 나의 용기 있는 결정에 대해 나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주변의 시선과 말들에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