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 사람들이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by omoiyaru

20대 때의 나는 스스로 인복이 있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로 주변에 좋은 사람들만 많다고 한차의 망설임 없이 말하고 다녔다. 내 주변에는 나를 진심으로 대해주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그런 사람들 덕분에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나씩 도전해 나가며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런데 20대 후반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들어온 순간부터는 그런 생각을 안 하게 아니 못 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난생처음으로 이유 없이 나를 괴롭히는 사람을 만났고, 배려심이 없는 사람들 속에서 부딪히며 살아가다 보니 내 성격까지도 점점 여유가 사라지고 화가 많아지고 주변 사람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대할 수 없는 성격으로 변해갔다.


모든 것이 수치와 외관적 요소로 평가되는 사회에 계속 머물다 보니, 나 또한 주변 사람들을 여러 잣대를 기준 삼아 판단하고 걸러내며 지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서도 득이 될 것 같은 사람하고는 관계를 유지하고, 나에게 손해를 입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누구보다 손쉽게 잘라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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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가 사람들을 계산적으로 대하기 시작하자 내 주변에는 나를 진심으로 생각해주고 아껴주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고 결국엔 나와 비슷한 사람들 혹은 그나마 과거의 나를 아는 몇 안 되는 오래된 지인들만이 남아 있었다. 이렇듯 사람을 따져가며 대하게 된 나에게는 20대 때에는 겪어보지 못한, 과거의 나라면 절대 접하지 않았을 사람들이 수없이 스쳐갔다. 대놓고 거짓말을 하고, 속이고, 기만하고,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겪다 보니 나는 더더욱 가시 돋친 사람으로 변해갔다.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못하도록.


나에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닌 두려운 일이 되어 버려 지금은 누구를 만나도 가볍게만 상대하며 내 마음을 최대한 주지 않으려 한다. 가면 쓴 모습으로 상대를 대하다 보니 사람들과의 만남은 불편하기 짝이 없었기에 나는 더욱 고립되어 갔다. 그리고 왜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이 없을까 혼자 자책하였다. 사실은 내가 사람을 쉽게 믿지 않고 편견을 갖고 대하다 보니 주변에 그 정도의 관계만 남아 있었던 것이었는데 말이다.


그러다 문득 과거 내가 순수하게 사람들과 어울렸던 나의 모습을 떠올려보니, 그 따뜻한 모습들이 너무나 그리워졌다. 지금처럼 물질적인 요소 들고 관계를 재고 따지지 않고 그저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하던 그때의 내가 그리워졌다. 다시 그때의 나로 되돌아가고 싶어 졌다. 그때의 나는 사람들을 대하며 거짓이 없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호기심이 가득했고 누구든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그 사람의 장점을 볼 줄 아는 아이였다.


지금은 만남의 시간을 시급으로 계산하고, 발생된 금액을 머리로 따지고 있는 내가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치였으면 이렇게까지 내가 변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결국 이런 내 모습을 바꿀 수 있는 것 또한 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제 나는 나의 이런 모습을 바꾸고 싶다고 결심했기에 다시 사람들에게 조금씩 다가가고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을 소중히 하며 그 속에서 배울 점을 찾는 자세를 갖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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