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쁜 남자는 없다

나에게 관심 없는 남자만 있을 뿐

by omoiyaru

여러 번의 연애를 거치며 나는 여러 번 남자에게 데인 경험이 있다. 나는 소위 말하는 '나쁜 남자'에 끌리는 타입의 사람이라 이미 '나쁜 남자'들에게 여러 번 배신을 당한 사실을 내 친구들은 잘 알고 있다. 친구들에게는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그런 일을 당했다며 하소연을 하고 위로를 받았지만, 나는 몇 번이나 비슷한 일을 겪었다. 그 과정 속에서 인간에 대한 신뢰를 많이 잃기도 했지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면서 인격적으로 성숙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더 이상 상처를 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친구들의 말만 따라 '좋은 남자'처럼 보이는 남자를 만나보고자 마음을 먹어 보기도 했다. 그래서 누가 봐도 번듯한 청년과의 만남을 가지며 잘해보기 위해 노력도 하고 잘 되고 싶다는 마음을 먹어봤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의도를 갖고 누군가에게 접근을 하니 내 행동들은 어색해지고 불편해져 갔다. 나답지 않은 내 모습을 연출하면서 나 역시 불편했던 것이다. 아마 이건 인간이라면 상대방도 동일하게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솔직한 내 감정이나 생각을 말하기보다는 최대한 '문제없이, 좋아 보이는 대화'를 이어나가려 했기 때문에 상대방도 불편함을 느끼긴 매한가지였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점차 이 '착한 남자'로 분류되는 남자는 연락을 줄여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나에게는 혼란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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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 사람은 착한 남자인데.. 왜 사람을 긴가민가하게 만들지?
그거는 나쁜 남자가 하던 행동이 아닌가?

이런 생각들을 든 것이다. 그러다 보니 문득 든 생각이 내가 '나쁜 남자'라고 말했던 과거의 남자 친구는 오히려 나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주고 궁금해하던 사람이었고 그는 나에게 오히려 관심과 애정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결과적으로 연락 외에 다른 면에서 상처를 주었지만 그 사람을 진짜 '나쁜 남자'라고 할 수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해보다 보니 누군가가 좋다 나쁘다고 판단하는 기준을 나름대로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


인간관계 특히 연인관계에서 착하고 나쁘다는 것은 결국 관심이 더 많고 적고의 차이의 개념과 동일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누군가 나에게 착하게 대한다면 그는 그만큼 당신을 많이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일 것이다. 좋아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고 궁금한 것이다. 그렇지만 반대로 그가 무심하고 배려심 없이 당신을 대한다면 마음이 아프겠지만 그만큼 당신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누군가를 대할 때 그렇게 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 사람의 그런 행동을 우리가 '좋다' '나쁘다'라는 단어로 구분 지어 누군가를 평가하는 게 정말 옳은 판단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도 우리의 마음이 가는 데에 따라 누군가에는 한없이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있으며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나쁜 사람이 될 수 있다.


내가 말한 나쁜 남자들은 진심으로 나에게 무언갈 바래서 나를 이용해 먹으려는 의도보다도 그저 처음에 가졌던 호기심이나 관심이, 좋아하는 마음이 시간이 흐르면서 덜해지고 변했던 것일 뿐일 것이다. (내가 가진 게 많은 것도 아니기에 그들이 나에게서 뭔가 얻어낼 것이 없었기도 하다) 마음이 변한 것을 가지고 상대 탓만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전 남자 친구들을 '나쁜 남자' 카테고리에 넣는 것을 이제는 멈춰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스스로 판단하게 됐다.


세상에 나쁜 남자는 없다 = 단지 나에게 관심 없는 남자만 있을 뿐이다.


연애를 할 당시의 나는 내가 그를 더 많이 좋아했기 때문에 그 마음에 응답해주지 않는 그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모습에 실망하고 상처 받았다. 이별 후 떠난 상대방이 나빴다는 이미지를 심어 그를 원망하고 미워하며, 사실은 쉽게 마음이 바뀐 그에게 화를 내고 탓하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이 변하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 아닌가. 내 마음도 내가 어찌할 수 없기에. 그래서 그때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을, 그 행동이 최선이었을 나를 나는 이해한다.


이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나니, 전 남자친구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든 최소한 만남의 기간 동안 그들이 주었던 관심과 사랑만큼은 내가 취해야 하는 좋은 추억거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사람들이기도 하다. 다만, 앞으로는 사람을 만나는 과정 속에서 상처보다는 따뜻한 추억을 더 많이 쌓아나가고 싶다.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어 따뜻한 마음을 공유하며 인간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나가며 나라는 사람의 나만의 세계를 아름답게 가꾸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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