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디 글쓰기 원칙
글쓰기에서 가장 피해야 할 실수는 바로 횡설수설이다. 횡설수설한 글은 독자를 지치게 하고 짜증을 유발한다. 느끼하고, 길어지고, 뜬구름 잡는 글은 독자에게 불편함을 준다.
이러한 문제는 대부분 쓸데없는 욕심에서 비롯된다. 더 멋진 표현을 쓰고, 더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욕심이 글을 방해하고, 결국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흐릿하게 만든다.
그러나 몇 가지 원칙만 지키면 횡설수설하지 않고 명확한 글을 쓸 수 있다.
글은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할 때 가장 명확해진다.
여러 내용을 한 번에 담으려는 욕심은 글을 장황하게 만들고, 독자가 핵심을 놓치게 한다.
횡설수설의 가장 큰 원인은 할 이야기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쓰고 싶은 내용은 많은데, 막상 글로 쓰려면 잘 안 써진다'고 느끼는 사람은 보통 쓸 내용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할 말이 분명하면 글은 자연스럽게 요점만으로 압축되고 간결해진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핵심 메시지를 하나로 압축하고, 그 주제를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하는 것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싶더라도 욕심을 버리고 주제를 한정하는 것이 명확한 글쓰기의 첫 번째 원칙이다.
명확한 글은 구조가 잘 잡혀 있어야 한다.
글의 전체 흐름을 미리 계획하고, 각 문단이 어떻게 연결될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글의 구조를 명확히 하기 위해 경축사에서 사회의 분열적 요인을 세 가지로 구분하며,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단계적으로 전개했다.
“첫째는 역사에서 비롯된 상처, 둘째는 정치 과정에서 생긴 분열, 셋째는 경제적 격차로 인한 분열의 우려”
이처럼 글의 뼈대를 세우고, 각 단락이 논리적으로 연결되도록 구성하면 독자는 자연스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글의 구조가 명확하면 독자는 혼란없이 핵심 메시지를 따라갈 수 있다.
문장은 간결하고 명확하게 써야 한다. 문장이 장황해지면 독자는 금방 지친다.
노무현 대통령은 멋을 부리다가 메시지가 흐릿해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주어와 서술어가 명확한 단문을 선호하며 불필요한 수식어를 줄이는 것이 그의 글쓰기 방식이었다.
“수식어가 많아지면 문장이 복잡해지고, 복잡한 문장은 글의 명확성을 떨어뜨린다” 는 사실을 기억하자. 힘을 빼고 담백해지자. 거창한 것, 창의적인 것을 써야 한다는 조바심을 버리자.
추상적인 표현보다 구체적인 예시와 사실을 담는 것이 독자의 공감을 얻는다.
복지를 확충하겠다는 말보다는 "최소한 돈이 없어 병원에 못 가고 끼니를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구체적인 표현이 더 와닿는다.
구체적인 예시는 독자의 머릿속에 생생한 이미지를 남기고, 글의 설득력을 높인다.
글이 명확하지 않으면, 독자는 쉽게 지치고 짜증을 느끼며 결국 핵심 메세지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독자와의 소통을 방해하고, 글쓴이의 의도와 전혀 다른 해석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
독자가 글을 읽고 무엇을 말하려는지 모른다면, 그 글은 아무리 화려한 표현으로 치장해도 실패한 글이다.
명확함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글을 깔끔하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다. 그것은 독자에게 신뢰를 주고, 글의 핵심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다.
-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