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 고딘의 전략 수업
대한민국에서 평균은 유난히 중요하다.
스무 살엔 대학, 서른 전엔 취업, 결혼, 몇살에는 얼마를 모아야 하는지까지
그 경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이상하다’는 말이 따라붙는다.
나 역시 20대 초반까지 대기업 취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누군가 이미 만들어놓은 길을 달려왔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창업을 선택한 순간, 사회에서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분류되었다.
대한민국은 1950년대 전쟁의 폐허를 딛고
1960~1980년대 사이 불과 30년 만에 세계에서 손꼽히는 속도로 성장했다.
생존이 최우선 과제였던 그 시절, 개인의 꿈보다 집단의 성취가 우선이었고
국민 개개인에게는 근면·순응·효율이 미덕으로 주입되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생존의 논리는 지금까지 우리의 사고방식 깊은 곳에 남아 있다.
‘안정된 길’을 가야 한다는 말은 여전히 옳은 가치처럼 들리지만,
사실 그것은 누군가가 설계해둔 시스템을 따라가는 일이다.
쥐가 미로 속을 돌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우리 역시 누군가 만들어놓은 구조를 무심히 따라가고 있다.
우리는 좋은 선택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 남들이 정해놓은 길 위에서 움직이는 하나의 변수에 불과하다.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클리블랜드에서 자신의 꿈이 대장장이라고 말하는 아이는 없는 것 처럼,
우리의 열정과 직관적 본능은 안타깝게도 시스템으로부터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편안함이 보장된 길은 늘 사람들로 붐빈다.
쉽고 직접적이며 명백한 길은 열심히 얻고자 하는 결과를 안겨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편한 길은 안정감을 주지만, 안정감은 곧 사고를 멈춘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결국 시스템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이는 모종의 함정이다.
겉보기에 편리하고 만족스러운 것을 찾는 사람들을 이용해먹는 시스템의 일부이다.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너무나도 빈번히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선택한 후 그 이유를 거꾸로 만들어낸다.
대부분은 당장 일자리를 찾아 그에 맞춰 움직이지만, 진짜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변화는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진짜 성장은 의도적으로 선택한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 과정이 나의 신념과 선택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면 그건 이미 의미 있는 여정이다. 이리저리 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자체는 우리를 진정으로 살아있게 한다.
우리는 대부분 변화의 흐름에 떠밀리며 어제와 오늘을 방관자처럼 보낸다.
그러나 우리가 최선을 다한다면, 의도적으로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
의도적이라는 것은 단순히 계획적이라는 뜻이 아니다.
남이 만들어둔 틀을 인식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전략을 세운다는 의미다.
시스템을 거부하기보다, 그 시스템의 구조를 이해하고 재설계하는 것.
그것이 진짜 전략이고, 의도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에 일어난 모든 일 때문에 지금 여기에 있다. 미래 또한 우리에게 달려있다.
남들이 정해놓은 길을 따르는 대신, 의식적으로, 그리고 전략적으로 나만의 길을 설계해야 한다.
그 과정은 분명 멀고 불편할 것이다. 그러나 그 불편함을 견디는 순간, 비로소 우리는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주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