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경제이야기
30대로 접어들면서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재테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주식 계좌를 만들고, 부동산 이야기를 하고, 유튜브에서 투자 영상을 찾아본다.
하지만 다들 막연하게 불안하다.
열심히 일해도 서울에 집 하나 사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성실하면 집을 살 수 있었다.
1960~90년대 한국은 빠른 산업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국가였다.
문제는 자본이 없었다. 그래서 국가는 국민에게 저축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기 위해 금리를 올렸다.
실제로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정기예금 금리는 두 자릿수가 흔했고,
1994년에는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40%를 넘는 시기도 있었다.
국가는 그렇게 모인 자금을 기업과 산업에 공급했다.
국민에게 저축은 개인 자산을 불리는 수단이었고,
국가에게는 공장을 짓고 도로를 깔고 수출을 늘리는 성장의 연료였다.
이 구조 속에서 ‘성실하게 일하고 모으면 집과 차를 살 수 있다’는 말은 충분히 실현 가능했다.
그 과정에서 서울에 집을 산 사람들은 큰 자산을 만들 수 있었다.
자본주의에서 가치가 올라가는 원리는 매우 쉽다.
수요가 높고 공급이 제한되면 그 자산의 가치는 올라간다.
기성세대가 자산을 형성하던 시기에 이 원리는 부동산에 적용됐다.
당시에는 차 값과 집값이 비슷했던 시절도 있었고, 서울은 지금보다 훨씬 덜 개발돼 있었다.
좁은 서울 땅에 기업과 일자리, 인구가 몰리기 시작했지만 아파트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 결과 돈은 자연스럽게 부동산으로 몰렸다.
부동산은 시간이 지나며 수 배, 많게는 수십 배 올랐고
그것이 기성세대의 부를 형성했다.
우리 세대는 다르다.
우리는 열심히 일해도 집을 살 수 없다.
2024년 기준 30대 직장인의 평균 연봉은 4,000~5,000만원 수준이다.
반면,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 가격은 10억원을 훌쩍 넘었다.
달마다 급여의 반을 꼬박 저축해서 연 2,000만원을 모아도 50년 이상이 걸린다.
1. 돈의 속도가 달라졌다.
과거에는 노동 소득과 자산 가격의 상승 속도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지금은 돈이 풀리는 속도가 우리가 버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2024년 현재 시중 은행의 예금 금리는 연 2~3% 수준에 머물러 있다.
90년대 초반 대비 현재 예적금 금리는 0.05배로 줄어든 반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10배 이상 상승했다.
예적금으로 이 격차를 따라 잡는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2. 열심히 레버리지 해서 부동산을 산다고 해도 기성세대만큼 집값이 오른다는 보장이 없다.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고 인구는 줄어들고 있으며 도시 외곽과 지방에는 공실이 빠르게 늘고 있다.
과거처럼 공급 대비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구조가 아니다. 현재 집 값의 상승은 한계가 있다.
이 환경에서 부동산은 더 이상 기성세대와 같은 방식의 투기 수단으로 작동하기 어렵다.
우리도 다른 나라처럼 의식주 중 하나로 봐야할 때가 머지 않을 것이다.
“그럼 우리는 부동산이 아니라면 뭘 사야 할까?”
지금은 정보의 홍수 시대다.
종목 추천도, 200~300% 수익을 약속한다는 자극적인 정보들도 너무 많다.
지금은 누군가의 성공 경로를 그대로 따라간다고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무엇을 샀는지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지다.
그 시절에도 공포와 불확실성은 존재했다.
1970~80년대 서울의 아파트는 논밭에 아파트를 짓는 꼴이였고,
80년대 초반까지 강남 아파트는 미분양이였다.
흔히 말하는 건물주 또한 주요 상권이 형성되기 전에는 안정적인 선택지가 아니였다.
하지만 그 시절 공포는 도시 확장, 인구 증가, 산업화라는 변화 속에서 해소되었다.
그 불확실성을 견디고 자산을 보유했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하지만 정보가 많아질수록 선택은 더 어려워진다.
불안할수록 사람은 더 자극적인 이야기로 끌리고 그럴수록 판단의 기준은 흐려진다.
현재 기성세대는 이미 자본도 축적했고, 근로소득도 우리보다 훨씬 높다.
같은 방식으로는 그들을 따라 잡을 수 없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성세대에게는 자본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시간이 있다.
우리는 앞으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시간이 더 길다.
시간은 제대로 쓰이면 반드시 자본보다 더 강력한 자산이 된다.
돈에 대한 가치관을 세우고, 시대를 해석할 수 있는 영속적인 지식을 쌓고 판단의 기준을 만드는 것.
기성세대가 자산으로 만든 결과에 우리는 우리만의 경로로 도달해야 한다.
이 시리즈는 나 역시 2030으로서 그 기준을 함께 정리해보는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