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장소
떼굴떼굴 데구루루. 끝에서 시작하면 오른쪽으로 네 바퀴 구를 수 있을까? 구르면 웃음소리와 함께 "왜 그러셔?" 나 "재밌냐?"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내 기이한 행동이 웃음소리로 바뀌니 이번에는 왼쪽으로 앙코르 공연한다. 떼굴떼굴 데구루루. 이곳은 우리 집 거실이다. 이곳에 누우면 얼굴 한 면에는 따스함이 한 면에는 웃음이 스민다. 창으로 가까이 가면 화분이 그늘을 만들기도 한다. 현관에 가까이 가면 흙 냄새나기도 한다. 대각선으로 이어진 부엌에 가까이 가면 더 누워있지 못하고 일어서게 된다. 맛있는 내음에 이끌리거나 보물 찾듯 냉장고와 선반을 뒤지게 된다. 라면을 찾으면 "앗싸" 한 번 외쳐주고 냄비에 물을 올린다. 휴... 왜 우리 집 식구들 몰래 혼자 망보면서 후다닥 끓여 먹는 라면이 제일 맛있는지 모르겠다. 재미와 맛을 함께 먹는 느낌인 걸까? 야무지게 밥까지 말아 먹고 소파에 앉아 쿠션을 안고 눈을 감는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