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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명석 May 06. 2018

직장인이었던 그들의 독립책방 이야기

월간서른 #네 번째 이야기. 독립서점 51페이지

아. 근사한 독립서점
하나 만들어 운영하고 싶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자주 보내는 요즘. 많이 듣는 말입니다. 마치 한국에 커피 열풍이 있었을 때 너도 나도 나만의 작은 커피집을 차리고 싶은 사람이 많았던 때가 떠오릅니다.

요즘 출판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며 작가에 대한 도전도 많은 만큼,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독립 서점에 대한 니즈도 상당히 커지고 있습니다.


연예인이나 직장을 다니던 분들까지 자신만의 동네 서점을 하나둘씩 내고 있습니다. 덩달아 북 콘서트와 책맥 등 평소 있었던 말인 것 같지만 생소한 문화 유행도 다시금 커지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최인아 책방, 아나운서 오상진 부부의 책방, 노홍철의 철든 책방

이런 독립서점.
과연 어떻게 만들고
운영을 할까요?


오늘은 월간 서른을 통해 독립서점을 운영하신 김종원 51page 독립서점의 전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10년 동안 회사에서 퇴사를 한 뒤 자신만의 독립서점을 만들고 운영한 뒤 지금은 국내 최대 전자책 회사 리디북스에서 팀장님으로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과연 어떤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달해 줄까요?

이 글은 아래와 같은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저는 책이 너무 좋아요

저만의 독립서점을 차리고 싶어요

어떻게 직장 생활이 서점에 도움이 되었나요?

왜 다시 직장으로 돌아갔나요?

김종원 전 대표님께서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메시지로 자신의 경험을 알차게 공유해 주셨습니다. (출처: 박기훈님)

1. 직장생활: 웹 기획, 운영, O2O

밀도 있는 경험과 시도, 성취감을 얻은 것이 중요


서점을 차리기 전 웹 기획, 운영, 콘텐츠 비즈니스를 경험하였습니다. 퇴사 전에는 동아일보 계열사에서 HBR, DBR 팀장으로 일을 했었지요. 그러면서 오프라인/온라인에 대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시기 인상 깊었던 것은 끊임없이 다양한 것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고 여러 경험을 업무에 조합하여 중요한 성과를 내었다는 점입니다. 이때 김종원 전 대표님은 기획에 대한 흥미와 내공을 많이 키우셨습니다.


지금도 유명한 동아 비즈니스 포럼에 티켓이라는 개념을 강화하여 뮤지컬 티켓 방식을 도입, 많은 호응을 얻게 된 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평소 문화활동을 좋아하시는 김종원 전 대표님은 뮤지컬 티켓팅에서 많이 쓰이는 [블라인드 티켓] 방식을 도입하여 새로운 매출을 만들었지요.

그와 더불어 타깃인 직장인들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과 티켓을 컬래버레이션하여 판매도 진행하고, 장소협찬도 받으며 업무의 보람을 키워 갔습니다.


그렇게 회사 생활 속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며 "온라인의 한계에서 오프라인의 활동으로 보강을 하고 반대로 오프라인에서의 한계를 온라인으로 극복하면서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겠구나"를 깨닫게 됩니다.

연사를 블라인드로 가려두고 얼리버드 티켓과 함께 사은품을 주는 방식으로 많은 인기를 끌게 됩니다. (출처:DBR)


퇴사를 생각하다

연사님은 항상 뉴스 소식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업계 뉴스 클리핑을 회사 포털에 공유함으로써 사람들과 새로운 정보를 나누는 동시에 다양한 업무들을 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자주 생기게 되었습니다.


불현듯 여러 기획 중 일본에서의 츠타야 서점, 한국 홍대의 카페 콤마 등의 공간을 보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생각이 들게 됩니다.

직장인 10년 차, 언제까지 직장인으로 버틸 수 있을까

나중에 나이가 들면 [생활의 달인]에 나올 정도로 나는 분야에 정통한가

결국 평범한 아저씨, 아줌마가 되는 게 아닐까

지금의 아이 3살이라면, 더 늦기 전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회사가 재미있어 회사 때문에 퇴사할 이유가 없었지만, 빠른 퇴사를 하고 나만의 사업을 꾸리는 것도 시작해 보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부동산 계약을 하고,
그날 사표를 냈습니다.
이때 가슴을 치게 만들었던 서점. 왼쪽부터 홍대의 카페 콤마, 오른쪽 일본 츠타야 서점

2. 좌충우돌 독립서점 창업이야기


나는 퇴사가 아닌 [콘텐츠 비즈니스]로 이직한 것

연사님은 독특한 방식으로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시작을 할 때 몇 가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다닌 경험이 컸구나

여행 등 이미지들이 많은 만큼 도움이 되는구나

인테리어를 전체 셀프로 해서 많은 비용을 절감

정리하고 떠날 때는 빚을 만들지 말아야겠다

손수 만들기 시작한 51페이지 서점의 모습 (출처: 시사인)

공릉동에서 가게를 오픈하며 약 10시간씩 아침 느지막이 시작하여 장사를 시작하여 그저 열심히 책을 팔면 된다고 생각한 연사님에게 한 사건이 터집니다. 오픈 빨로 장사가 되던 것도 잠시, 서서히 매출이 떨어지더니 하루 15,000원의 매출만 생긴 것이지요.


혼자 고고해서는 안 된다. 최대한 많이 참여하고 홍보하기
회사의 타이틀을 달았을 때와
아닐 때가 다르구나!
홍보가 먼저다
유명해져라. 그러면 당신이 똥을 싸도 사람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다
 - 엔디 워홀

그렇게 연사님은 그때부터 기획을 하게 됩니다. "우선 이 공간을 알리고 강연 등을 꾸미자" 그렇게 접점을 늘리니 기회는 조금씩 찾아오기 시작했으며 단골손님은 배로 늘었습니다.

아래는 알리기 위한 생각과 실천 내용입니다.

브런치/인스타그램/페이스북 페이지/네이버 블로그 관리

동네 속에서 역할을 맡아야겠다고 다짐

웬만한 동네 행사에 모두 참여

지역 휴먼 라이브러리 참여


매출보다 개인의 성장에 포커스 맞추기

매출을 아무리 많이 낸다 하더라도 결국 인건비를 가져오기도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서점 안에서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닌 밖에서 부가가치를 가져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들은 모두 성공적이진 않았으나 서로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새로운 제안과 스폰서가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출판사/주변 서점 Join

일일 책방지기 뽑아 운영하기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 등 강연 공간으로 활용

해안가에 서점 만들어 운영하기

책으로 하는 소개팅

아주 특별한 물음표

대학생들과 함께 하는 문학책 토크쇼 (기획-대학생, 장소-책방)

졸업전시 공제 공

해변가에서 서점을 열기도 하고, 강연을 기획하여 진행하는 등 서점의 경계를 넘어선 시도를 많이 하게 됩니다.


온라인에서만 잘하면 안 된다 서로 협업이 중요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활동을 했지만 거기에서만 노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연사님은 민음사에 연락하여 한 가지 제안을 하게 됩니다.

바로 동네 서점에서만 팔 수 있는 책을 함께 공동 기획해 보자는 것이었는데요. 생산할 수 있는 최소 수량을 맞추기 위해 전국 동네 서점에게 연락하여 결국 판매에 성공하게 됩니다. 뜻밖의 성공에 민음사도 놀라고, 프로젝트는 대 성공을 거두며, 서점의 홍보는 엄청나게 되었지요.

사실 매출은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통해 개인의 성장은 크게 되었고, 동네 서점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는 항상 [51페이지]에게 연락이 오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단순한 판매가 아닌 여러 시도를 하며 개인의 성장에 포커스를 맞춘 연사님의 행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3. 서점을 떠나고 다시 회사로 돌아오다


박수 칠 때 떠나다

서점을 떠난 시기는 서점이 오히려 탄력을 받으며 잘 되면서 였습니다. 하지만 즐겁고 재미있는 것에 비해 일 년 365일 가게에 묶여 있을 수밖에 없는 자신 때문에 제약이 많이 생긴 가족이 눈에 밟히게 되었습니다.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혼자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혼자 얼마나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손해 없이 서점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연관 업계로 가다

연사님은 당연히 다음 회사는 자신의 이러한 경험을 써먹을 수 있는 곳으로 가는 방향으로 생각했습니다. 전자첵으로써 업계 1위인 리디북스에게 자신의 오프라인 베이스와 온라인 베이스의 깊이 있는 경험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좋은 기회에 함께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후회는 없다

이러한 개인 경험은 정말 한 번쯤 되새기며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내가 이런 것을 좋아하는구나 알게 된 시간이기도 하였고요. 물론 어려움은 있었지만 분명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말합니다 "한번 콩깍지가 씔 때에는 그땐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럼 깨닫게 돼요. 아, 죽을 만큼 힘든 건 아니구나."


다음 공중그네로 가기 위해선 먼저 잡고 있던 그네부터 완전히 놓아야 한다. 변화도 마찬가지라고 연사님의 말씀이 울림을 줬습니다. (출처:스토리펀딩)

4. 질문과 대답

왜 51페이지이지요?
 - 절반보다 조금만 더 잘하자라고 생각했었어요.

발표 슬라이드 글씨체가 좋습니다. 뭔가요?
 - DX경필명조에요

잘 팔리는 서점은 주로 어디인가요?
- 주로 도심 지역보단 지방이 잘되는 편이에요. 경주 같은 곳이 의외로 흥해요.

초기 투자 비용은 회수 하셨나요?
- 네 회수 했답니다.

회사 생활이 서점 운영에 도움이 되셨나요?
- 네 시너지가 생겼어요. 다른 업계의 경험이 분명 도움이 되어요

회사에 돌아와서 아쉬움은 있나요?
- 금전적으로는 확실히 좋아졌어요. 하지만 내시간을 내 마음대로 했었던 만족도는 확실히 그때가 더 그리워요
- 짜여진 시간, 주어진 업무도 좋지만 삶을 좌지우지하면서 보낸 그 경험은 너무 좋았던 시간이었어요.

책을 좋아하면 독립서점을 해도 좋나요?
- 책만 좋아하면 서점 하지 마세요. 책을 읽으세요.
- 책도 좋아하면서 사회적 현상 등 트렌드에 관심이 계속 있어야 해요
- 감각이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 좋답니다.
- 모든 기획을 성공하려 하지 마세요. 그 중 하나가 터지게 되는 거에요.
- 부지런하지 않으면 서점 하지 마세요

새로운 성장을 위한 퇴사, 또 하실 건가요?
- 뭔가 끌어오르는게 생기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하지만 요즘에는 굳이 그만두고 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회사 다니면서도 할 수 있을듯 한데


여러분은 어떤 것을 느끼셨나요?

전 한 시간이란 시간 동안 연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느꼈던 놀라웠던 점이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이 모든 시도들과 이야기 들이 1-2년 사이에 있었다는 사실이었으며, 둘째는 정말 끊임없이 현재 상황에 대해 고민하고 기획과 실천에 옮겼다는 점이었습니다.


새롭게 얻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인사이트는 퇴사를 하고 선택한 삶이 직장과 영원히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내 스스로 주체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이직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시도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일은
어떤 것인가요?

  나눔을 진행했던 "월간 서른"에 대해 안내를 드립니다. "월간 서른"은 매월 셋째 주 수요일에 진행하는 미래를 고민하는 직장인들의 모임입니다.


  "월간 서른"은 개인과 기업의 문제 해결 전문가 활동'레고 시리어스 플레이'와 마케팅 어벤저스의 PD 겸 공동 진행을 맡고 계신 강혁진 님께서 만드시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운영하는 모임입니다.

 1월 문득 들었던 생각에서 출발한 모임으로 '뭐 해 먹고살지?'를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3번째 자리를 가졌습니다. (1번째 모임 때 제가 발표자로 참여한 영상입니다)


  첫 번째 모임을 통해 후기를 모으고, 그 결과들을 모아 앞으로는 '크리에이터', '책방 주인', '기업 강사'들을 진행한다고 하니 다음 기회에 참여해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영유아도 함께 동반 가능합니다)


4월 모임에 도움 주신 분들

나민규 실장님, 박기훈 님의 영상 및 사진들 |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협찬 | 김 져니 작가님의 달력 |

오명석 님의 캘리그래피

오른쪽 부터 협찬 해주신 책, 강혁진님, 저녁 식사로 먹은 샌드위치 입니다.


5월 모임을 참석하시고 싶으시다면?

다음 연사님 인터뷰 입니다


여러분들의 좋아요와 공유,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오명석


2번의 창업(여행, 플랫폼), 외국계 대기업 영업, 국내 대기업 전략을 거쳐
현재는 모바일 커머스 회사의 영업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약 10여 년 안 되는 기간 동안 국내외, 큰 조직과 작은 조직들을 거치며

주로 조직 운영, 전략, 기획을 했으며, 이 외 전시, 의전, 영업, 인사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커머스 회사에서 유통의 트렌드를 분석, 사내 강사로 활동 중이며 영업전략으로 MD 및 파트너 조직 운영과 제도 기획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자기계발과 직장생활, 스타트업과 유통 트렌드에 관심이 많다. (강연 문의: peter1225.oh@gmail.com)


이외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많아 400여 명의 사회인 독서모임 '성장판'의 공동 운영진(글쓰기 코칭),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 서른' 공동 매거진 집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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