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전하는 마음
음식을 잘 먹을 수 없었을 때
닭 육수에 양파 하나를 통으로 넣어 한 시간쯤 뭉근하게 끓인 양파 수프를 만들어 먹고는 했다.
가끔 감자 반 개나 닭다리 살을 같이 넣어 끓이기도 했다.
단순한 수프지만 제법 시간이 걸리는 요리였다.
푹 익은 양파와 은은하게 달큰한 맛이 도는 따끈한 국물이 뱃속에 들어가면 몸도 마음도 따듯하게 데워지고는 했다.
한동안 내 영혼의 수프였다.
온갖 야채와 향신료와 토마토를 넣고 뭉근하게 끓인 토마토 야채수프도 한동안 내 영혼의 수프였다.
키위 하나를 간신히 먹던 시절 나를 구해준 음식들이다.
지금은 대충 썰은 감자와 호박 두부를 넣은 단순한 된장찌개가 좋다.
약한 불에 오래 끓여 부서질 듯 뭉근해진 감자를 건져 먹는 게 좋다.
비가 오는 장마철이라 그런지 국물요리가 당긴다.
양파닭을 만들고 있다 보니 오랜만에 양파 수프가 먹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