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꾸준히 하고 있으니 좋아지고 있는 것이 분명할 텐데도 기운이 빠질 때가 있다.
몇 년간 수채화 공부를 하고 있음에도 나는 도통 이 녀석과 친해지기가 어렵다.
과감하게 포기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힘이 빠진다.
빠진 수업까지 보충하느라 5시간 그림을 그리고 온 날남편에게 위로가 필요하다고 했더니 위로가 아니라 장난을 치려는 기색이 보인다.
손을 위로 올리란 말이 아니라 ‘위로’가 필요하다고!!
남편이 중얼거린다.
위로 아래로 위로 아래로…
결국 웃고 말았다.
마음이 빵빵하게 다시 채워졌다.
상대를 웃게 했다면 당신은 위로에 성공했다.
상대로 인해 크게 웃을 수 있었다면 당신의 마음은 위로를 받았다.
위로는 지친 내 등을 살며시 밀어주는 손길일 뿐 다시 힘내서 걸어가야 하는 건 내 몫인 줄 안다.
마음이 빵빵하게 채워졌으니 힘을 내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