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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순영 Oct 12. 2023

엄마의 자랑

그림일기

친정엄마는 지하철을 타시면 꼭 나나 동생에게 전화를 거신다.

그리고는

“니 언니 이번에 어디 간다고 했지?

튀니지? 시칠리아도 간대지?

지난번에 간 곳은 어디드라?

아이슬란드?”

이러면서 잠깐 통화를 하고 전화를 끊으신다.

불특정 다수의 주변사람들에게 하는 엄마의 플렉스다.

나와 여동생은 이런 전화를 매우 민망해하면서도 엄마의 행동을 귀엽게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분명 민폐일터.

친정집 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데 이웃집 청년이 타자 바로 엄마의 플렉스가 시작됐다.

”그 왜 이번에 지진 난 나라 있잖아? “

“모로코?”

“응, 너, 거기도 가댔지?”

아… 우리 엄마 최여사.

딸들의 인생으로 자신의 삶을 확장시키는데 나를 통해서는 자유로운 여행자의 삶을 실현하신다.

나의 엄마 최여사야 그렇다고 하지만 남편까지 그럴 줄은 몰랐다.

전시에 낼 액자를 찾아 남편을 만나 저녁을 먹기로 한 날이었다.

액자가 커서 그림이 슬쩍 보이는 얇은 포장지로 한번 말아 들고 왔다.

남편이 받아서 같이 단골 식당에 들어갔다.

그런데 남편이 자리에 앉더니 그림이 보이는 쪽을 밖으로 해서 벽에 세워 두는 거다.

미리 그림이 보이지 않게 세워 달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단골 식당 여자 사장님이 그림을 보시더니

“어머나 사모님이 그림을 아주 잘 그리세요.”

남편의 웃는 표정이라니.

최여사와 최서방, 둘 다 귀여운 걸로 따를 사람이 없겠다.


#그림일기#드로잉저널#엄마와남편#귀여워#drawing#pendrawing#drawingjournal#mother&husband#so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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