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주변 없는 사람에게

by 전온유

누군가 유창하게 말을 하지 못할 때,

우리는 ‘말주변이 없는 사람’이라 부르곤 합니다.


그 말은 마치 말하는 능력이나 성격이

이미 굳어버린 사실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말주변이 없다는 것은

‘말을 잘 못한다’는 의미보다

‘말의 주변인이 없다’는 뜻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말에는 늘 주변인이 필요합니다.

말이 닿게 되는 상대,

끝까지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 말입니다.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면

말해도 괜찮다는 확신은 사라지고,

말하는 자신감은 점점 줄어들며,


말은 더 이상 자랄 기회를 얻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멈춰 서게 됩니다.


말을 잘하는 일은

어쩌면 상대방의 몫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말을 들어주는 일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몫입니다.

내가 잘 들어주면

나는 그 사람의 말주변이 됩니다.

말주변이 없다고 말하는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 사람의 말주변이 되어 주는 것은 어떨까요.


말의 주변인이 된다는 것은

결국 공감하는 마음의 주변인이 되어 준다는 일이니까요.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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