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회사 기회를 만드는 법

2025 샌프란시스코 런투어가 만들어진 과정과 그 의미

by 이상욱


7월 30일 늦은 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인천행 비행기에 몸을 맡겼다. 지난 5일간의 런투어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안도감과 함께, 2달 반 동안 치열하게 준비했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샌프란시스코 관광청 같은 대형 파트너사들을 설득해 내고, 30명이 넘는 대규모 런투어를 무사히 이끈 것은 돌이켜보니 이 모든 것은 하나의 믿음에서 시작됐다.


"작은 회사에서는 A급 기회가 잘 오지 않는다. 보통 맛있지만 벌레가 먹어서 약간 상품성이 떨어진 기회가 온다. 이걸 잘 가공해서 팔릴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SF 런투어가 바로 그런 사례였다. 촉박한 일정, 불분명한 사업 모델, 복잡한 이해관계자들. 기존 업체들이 꺼릴 만한 조건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것이 0에서 1을 만들어낼 절호의 기회였다.


예상치 못한 기회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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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저스트런잇 김유진 대표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제자 중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에 계신 분이 샌프란시스코 런투어 관련해서 미팅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는 기존 여행사와 일하면 된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7월 27일 샌프란시스코 마라톤까지 불과 3개월도 안 남은 촉박한 일정이었다.

기존 여행사들 입장에서는 이런 촉박한 일정으로 진행할 이유가 없었다. 잘해봐야 본전, 못하면 품만 들고 오히려 평판만 나빠질 수 있는 일이니까. 바로 이때 우리가 들어갈 틈이 보였다.


현지 답사와 첫 번째 위기

1차 미팅을 마치고 바로 5월 7일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현지 상황을 직접 보고 필요한 것들을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현지에서 유나이티드 담당자님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우려들을 듣게 됐다.

"여행업이 등록되지 않은 사업체가 런투어를 판매할 때의 리스크가 있습니다. 항공비 할인도 어려울 수 있고, 모객의 불투명성에 따른 지속가능성도 걱정됩니다."

현지까지 와서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게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이건 샌프란시스코 관광청과의 관계까지 고려한 문제였다. 유나이티드에서 해결해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맡아주시고, 한국 돌아가는 대로 바로 관광청과 미팅을 해달라고 했다.


이해관계자들의 복잡한 퍼즐 맞추기

13일 귀국에 맞춰 16일에 바로 SF 관광청과의 미팅을 잡았다. 동시에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했다.

먼저 우리 회사의 여행업 등록 절차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 런투어를 잘 만들 수 있다는 증명과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방안들을 준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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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런콥을 설득했다. 런콥은 러닝클래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런투어까지를 담는 런컨시어지 회사로 도약하려는 때였다. 이해관계가 딱 맞았다. 게다가 여행업 등록도 되어 있고 여행인솔자격증을 보유한 분도 계셨다.


SF 관광청 미팅에서는 명확한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다. 유나이티드의 니즈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관광청의 요구사항이 흥미로웠다.

"러너를 위한 런투어이면서도 너무 러너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길 바랍니다."

사실 관광청 입장에서는 러닝보다 관광객 유치가 더 중요하니까. 러닝은 거들뿐이었다. 따라서 이봉주 선수나 황영조 감독 등을 섭외하는 여느 런투어와는 달라야 했다. 즐겁게 달리고 샌프란시스코를 즐기고 올 수 있는 컨셉이어야 했다.


완벽한 조합의 탄생

그래서 재미 영역에서는 피식대학을, 퍼포먼스 실력 영역에서는 권화운, 한정훈 배우를 섭외했다.

피식대학은 런투어에 필요한 재미 요소를 담당했다. 권화운 배우는 연예인 중 유일하게 sub3(3시간 미만 완주)를 달성한 실력자로, 이런 분이 샌프란시스코 마라톤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큰 화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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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식대학과 수많은 미팅을 통해 이해관계를 정리하여 "2025 샌프란시스코 런투어 with 잘입형재"라는 이름으로 런투어 상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권화운, 한정훈 배우가 함께 가기로 하면서 써코니와도 이해관계를 맞춰 협찬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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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런투어에 정말 큰 도움을 받은 곳은 EO였다. EO는 내 창업의 시작인 곳이기도 했다. 이오하우스가 마라톤이 진행되는 곳과 도보로 15분, pier 39에서 5분 거리에 있어 완벽한 베이스캠프 역할을 했다. EO 대표님인 태용님께 부탁해 이오하우스를 거점으로 런투어를 진행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의 완성

마라톤 참가자 20명, 스태프까지 합쳐 30명 이상이 움직이는 대규모 런투어가 드디어 시작됐다.


D-1: 쉐이크아웃런과 현지 커뮤니티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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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전날 쉐이크아웃런은 피식대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샌프란시스코 관광청이 추천하는 명소인 선셋 듄즈(Sunset Dunes)를 달리며, 현지에 있는 Bay Running Crew 분들도 초청하여 함께 진행했는데, 이는 단순한 관광이 아닌 진정한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결을 만들어냈다.


D-day: 완주와 축하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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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당일, 누적고도 450m의 악명 높은 코스였지만 모든 참가자들이 각자의 목표를 향해 달렸다.


권화운 배우는 그 과정을 카메라에 담으며 런투어의 생생한 순간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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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후에는 샴페인 샤워로 축하했고, 그 순간의 환희와 성취감이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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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완주 파티가 이어졌다. 마침 권화운 배우님의 생일과 겹쳐서 생일 파티와 완주 축하가 동시에 이뤄지는 특별한 밤이 됐다. 베이에 있는 분들도 불러서 함께 뒷풀이까지 이어지며, 단순한 마라톤 완주를 넘어선 진정한 커뮤니티 경험을 만들어냈다.


작은 회사가 큰 기회를 만드는 방법

이 모든 과정을 돌아보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우리 같은 작은 회사에게는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샌프란시스코 관광청과 같은 대형 파트너사들과 직접 일할 수 있는 A급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

하지만 촉박한 일정, 복잡한 이해관계, 불확실한 성과 같은 요소들 때문에 기존 업체들이 꺼리는 틈새가 생긴다. 바로 이런 틈새를 발견하고, 우리만의 방식으로 해결책을 제시할 때 진짜 기회가 만들어진다.


첫 번째: 강한 팀의 증명

무엇보다 우리가 해내는 팀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2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복잡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각자 다른 니즈를 만족시키면서도 참가자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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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팀은 빠르고 유연한 전략으로 런투어 전용 프로덕트를 구축했고, 토스 앱인토스에 입점시켜 토스 푸시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더 크고 넓은 모객이 가능했다. 그 결과 133명의 신청자를 모집해냈다. 이는 시장에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팀"임을 증명하는 핵심 성과였다.


두 번째: 버티컬 AI를 향한 데이터 표준화

더 본질적으로는 스포츠 버티컬 AI를 향한 여정이었다. SF 런투어는 단순한 여행 상품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기획하는 자체 IP 이벤트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아워이벤트 플랫폼의 첫 실험이었다.

우리의 핵심은 Show Your Moment 철학이다. 스포츠 이벤트의 전-중-후 모든 순간에서 참가자들의 열정을 온전히 담아내는 것.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모든 데이터가 우리만의 독점 자산이 된다.

구글이 인터넷을 크롤링했다면, 우리는 스포츠 현실 세계를 크롤링한다. 현재 AI 업계가 웹 데이터의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일론 머스크가 Tesla로 도로를 크롤링하듯 우리는 스포츠 카테고리에서 현실 세계 데이터를 수집한다. 실제 운동 참여 패턴, 오프라인 이벤트 행동, 지역별 스포츠 참여 데이터, 브랜드-소비자 접점 데이터. 이 모든 것이 웹에서는 얻을 수 없는 우리만의 독점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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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이벤트 → 더 많은 유저 만족 → 더 많은 데이터 수집 → 더 발전한 이벤트 기획. 이 데이터 휠이 계속 돌아가며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야놀자가 호텔업계 표준을 만들어 모든 파트너를 자신의 구조에 맞게 했듯, 우리도 스포츠 영역에서 데이터 표준을 만들고 있다.

길은 찾는 게 아니다.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스포츠 세계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갈 준비가 되었다.


더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 스포츠가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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