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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욱 Aug 02. 2024

러닝 문화의 성장통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건강한 러닝 문화

안녕하세요, 7년째 SSRC(성수러닝크루)에서 활동하고 있는 러닝크루 운영자 이상욱입니다. 최근 조선일보의 기사가 러닝 크루 문화에 대해 다소 편향된 시각을 보여 이에 대한 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최근 기사에 대한 짧은 고찰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848625

최근 조선일보에서 "한강공원 '러닝크루' 논란... 시민들 "밀치고 지나가 위험""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이 기사는 한강공원을 이용하는 일부 시민들의 불편함을 다루고 있습니다. 러닝 문화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수 있지만, 특정 집단을 '민폐'로 표현하는 것은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러닝 문화와 관련된 이슈는 복잡하고 다양한 측면이 있습니다. 러너와 비러너, 공원 이용자와 관리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며, 안전과 편의, 건강과 여가 활동의 균형 등 다양한 요소들이 얽혀 있습니다. 이러한 복잡성을 고려할 때, 단순히 한 측면만을 부각시키는 것보다는 종합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이 글에서는 러닝 문화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우리 사회가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건강한 공존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러닝크루의 노력, 러닝이 가져오는 긍정적 효과,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러닝 붐, 새로운 도시 문화의 시작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의 생활체육 참여율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특히 러닝은 접근성이 높아 많은 분들이 즐기고 있죠. 이러한 변화는 우리 도시의 활력을 높이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닝크루는 의도치 않게 다른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최근 기사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달리는 과정에서 부주의로 인해 다른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드릴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는 결코 의도적인 행동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많은 러닝크루들은 책임감 있는 러닝 문화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시민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크루에서는 다음과 같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실천하여 개선하고 있습니다:

한 줄로 달리기

러닝 중 큰 소리로 음악 틀지 않기

소규모 그룹으로 나누어 달리기

횡단보도는 걸어서 이동하기

장애물이나 보행자 발견 시 조용히 전파하기

횡단보도에서 사진 찍지 않기

위와 같은 노력은 저희 크루뿐만 아니라 많은 크루에서 노력하고 있는 일부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일부입니다. 우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더 나은 방법을 찾고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의 의견과 제안을 항상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고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러닝크루는 달리기를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 시각장애인 마라토너를 위한 기부 행사 및 기부금 전달, 연탄 나르기와 같은 지역사회 봉사 활동 등을 통해 건강한 신체 활동과 사회공헌을 동시에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는 러닝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외국에서는 러너가 많은 동네를 치안이 좋은 곳으로 인식하며, 러너들을 '밤의 순찰대'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최근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러닝 활동이 지역 안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아마추어 스포츠팀

국내외 스포츠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그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독일, 미국, 유럽 등 생활체육 선진국들이 자원봉사자와 프로구단의 재능 기부를 중심으로 생활체육 위주로 성장해 온 반면, 한국은 주로 엘리트 체육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선진국과 같은 형태의 자원봉사자 문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러닝크루와 같은 아마추어 스포츠팀의 존재입니다. 이들의 활동은 생활체육 선진국의 자원봉사 문화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아마추어 스포츠팀은 자발적 참여를 통해 생활체육 참여율을 높이고, 지역 기반의 커뮤니티를 형성합니다. 또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며, 생활체육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자원봉사 정신을 실천하는 것으로, 한국의 생활체육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우려: 혐오 조장과 부적절한 콘텐츠

사실 제가 정말 걱정하는 것은 러닝크루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 그 자체가 아닙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혐오를 조장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자신의 이득만을 위해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포하는 사람들의 행태입니다.

최근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나 과장된 이야기를 바탕으로 특정 집단을 향한 혐오를 부추기는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조회수를 올리거나 관심을 끌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우리 사회의 분열을 초래하고, 건전한 대화와 상호 이해를 방해합니다.

우리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호 이해와 존중의 자세로 대화해야 합니다. 문제가 있다면 그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혐오와 배제가 아닌, 이해와 포용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러닝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의 과열된 분위기가 안정화되는 과정에서, 남는 이미지가 혐오가 아닌 긍정적인 문화로 자리 잡기를 희망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조금 더 너그럽고 이해심 있는 태도로 서로를 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무리

마지막으로, '필즈상' 수상자이신 허준이 수학자 님의 서울대 졸업축사 일부를 인용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이 말씀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삶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80년을 건강하게 산다고 생각하면 약 삼만 일을 살게 되는 셈인데,
우리 직관이 다루기에는 제법 큰 수입니다. 혹시 그 중 며칠을 기억하고 있는지 세어본 적 있으신가요?
오랫동안 잡고 있을 날들은 삼만의 아주 일부입니다.

먼 옛날의 나와 지금 여기의 나와 먼 훗날의 나라는 세 명의 완벽히 낯선 사람들을 이런 날들이 엉성하게 이어주고 있습니다.

.....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않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런 아쉬움 없이 맞이하게 되길 바랍니다.



이 말씀처럼, 우리 모두가 혐오와 분열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매일을 의미 있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러닝이든, 다른 어떤 활동이든, 그것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 있는 문화일 것입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건강한 사회, 그 여정에 여러분 모두가 동참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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