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를 읽고
저자의 브런치 필명을 처음 봤을 때 눈길은 갔지만 살짝 거부감이 들었다. '자칭 천재라고? 좀 과한 거 아닌가?'라고 말이다. (사실 천재작가라는 단어의 의미는 그게 아니었지만 아무튼 처음에는 그리 알아 들었다. ^^)
저자는 독서 전도사다. 그의 뒤에는 수많은 책들이 있었다. 물론 어마어마한 노력도 있어야겠지만 다독은 누구나 천재작가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기분 좋은 일이다. 포기하지 말자!
저자는 근무하는 병원에서 많은 여 직원들의 머슴을 자청한다. 그는 그녀들에게 예쁨 받는 방법을 안다. 직장 내에서 터득한 지혜를 아내와 딸에게도 슬기롭게 적용한다.
그의 아내는 '남들은 내 남편이 최수종인 줄 안다'라고 말하며 웃지만 이 책을 통해 드러나는 그의 세심함과 다정함은 최수종만큼은 아니더라도 부러움을 살만한 남편임은 틀림없다.
저자는 강직성 축추염이라는 중증 난치질환의 고통과 함께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한다. 병원으로 출근해 치료받으며 근무를 하고, 주말에는 아픈 몸으로 아이와 열심히 놀아 준다. 꽃을 좋아하지 않던 그였지만 직장 내 꽃꽂이 강좌를 들으며 아내에게 꽃을 선물하기도 한다.
저자는 말한다. [큰"(따옴표)는 저자의 말입니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본인이 좋은 사람이라고 여겨진다면
상대방이 나를 빛나게 해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자신이 밝게 빛나는 순간이 있다면,
자신을 환하게 비춰주는 소중한 사람들이 가까이에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남편은 나를 힘들게 한다. 미울 때가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그는 나를 빛나게 해 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안다. 내가 좋은 사람일 수 있는 것도 남편 덕분이다. 앵그리버드가 될 때도 많지만 남편이 나를 빛나게 해 주는 사람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소중하고 감사한 사람이다.
장애를 가진 딸은 나의 슬픔이요 아픔이다. 나는 큰 아이로 인해 어른다운 어른이 되었고 날마다 인내함으로 성숙해져 간다. 내가 아프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들의 아픔도 몰랐을 것이고 감사하는 삶을 살지도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때로 가족들이 자신을 힘들게 한다고 생각한다. 이 결혼만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 살지 않을 것이고 아이들만 아니었으면 자유롭게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신도 분명히 알 것이다. 우리는 서로를 웃고, 울게 만드는 소중한 것들로 뒤엉켜 있다는 것을.
저자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지름길은 '감사'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사랑하며 어우러져 사는 법을 이야기하며 포기하지 말라고 응원한다.
평범한 하루는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소중한 하루였던 것이다.
이 단순하지만 의미 있는 사실을 받아들이고부터 삶에 작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출근을 하고,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고,
사랑하는 사람과 눈을 맞추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
별거 아니라고 생각되는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되기도 하고, 내게도 특별한 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산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특별한 일 일지도 모른다. 숨 쉴 수 없는 고통을 경험하고 나면 고요함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일 인지 알게 된다. 당연하게 여기며 살았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픈 저자에게 누군가 잘 지내냐는 안부를 물었다. 아픈 사람이 잘 지낼 리 없다. 하지만 저자는 "응. '잘 지낸다'의 기준치를 낮게 하면 잘 지내"라고 대답한다.
기준치를 조금만 낮춘다면 감사할 수 있는 일은 많아지고 행복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지금 잘 지내고 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