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계약, 이렇게 쉬운 거였어?

by 온벼리

출간 계약, 이렇게 쉬운 거였어?


샘플 원고 완성, 뜻밖의 제안

샘플 원고를 완성했을 때 정현미 대표는 내게 조심스러운 제안을 건넸다. "작가님 원고, 더케이북스 출판사에 먼저 보여주는 게 어떠세요?"

그녀는 수많은 작가를 지도하며 출판사와의 만남을 주선해 주었지만, 소위 ‘크고 좋은 출판사’에 연결해 주어도 초보 작가의 책은 출간 순위에서 밀리고, 마케팅에서도 뒷전으로 밀리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더라는 경험담을 전하며, 작품에 애정을 듬뿍 쏟아줄 출판사를 만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더케이북스는 비록 신생 출판사지만, '열림원'에서 마케팅 경력이 상당한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곳이라 책 판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서점 마케팅 분야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만약 더케이북스와 계약하게 되면, 정현미 대표의 출판사에서 편집까지 맡을 예정이라 책을 만드는 과정에도 더 깊은 애정을 쏟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 나니, 내 글의 가치를 진정으로 알아봐 줄 곳이라면 신생 출판사라도 괜찮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게다가 베테랑인 두 출판사의 대표가 만났으니 더욱 든든하고 믿음이 갔다. 그렇게 나는 설렘 반, 기대 반으로 소중한 내 원고를 더케이북스에 전달하기로 마음먹었다.


운명 같은 만남, 너무나 순조로웠던 계약

결과는 놀라웠다. 더케이북스 김선규 대표는 내 원고를 보자마자 "글이 정말 좋다"며 흔쾌히 출간을 제안했다. 열흘 남짓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계약서를 쓰는 날이 찾아왔다.


처음 김선규 대표를 만나는 자리, 약속 시간보다 정현미 대표가 살짝 늦어 김선규 대표와 나, 둘이 먼저 마주 앉아 대화하면서 나는 속으로 '피식' 웃고 말았다. 그는 너무도 평범한 모습에, 마치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까지 지니고 있었다. 그의 평범함도 놀라웠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출판사 대표라면 외계인쯤은 될 것'이라는 특별함을 기대하고 있었던 나 자신이었다. 출간이 간절한 초보 작가에게 출판사 대표를 만나는 일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가 아닌가. 수많은 투고 끝에 만나는 익숙한 '퇴짜'들이, 내 마음속 깊이 '출판사 사람들은 뭔가 범접할 수 없는 특별한 존재'라는 선입견을 심어 놓았던 모양이다.


나는 평소 어디를 가든 이것저것 많이 챙기지만, 그날은 이상하게 출간된 책 한 권과 볼펜 하나만 들고 대표를 만났다. 더 황당한 건, 계약서를 쓰러 가는 길에 도장을 가져가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우습게도 김선규 대표마저 도장을 챙겨 오지 않았다. 우리는 "계약서는 도장 찍는 맛이 있는데 사인이라 뭔가 아쉽네요"라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긴장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출간 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서에는 전자책과 오디오북, 해외 출간에 관한 내용까지 담겨 있었다. 평소 내 생각에는, 오디오북은 프로 성우의 매끄러운 음색보다 저자의 진정성 있고 차분한 목소리가 훨씬 듣기 좋았다. 이런 생각을 담아 나도 오디오북 녹음에 직접 도전해 보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남들이 "계약했어요~!"라고 하면 그저 부럽게만 지켜보았던 '그 출간 계약서'가 떡하니 내 눈앞에 놓인 것도 까무러칠 일인데, 그 과정이 아무런 긴장감 없이 너무나 평화롭고 이루어졌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마치 '출간 계약이 이렇게 쉬운 거였어?'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나의 첫 출간 계약은 오랜 시간을 돌아온 끝에 마침내 운명처럼 순조롭게 성사되었다.

절망 같던 시간 끝에 찾아온 이 기적 같은 만남이, 또 다른 봄을 열어줄 거라는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더케이북스-소개-책-001.jpg 더케이북스의 최근 출간 서적



[다짐]

온벼리도 부지런히 성장해서 영향력 있는 작가로 입지를 다져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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