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는 게 없거나, 선택이 어렵다면

취향을 찾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by 예리

여기까지 읽고 나면, 이런 반응이 있을 수 있다. 그래, 네가 어떻게 유행을 취향으로 만들었는지는 알겠어, 근데 나는 어떻게 적용해야 해?

이 질문을 좀 더 구체적으로 쪼개보면 두 가지 예시를 들 수 있겠다.

1. 나도 내 취향은 있지만 여전히 여러 선택지에서 고르기 어려운데, 저런 건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2. 아직 취향이 없는, 새로운 분야를 도전하고 싶은데, 아무것도 몰라서 끌리는 게 없을 때는 어떡해?


첫 번째는 취향이 있어도, 이걸 선택의 기준점으로 가져오기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다. 뭘 골라야 할 지 모르겠을때 선택하는 방법이라, 더 끌리는 걸 선택하면 되지만 견적 보면 비슷할 때가 딱 저 상황이겠다. 이 경우에는 취향이라는 기준점이 아직 뾰족해지지 못한 경우로도 해석된다. 또는 선택지가 이미 다 모든 조건을 충족해버렸고, 장단점이 명확한데 우열을 가릴 수 없거나.


이건 본인에게 좀 더 질문이 필요하다. 키워드를 더 세분화하는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패션의 최근 트렌드로 보면 Y2K가 있겠다. Y2K에서 캐주얼한 바이브를 좋아하는것까지 좁혀졌다고 치고, 여기서 뭘 고르기 어려울 때라고 치자. 이럴 때는 우선 아이템을 좀 세분화해보자. 웨이스트폴디드 팬츠, 벨벳 트랙수트, 카고팬츠, 본더치 느낌의 모자 등등으로. 아이템, 소재, 컬러, 뭐 이런 식으로 좁혀나가보자. 실루엣도 있겠다. 예를 들어, 같은 카고팬츠 안에서도 어떤 걸 원하는 지 파고들어보자. 데님카고팬츠가 끌리는 건지, 더 와이드한 패러슈트팬츠가 끌리는 건지, 이런 식으로 말이다. 꼭 패션이 아니더라도, 이런 식으로 파고들면서 질문하다보면 답이 나온다. 파고 들 수 있는 질문이 부족하다면, 검색으로 세부 키워드를 더 찾아보자. 적당한 리서치가 도움이 된다. 파고드는 과정에서 취향도 뾰족해지고, 리서치를 하다 보면 장단점에 대한 분석이 좀 더 명확해진다.


두 번째는 아직 접점은 없지만 관심이 가는 타 분야를 접근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이다. 예를 들자면 책을 너무 안 읽어서 좀 읽고 싶은데 뭐부터 읽어야 할 지 모르겠다는 그런 질문이 될 수 있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내 답변은 간단하다. 약간이라도 내 기존 관심분야와 접점을 찾는 것. 바나나우유에 바나나가 1프로 들어가도 바나나우유라고 부르지 않나, 그런 거다.


뭐 이런거. 예를들면 나는 영화를 잘 안 본다. 영상매체에 2시간을 집중해서 화면을 보고, 듣고, 스토리를 느끼는 건 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활동이고, 내가 그게 가능하려면 심적으로 여유가 필요해서다. 혹은 영화관에 날 가둬 두던지. 그런 내가 자발적으로 영화관에 가는 경우는 두 가지다. 그 영화가 너무 주변에 회자되서 궁금해졌거나, 내 관심사와 연관된 주제의 영화가 나왔거나. 후자를 설명하자면 나는 패션, 음악을 좋아하니까 보통 패션, 디자인, 음악영화 정도로 좁혀진다. 그렇게 좁혀지면서 내 영화 취향이 생겼다. 다른 분야는 여전히 잘 몰라도, 음악영화를 가장 좋아한다는건 명확해졌다. 물론, 여기서 다른 식으로 확장하자면 더 확장할 수 있겠지만 내 삶은 항상 바쁘고 두시간씩 영화를 볼 심적 여유는 좀처럼 오기 힘들다보니 아직 넓혀지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런 식이다. 내가 영화라는 분야에 접근하려면, 내 관심사와 조금이나마 접점 있는 음악영화나 패션영화로 시작할 수 있다. 이렇게 어디든 조금씩 접점은 존재한다. 막상 검색하려면 뭐로 찾아야 할 지 모르겠다거나, 검색 키워드에 안 걸려서 못 찾아서 그렇지. 리서치하다보면 어떻게든 접점이 조금씩 나오고, 그걸 파고들다보면 새로운 분야와도 접점을 만들 수 있다. 조금이라도 접점 있는 것부터 손대보자.


결국 모든 건 약간의 흥미.

그리고 그걸 취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새로운 분야와 기존 흥미 사이의 접점을 찾아 시작은 가능하지만, 확장은 당신의 몫이다. 당신이 취하고 싶은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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