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라는 말보다 담백하고 낯간지러운 말이 있을까.
은애 한다. 사랑한다. 사모합니다. 등등의 말은 너무 진지하고 무거운 것 같고, 담백하면서도 낯간지럽고 떨리는 말이 또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좋아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까는 말들 빙빙 돌려하는 말들 또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면서 하는 행동들.
결국 좋아한다라는 말을 하기 위한 건데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것 또 그 마음을 확인하는 것은 아직도 너무 어렵다.
내가 마음이 앞서 나가는 건 아닐까, 부담이 되진 않을까 하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움츠러드는 것 같다.
그런 위축된 마음을 깨트려주는 사람을 어떻게 안 이뻐할까.
이 앞서는 마음을 누르고, 또 눌러서 꺼낸 말이 내가 너한테 마음이 가였다.
지금에서야 하는 말이지만, 이 얼마나 후회스러운 대사인지 모르겠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난데 드라마 주인공의 대사가 너무 별로다.
내가 너한테 마음이 가라니 좋아해라고 한마디를 하면 될 걸, 그냥 담백하게 말을 하고 싶었는데... 마무리는 좋아해였지만 술김에 저지른 고백이 또 술김에 비겁하게 이걸 다 잊어도 돼.라고 하는 말이 얼마나 별로였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되게 별로인 고백이다. 사실 처음 하는 고백이라 더 멋들어지게 하고 싶긴 했는데, 운이 좋아 결과가 좋았지 언젠가 한 번 제대로 각을 잡고 다시 얘기를 하고 싶을 정도이다.
사실 겁이 많은 나고, 내가 하는 고백이 우리의 친구관계까지 저버릴 거 같아서 오래간만에 만난 소울메이트 같은 이 사람을 내 어리석은 행동으로 놓치기 싫었고, 그냥 친구만이라도 옆에 붙어있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쉽게 말을 못 했다. 마음이 무르익어 갈수록 나도 모르게 표출이 될 때 억누르고 억누르는 마음이 도저히 포기가 안될 때 남몰래 힘들어도 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의 확신 아닌 확신으로 상대도 나를 좋아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걸 완벽하게 확신할 수 없었다. 긴 시간의 통화 후 돌아오는 답변은 지금은 말해줄 수 없어 그렇지만 오래 보고 싶어. 고민 좀 해볼게 라는 말은 피가 마르다 못 해 빈혈로 쓰러질 거 같았다.
지금에서야 운이 좋았다라고 말을 하지만, 정말 피 말리는 며칠이었다.
그렇게 어렵게 얻은 마음이니 더 잘하고 아껴주고 소중하게 잘 지키고 싶다.
지금 당장 애끓는 마음 보고 싶고 애달픈 마음이 어떤 형태로 변해가든 잘 가꾸고 지켜나가고 싶다.
좋아하는 마음이 사랑하는 마음이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서로를 귀하게 존중하고 아끼면서 그렇게 미래를 잘 만들어 나가고 싶다.
너무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은 우리만의 속도로 천천히. 어여쁘고 찬란하게 잘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