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없다
모르는 게 약인 사람들, 알아야만 사는 사람들
나는 책을 읽는 게 무조건 좋다고 믿는 사람이다.
의심 없이, 거의 본능처럼.
세상에는 굳이 알 필요 없는 것도 많고,
사람은 그냥 먹고 살기도 바쁘다지만
나는 이상하게 그 말에 잘 동의가 안 된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교양을 쌓으려는 것도 아니고
멋있어 보이려는 것도 아니다.
나는… 알아야만 살 수 있는 사람이라서 읽는다.
1.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
나는 요즘 이런 생각을 한다.
세상에는 진짜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1) 모르는 게 약인 사람들
그리고
2) 알아야만 사는 사람들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게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그냥 생존 방식이 다르다.
2. 모르는 게 약인 사람들: 평온을 지키는 기술
“그런 건 몰라도 잘 살아.”
“괜히 깊게 생각하지 마.”
“세상 다 비슷해.”
이 말을 하는 사람들을 예전엔 답답하게 볼 때가 있었다.
‘왜 저렇게 생각을 안 하지?’
‘왜 의미를 안 찾지?’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다.
그 사람들은 단순한 게 아니라
평온을 지키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걸.
세상에는
알면 불안해지는 진실도 있고
파고들면 끝이 없는 문제도 있다.
모르는 게 약인 사람들은
그걸 본능적으로 아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때로는 그 방식이
삶을 더 안정적으로 만든다.
3. 알아야만 사는 사람들: 의미를 먹고 자라는 사람들
반대로 나 같은 사람은
모르면 불안하다.
정리가 안 되면 마음이 불편하고
이해가 안 되면 잠이 안 온다.
나는 종종 내가 뭘 고민하는지조차 모를 때가 있다.
그럴 때 책을 읽으면 이상하게
내 안에서 흐릿했던 감정이 언어가 된다.
“아… 내가 이래서 힘들었구나.”
“아… 내가 원하는 게 이거였구나.”
그러니까 책은 내게 취미가 아니다.
책은
내 감정을 정리해 주는 도구이고
내 삶을 설명해 주는 지도다.
나는 ‘의미’를 먹고 자라는 사람이라서
책을 읽는다.
4. 문제는, 알아버린 사람은 돌아갈 수 없다는 것
책을 많이 읽으면
세상을 보는 기준이 달라진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을 것들이
불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비합리적인 구조
인간관계의 허위
무의미한 노동
감정노동을 당연시하는 분위기
“다들 그렇게 살아”라는 말의 폭력
모르면 견딜 수 있었던 것들이
알게 되면 견디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책은
사람을 구원하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들기도 한다.
내면은 성장하는데
외적 조건이 따라오지 못하면
괴리가 생긴다.
그리고 그 괴리는
생각보다 아프다.
5. 그렇다고, 모르는 사람을 욕할 필요는 없다
여기까지 오면
사람은 보통 갈라진다.
“책 읽는 사람 vs 안 읽는 사람”
“깊이 있는 사람 vs 얕은 사람”
그런 식으로.
하지만 나는 이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성장이 중요하다고 믿으면서도
성장하지 않는 사람을 욕하는 건
그 자체로 성장하지 못한 태도라고 느낀다.
사람은 각자
살아낸 방식이 있고
버텨낸 이유가 있다.
어떤 사람은
아는 순간 무너질까 봐
일부러 모르는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성장하는 삶을 선택한다.
하지만 타인의 삶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다.
6. 나는 ‘의미’를 선택한 사람이다
사람은 성장하다가 죽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게 나에게는
삶의 예의이자
삶의 기쁨이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도 책을 읽을 것이다.
앞으로도 사유할 것이다.
그리고 내 삶을 계속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기억하고 싶다.
누군가가 ‘모르는 삶’을 선택했다면
그건 포기나 패배가 아니라
그 사람의 생존 방식일 수도 있다는 걸.
나는 그저
나에게 맞는 길을 갈 뿐이다.
모르는 게 약인 사람들.
알아야만 사는 사람들.
둘 다 삶이다.
다만 나는
의미를 택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