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고, 만나지 않아도 될 사람을 만나고, 듣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듣고,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하고 말았네요. 하루가 곧 인생인데 하고 싶은 일만 하고, 달콤한 이야기만을 듣는 하루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만, 하루를 보내는 동안 불필요한 감정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듣지 않아도 될 이야기와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의 줄거리가 머릿속에 남아 자꾸만 감정을 자극하기 때문인지 썩 좋은 하루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마무리하셨어요. 걸러내지 못한 감정을 억지로 묵혀 두고, 내일을 맞이하지는 않으세요? 그런 날이 쌓이고 쌓이면 병이 될 것 같습니다. 불쾌한 감정을 차곡차곡 묵혀 두면 괜스레 사람을 미워하게 되는 것 같고, 긍정적 생각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앞서고, 언어와 행동이 거칠어지고, 타협과 양보가 없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요. 그러다 보니 주변에 사람이 없고, 독선적이고 만나기를 기피 하는 사람이 되겠지요.
언짢은 일이 있으면 나는 슬그머니 숲으로 갑니다. 숲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수행자가 아니라서 잘은 모르지만, 멍하니 새소리, 풀벌레 소리, 바람 소리를 듣다 보면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끼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