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용수 Sep 06. 2024

토스트아웃 이라는 신조어

               

게티이미지 뱅크 제공

  며칠 전 운전 중 라디오에서 전하는 이야기에 귀를 쫑긋거렸습니다. 

바로 ‘토스트아웃’(Toastout)이라는 신조어 때문입니다. 취재 기자에 의하면 토스트아웃은 ‘빵이 까맣게 타기 직전 속까지 노릇하게 구워진 상태’에 비유한 신조어로서 ‘번아웃’ (Burnout 탈진증후군)보다 더 위험하다고 합니다. 토스트아웃은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 상태에 빠져 모든 에너지가 방전된 번아웃의 전조증상으로 “감정적 탈진 상태”라고 합니다.     

  방송을 듣는 순간 차를 갓길에 멈추고 청취한 내용을 메모해 두었습니다. 어느 정신과 

의사는 환자를 치유하는 사람은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치유자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 치유자다.”라고 했습니다. 사람의 본질과 상처의 본질을 알고 움직이는 사람만이 

치유자라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현대의학은 번아웃을 치료하기 위해 다양한 치료법과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약물에 의한 치료법이 아니라 하나같이 자연과 함께하는 치료법이 많습니다. 숲에서 피톤치드를 마시고, 안정된 호흡으로 감정을 조절하고, 가드닝(gardening)을 통해 사고력과 활력을 증진 시키는 방법으로 치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202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만 19~34세 청년이 속한 약 1만 5000 가구를 대상으로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번아웃을 겪었다고 응답한 청년은 33.9%에 달했다고 합니다. 젊은 세대는 정말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스팩 하나가 자신을 평가하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한순간도 방심하거나 나태해질 수 없습니다. 한 번의 뒤떨어짐은 곧 낙오자로 전락 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회학자는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영혼도 팔아야 하는 시대”라고 합니다. 살아남기 위해 간절한 긴장감으로 하루하루를 견디다 보니 스트레스와 반복되는 지루함으로 토스트아웃과 번아웃에 함몰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질병은 오직 자연에서 치유할 수밖에 없음을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인디언 중 ‘델라웨어 족’은 자연만큼 우리에게 겸허함을 가르치는 것도, 자연만큼 순수의 빛을 심어주는 것도 없다고 말합니다. 자연과 멀어지는 문명인들은 문명화되는 속도만큼 순수의 빛을 잃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목이 마를 때 물을 찾듯이 영혼의 갈증을 느낄 때면 평원이나 숲으로 걸어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홀연히 깨닫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행동만이 자신과 대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팍팍한 자신과 대면하지 않고서 의사의 힘만으로 토스트아웃이든 번아웃을 치유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듭니다. 피폐해진 영혼을 자격증만으로는 치유할 수 없다고 말했듯이 또한 약물로도 치유될 수 없습니다. 인간은 숲에서 시작되었고, 숲에 의해서 삶이 풍요로워졌음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인간은 숲에서 시작된 동물이니까요.     

이전 13화 잘 될거야, 토닥토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