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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는 한가지 고기가 아니다.

'본앤브레드'에 다녀와서...

by Unsalty Salt

미국에서 형님이 2년 만에 한국에 귀국하셨다. 다 같이 만나서 오랜만에 이야기를 하면서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물어봤고 여러 대답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본 앤 브레드였다. 예약하기 쉽지 않은 곳이라고 들었지만, 다행히 3층 Private Dining에 주말에 빈자리가 있어 바로 예약을 했다.


장소는 고기로 유명한 마장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발레(3000원)도 가능하다. 1층에는 여러 직원들이 고기를 손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예약 시간이 되면 방으로 안내를 받게 된다.


방에 안내를 받게 되면 옷 거는 곳이 있다. 고깃집이라 옷을 따로 보관하는 곳이 있을 줄 알았지만, 그런 부분은 준비되어 있지 않아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코스가 시작되면 먼저 고기를 구우신다. 안심과 채끝을 한번 구우시고 돔을 덮고 레스팅을 시켜주었다.

그런 와중에 우리에겐 첫 번째 요리가 전달되었다. 육수에 주머니버섯, 전복, 해삼, 만두 담겨 나온 음식은 효종갱으로 소개해주셨다. 하나씩 집어 먹다가 결국 육수까지 너무 맛있어 다 먹게 되었다. 식전 주로 사골로 만들었다는 술을 한잔씩 주었지만, 운전 이슈로 인해 나는 마시진 못했다. 대부분이 술을 안 마시지만, 이 술은 다들 맛있다고 했다.

그다음에는 편육(Cold Cuts)이 준비되었다. 음식과 함께 설명서도 같이 제공되어 읽으면서 먹으니 맛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총 4가지였고 테린, 브레자올라, 건조 소시지, 우설햄 순으로 먹는 것을 추천해 주셨다. 보통 이런 소세지류는 조금 짠 경우가 있었는데, 이 4가지는 모두 간이 적절하게 찐한 육향을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레스팅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고기를 제공해 주셨다. 모든 고기는 말돈 소금과 후추가 그릇에 올려졌다. 첫 고기는 안심과 함께 트러플이 올려져서 부드러운 고기 위에 트러플 향이 잘 맴돌았다. 두 번째 고기는 채끝과 함께 유자 머스터드가 제공되었다. 이 유자머스터드가 완전 킥이었다.

그다음은 양념 살치살이 제공되었다. 얇게 썰려져 있고 양념으로 인해 더욱 부드러워져서 입에서 녹는다는 느낌을 잘 받았다.

한지에 쌓인 산적을 구워주셨다. 몇 번 뒤집어 주시더니 토치로 겉을 살짝 태워서 주셨다. 먹었을 때 부드러움과 함께 적절하게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 감칠맛이 폭발했다.

다음은 특수구이와 양념갈비 준비되어 있었다. 이곳은 설명을 듣다 좀 놓쳤다. 그렇게 고기구이는 끝이 났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한우 산도를 먹었다. 빵도 잘 구워져 있어 마치 엄청 고급진 멘보샤를 먹는 느낌이 들었다. 식혜는 유자로 풍미를 더했다.

뒤에서 솥밥을 하고 계셨는데 마지막 식사는 바로 육회 비빔밥이었다. 다양한 야채들도 아낌없이 집어넣어 맛있게 비벼주셨다.

양념은 각자 제공되었는데, 고추장을 안 넣어도 너무 맛있었다. 물론, 고추장 넣어도 맛있었다.

마지막 메뉴인 쌀국수는 육수를 만드는데만 3일이 걸렸다고 한다. 이 것도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마지막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니 드디어 식사가 끝이 났다.


남들보다 먹는 양이 많기에, 배가 터질 만큼 배부르진 않았지만 딱 기분 좋게 배가 찼다. 아무리 맛이 있어도 먹고 나서도 배가 안 부르면 만족감이 덜하게 된다. 그러나 이곳은 제공되는 고기 양이 상당히 많아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또한, 담당이 방마다 있어 고기를 다 구워주시면서 재료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주시는 부분은 너무 좋았다. 다음에도 누구에게 식사를 대접할 일이 있으면 또 이곳에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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