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은 형님께서 예약해 놓으신 그랜드 센트럴 근처에 있는 'Docks Oyster Bar'로 이동했다. 진정한 뉴요커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을 해보고자 했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Oyster Bar은 석화를 메인 안주로 삼는 식당이다.
식당에 들어가니 방금 퇴근한 것 같은 정장 입은 뉴요커들이 술 한잔 마시고 있었다. 나와 같은 관광객은 한 팀도 없었다.
우선 가장 대표 메뉴인 'Grand Plateau' 하나를 주문하였다. 총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위는 랍스터, 게살, 새우 등 해산물이 올라가 있다.
거대한 나라이다 보니, 굴의 종류만 5가지나 되어 선택을 할 수 있었다. 밑에 있는 두 층은 선택한 2종류의 굴이 9개씩 준비된다. 사실 양식 굴을 겉절이와 솥밥과 국 등등에 넣어먹는 것이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어쩌면 창렬인 구성일수도 있다. 그러나 마치 와인이나 위스키처럼, 설명에 적힌 내용을 읽으며 굴의 맛을 느끼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구성원 모두가 배가 조금 덜 차서 식사 메뉴를 더 시켰다. 'pan roasted mediterranean bronzino(지중해 농어 구이)' 'maine lobster roll(랍스터 롤)' 뉴욕 하면 도시 느낌이 나서 음식의 신선도가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뉴욕은 바닷가에 있는 곳이고, 세계에서 돈이 몰리는 나라답게 많은 좋은 원재료들이 신선하게 공급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괜히 평일 저녁에 현지인들이 꽉 채운 것은 아닌 것 같다.
평상시에 비해 많은 양을 먹진 않았다. 점심을 늦게 먹었고, 시차 적응으로 인해 사실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격과 음식의 양을 봤을 때, 오늘 온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Lincoln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 Inc.
식사를 하고 나서 잠깐 가야 될 곳이 있어 링컨 센터 앞을 지났다. 링컨센터는 5개의 건물이 있고, 그 안에는 11개의 예술단체가 상주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New York Philharmonic, The Metropolitan Opera의 전용홀이 있으며 New York City Ballet, New York City Opera가 6개월씩 사용하는 홀도 있다. 음악의 명문 줄리어드 음악 학교도 이곳에 있다.
건물들 사이에 있는 분수 옆에서 물소리를 듣다 보면 괜히 그 소리마저 클래식 음악처럼 들리는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있는 예술의 전당은 지하철 역에서도 멀고, 접근성이 조금 떨어져 전시회를 하나 가는 것도 귀찮을 때가 많다. 세종문화회관은 너무 교통이 복잡해서 가기 꺼려지는 부분이 있다.
반대로 이렇게 좋은 문화 공연을 하는 곳을 산책하듯 와서, 그냥 앉아 수다를 떠는 모습이 문화에 대한 접근성이 남다른 것 같다. 지나고 보니, 뉴욕에서의 첫날을 뉴욕을 잘 느꼈던 것 같다. 그렇게 뉴욕에서, 미국에서의 첫날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