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시간이 야속하게 느껴지는 날들이 있습니다
어느새 넘길 달력이 한 장 밖에 남지 않은 11월의 어느 날과
다시 11장이 남은 새 달력으로 바뀌어 놓인 1월의 어느 날이.. 그렇고
싫은 무언가를 마주하기까지의 시간이나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조금 더 느리게 흘렀으면.. 하는 등의
다가오지 말았으면.. 하는 시간을 다가오게 하는 순간들이 그렇습니다
이런 시간을 아무리 야속하다.. 매정하다.. 미워해봐도
시간은 아랑곳하지 않고 성실히 흘러갑니다
그렇게 시간은 성실히 흐르고..
그 성실한 흐름은..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 한 어느 틈에 우리에게서 무언가를 데려갑니다
야속하다.. 매정하다.. 밉다.. 여기던 감정들은 물론..
시간 외에 요인들로 생겨난
걱정.. 근심.. 아픔.. 슬픔..
아쉬움.. 서운함.. 등등의 감정들도..
어느새 데려가 놓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묵묵히 흘러갑니다
그 덕분에 우리가 과거에 매여있지 않고
오늘을 새로이 울고 웃으며 살 수 있는 것이겠죠
이처럼..
야속하다 여겼던 그 시간이..
마음에 깃든 슬픔도.. 서운함도..
어느새.. 데려갈 것이기에..
야속하다 여겼던 그 시간이..
아픔을 준 만큼..
딱 그만큼 치유도 해줄 것이기에..
다윗왕의 반지에 새겨진 글귀처럼..
이것 또한 지나갈 것이기에..
그래서
시간을 미워할 수 없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