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노 한 잔이 놓여 있습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지만 한 모금 마셔봅니다
뜨거움에 쓴맛이 더해져 미간이 절로 찌푸려집니다
조금 식혀 두기로 하고 잠시 다른 일을 하기로 합니다
다른 일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한참이 흘렀고..
식혀 두기로 한 아메리카노 한 잔은
식어 버린 아메리카노 한 잔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한 모금씩 마셔봅니다
뜨거움은 사라졌지만 여전한 쓴맛에 미간이 또 살짝 찌푸려집니다
오히려 뜨거움에 가려져 잘 느끼지 못한 쓴맛이..
오래 지나 식어 버린 아메리카노에서 더 쓰게 다가옵니다
아픔의 맛도 이렇지 않을까 합니다
아픔을 겪게 된 순간에는
갑작스러움과 당황스러움에 아픔이 더해져 쓰게 다가오고
아픔을 겪은 시간이 오래 지나고 난 후에는
아픔만이 오롯이 느껴져 다시금 쓴맛이 느껴지곤 하니까요..
그래서 그런 아메리카노의 쓴맛을 달래기 위해
그 옆에는 시럽이나 각설탕이 함께 놓이는 거겠죠
아픔의 맛을 겪어 낸.. 혹은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그 맛을 달래어 볼 수 있도록..
웃음 가득한 일이..
웃음 짓게 만들어 줄 누군가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