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으로 보이는 나뭇가지들이 하나 둘 옷을 벗어갑니다
스산해진 바람 탓이겠지요
그 때문인지 마음도 조금은 움츠려 드는 듯 하고
또 그 때문인지 조금은 예민해져
사춘기야? 라는 소리를 간혹 듣고는 합니다
사춘기라 함은..
급격한 몸과 마음의 변화로 인해
조금은 삐뚤어지고 반항적인 말투와 행동들을 보이며
자기정체성을 찾아 가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몸의 변함도.. 자기정체성도..
모두 확립된 지금..
움츠려 들고 예민해진 이 마음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의미의 사춘기는 분명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사춘기(思春期)라는 말의 의미를 문자 그대로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봄을 생각하는 시기..
봄을 그리워하는 시기..
봄이 생각난다는 건..
봄이 그립다는 건..
바꿔 말하면.. 지금은 쌀쌀하다 못해 춥다는 이야기겠지요
추위에 앙상해져가는 세상처럼
내 안의 세상 역시 메말라가기에..
지나간 봄을 떠올리며 지금을 버텨내고
이 추위가 어서 지나가고 새로운 봄이 와주기를 기다리는 마음이겠지요
그렇게 보면..
움츠려 들고 예민해진 이 마음이
문자 그대로의 사춘기라고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차가워져 가는 마음을 들키기 싫어
스산해진 바람 탓이라는 핑계로 찬바람을 닮은 말들을 내뱉으며
속으로는 봄을 그리고 있는..
나는 아직 사춘기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