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새싹

가리워진 길

by 어느좋은날
223-가리워진 길.jpg








갈림길 위에 서 있습니다

한쪽은 세상이 가라 하는 길이고

다른 한쪽은 마음이 좀 더 기우는 가고 싶은 길입니다


어느 길로 걸어야 할는지를

이 갈림길 앞에 다다르기 전부터 계속 고민해 왔지만

막상 갈림길을 마주하고 나니 생각해오던 것보다 더 망설여집니다


망설임 없이 마음이 기우는 쪽으로 걸을 수 있다면야 참 좋겠지만

가고 싶은 길 보다는 가라 하는 길의 내일이 보다 안정적이기에

망설여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더러 가고 싶은 길과 가라 하는 길의 방향이 같아

주저 없이 앞서 가는 이들이 있긴 하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기에

그렇지 않은 이들이 훨씬 많기에

이런 망설임을 나만 겪는 건 아니리란 생각으로 작은 위안을 삼아 봅니다



망설임의 모래시계가 마지막 모래 알갱이를 떨어뜨리고

이제는 한쪽으로 걸어야 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여전히 마음이 기우는 쪽은 가고 싶은 길이나

마음과는 달리 가라 하는 길 쪽으로 걷기로 합니다


세상에 녹아 들어 살아가기에 필요한 건

모험보단 안정된 삶이어서

원하는 것보단 필요한 것들이어서

먼 꿈보단 가까운 현실이어서 말이죠


멀어져 가는 다른 쪽 길에 대한 미련이

자꾸만 지금의 걸음을 붙드는 것 같아

마음에서 지우기로 합니다


그런 길은 처음부터 없었던 길이었다고..

지나치긴 했으나 보지 못한 길이었다고..

가라 하는 길에 떠밀려 가리워진 길이었다고..

keyword
어느좋은날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팔로워 1,529
매거진의 이전글포기하지 않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