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이 흐르던 시간 하나가 그 흐름을 멈춥니다
멈춘 시간의 곁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더 이상 흐르지 않는 시간을 향해 슬픔을 토해냅니다
우리는 이런 시간의 멈춤을 죽음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죽음은 남은 이들에게 몇 가지를 남겨놓습니다
가장 크게 슬픔이 남겨지고
그 슬픔으로 인해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고, 누군가는 흐르는 눈물에 위로를 건넵니다
따뜻한 온도로 건네진 위로는
슬픔 속에서도 더러 웃어 보일 수 있는 잠깐의 여유로 이어지고
그 여유는 다시 저마다의 지난 삶을 되돌아 볼 기회와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슬픔으로 시작한 여러 감정들과 많은 생각들이
어느 정도 잔잔해지고 나면 마지막으로 남겨진 삶이 나타납니다
나타났다기 보다는 죽음에 의해 잠시 가려졌던..
지금의 삶이, 오늘의 삶이 제자리를 찾는 듯 드러나면서
삶에 대한 감사함과 소중함을 일깨워 놓습니다
그렇게 자신은 더 이상 소유하지 못할
여러 감정들과 생각들.. 그리고 삶을 남겨두고
죽음은 서서히 남겨진 이들의 기억 속 어딘가로 사라져 갑니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온 남은 이들의 시간은 멈춤 없이 흘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