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잠들기 아쉬운 밤들이 참 많았어
수많은 꿈들을 헤아리며 어떤 꿈이 먼저 이루어 질까 상상하던 어린 밤이 그러했고
처음 가보는 수학여행에 설레어 잠 못 이루던 풋풋한 밤이 그러했고
어느새 내 마음에 들어온 너를 그리며 웃음 짓던 어느 밤이 그러했고
못내 헤어지기가 아쉬워 서로의 온기에 기대어 밤을 새웠던 그날의 밤이 그러했지
그렇게 많은 밤들을 잠들기 아쉬워하며 떠나보냈었는데
이제는 예전만큼.. 잠들기 아쉬운 밤이 느껴지지 않아서
어둡지만 찬란했던 내 깊은 밤이 사라진 것 같아서..
그래서.. 그 빈자리엔 헛헛함만이 맴도는 것 같은 요즘의 밤이야
어쩌면.. 너무 커 버린 탓에 그리고 세상을 너무 알아버린 탓에
깊은 밤의 하늘을.. 시간 들여 바라볼 마음의 창을 닫아 버린 탓에
나에게서만 잠들기 아쉬운 밤이 사라졌는지도 모르겠어
그도 그럴 것이..
창밖의 밤은 여전히.. 이전의 밤들과 별다름없이..
어둡지만 찬란하게.. 무겁지만 차분하게..
온 세상을 감싸고 있는 듯 보이니까..
오늘 밤도 누군가는
그냥 잠들기 아쉬운 마음에
밤하늘의 별처럼 자신의 눈동자를 반짝이며 깨어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