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어떤 하루가 우리네 삶을 새롭게 바꾸어 놓았다 느껴질 때가 있어
분명 매일 보던 같은 하늘의 모습임에도 문득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 하루와
자연의 변덕 앞에서 한없이 작은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하루..
수능이라는 인생 최대의 중압감을 견뎌낸 하루와
그 시험이 결코 최대가 아니라 처음에 가까운 중압감이었을 뿐임을 알게 되는 하루..
소중한 누군가를 내 삶에서 잃게 된 하루와
그와는 반대로 소중한 당신이 내 삶으로 걸어 들어와 준 그 하루까지..
저마다의 의미를 지닌 특별한 하루들이 우리 삶에 존재해
그때는 그 하루가 정말로 의미 있고, 잊지 못할 것처럼 여겨지지
하지만..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보통의 하루를 살아내고 살아내다 보면..
그런 시간들이 더해지고 쌓여지다 보면..
정말로 잊지 못할 것처럼 여겨지던 그 하루의 의미는
그때의 기억이나 느낌보다는 옅어지고 바래기 마련이야
그렇다고 해서 그 하루들이 소중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야
다만.. 그 어떤 하루가 우리네 삶을 바꾸어 놓았다 여기기보다는
어떤 의미로 남겨졌던 하루와 더불어
큰 의미로 남겨지지 않고 지나간 보통의 하루들이 모여
지금의 우리를, 그리고 나와 당신을 오늘에 이르게 한 것이라
여겨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
그러니 어떤 하루에 너무 매여있지 않았으면 해
어떤 하루의 기억에서 애써 머무르려 하지 않아도
삶이라는 시간에 충분히 녹아들어 오늘로 흐르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