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동작 중에 피루에뜨pirouette라는 동작이 있어
한쪽 발끝을 중심으로 두고 그 자리에서 빙그르르- 도는 동작이야
발레리나/노들이 그렇게 돌면서도 어떻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스팟팅spotting이라는 기술을 익혔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됐어
스팟팅spotting은 피루에뜨pirouette를 하는 동안 바라볼 한 지점을 정한 뒤에
한 바퀴를 돌 때마다 머리를 재빨리 돌려서 눈의 초점이 늘 한자리에 머물게 함으로
어지러움을 방지하는 기술인데..
그렇게 한곳을 바라봄으로 한없이 돌면서도 오롯이 서 있을 수 있었나 봐
우리도 자의로든 타의로든 어지럽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 살고 있어
그 쉴 틈 없는 흔들림에 떠밀려 방황하거나 표류하기도 하고 말이지
그래서 우리에게도.. 우리 삶에도.. 스팟팅spotting이 필요하지 싶어
삶이 가져다주는 너울에 멋대로 흔들리거나 떠밀리지 않도록..
삶이 나를 휘두르는 대로 마냥 흘러가지 않도록..
그럴 수 있도록
어떤 흔들림이 다가오더라도 오롯이 내가 나인 채로 서 있을 수 있도록
내 눈이 머무는 곳엔.. 내 마음이 향하는 곳엔..
누구도 아닌 무엇도 아닌 네가 있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