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하 영화의 해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요즘,
대부분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감독이 영화 속에서 기호와 도구를 이런 목적으로 사용했겠구나 하고 생각했던 부분을 정리해 놓을까 한다.
1. 털
보통 털은 짐승을 의미한다.
이 영화에서 털은 깨달음을 얻는 순간 허물을 벗어버리는 장치로 활용된다.
소녀가 깨달음을 얻는 순간 몸 전체에서 떨이 빠지고 새로워진다. 이는 감독이 뱀을 그녀의 상징으로 사용한 것과 연관된다.
반대로 김제석은 욕망에 사로잡혀 소녀를 잡으러 갈 때 몸 전체를 덮는 털옷(모피)을 입고 간다.
이는 스스로 어리석은 자가 되는 것을 표현한다.
2. 뱀
부처님께서는 “우리들을 생존에 얽어매는 것은 집착이다. 그 집착을 조금도 갖지 않은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라고도 가르쳐 주셨다.
출처: 불교신문
위 허물을 벗는 것과 같이 소녀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 허물(털)을 벗어버리는 장치로 활용된다.
또한 김제석과 상반되듯 생존에 얽어매지 않으며 이 세상도 저세상도 다 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3. 손가락
3-1) 손가락 6개
인간을 초월한 존재를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또한 영화 속 정나한이 이제석에게 속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도구로도 사용된다.
3-2) 소녀 미륵의 손가락 모양
소녀가 깨달음을 얻는 순간 처음 보여주는 손가락 제스처는 아미타 구품인이었다.
아미타 구품인 중 보여준 손가락은 하품하생이었다.
하품하생 : 하품하생(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어떤 중생이 선하지 않은 일, 오역죄, 십악업을 짓고, 모든 선하지 않 은 일이란 일은 다 하였다고 하자. 이러한 어리석은 사람은 악업을 지었기 때문에 마땅히 악도에 떨어져서 수많은 겁(劫) 동안 끝이 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다.”
소녀는 정나한을 만나고 말한다
" 너무 늦었구나 너무 많은 피를 흘렸다.(중략) 네가 아비라 부르는 자를 죽여라"
4. 소녀와 남성 어른
감독은 선과 악을 나누지 않는다.
소녀는 김제석의 천적으로 태어났다.
성이 상반되는 남성과 여성
나이가 상반되는 소녀와 수염 난 남성 어른
그리고 누가 선이고 악인지 정의하지 않는다.
또한 김제석은 4명의 제자들에게 아버지라는 의미로 존재한다.
그 4명은 이 전에 아비를 죽인 자들이다.
소녀는 정나한에게 말한다
"나는 너의 젖이다. 내가 너를 거두겠다. 나를 따르라"
정나한의 어머니 의미로 존재한다.
감독은 이 두 존재를 이렇게 반대되는 개념들로 영화의 대척점을 만든다.
5. 능력
김제석은 불사의 몸, 시간을 이긴 인간을 초월한 존재이다.
소녀는 연약한 몸이지만 세상 만물이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예지력을 갖고 있었다.
결국 소녀의 승리로 김제석은 죽는다.
마무리하며
많은 종교적 지식과 상징들이 사용되어 있으면서 지루할 틈이 없을 만큼 대중성도 있다고 생각된다.
영화 중반부에 나오는 이정재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신의 뜻이다."
신은 과연 정의이고 선이라면 왜 세상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이것이 정말 신의 뜻인가
운명론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는 이 영화에서 마지막 슬픔만 남는 결론에 이정재가 신에게 질문하여 끝이 난다.
과연 이 결론이 신의 뜻이었다면 왜 그랬냐고..
감독 스스로도 신에게 묻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