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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Nov 14. 2019

티끌모아 자존'갑'이 될 때까지

나의 앞으로의 여정이 기대되는 이유

어릴 때는 서른이 되면 뭐라도 되어 있을 줄 알았다. 뭐든 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만이 가득 찼던 아이는 수많은 좌절과 실패로 열등감으로 가득 찬 어른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포기하기 싫었다. 내가 최선을 다한다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방법'이 뭔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성과가 안 나온다면 정작 문제는 '나'인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래서 나에 대해 철저히 알고 싶었다. 나는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걸 싫어하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어떤 걸 해야 후회가 안 남는지. 그렇게 나에게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다.


글쓰기만으로 내 삶이 송두리째 바뀐 것은 아니지만 글쓰기가 그 시작이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글 쓰다 보니 나를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고, 내가 원하는 것을 따라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글 쓰는 독서모임에서 동료들을 만났다. 또다시 나에게 물어본다. 독서모임으로 내 삶이 변한 걸까. 그것 역시 전부라 말할 수 없다. 책만 읽고 토론만 해서는 삶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책에서의 내용을 내 실제 삶에 적용하지 않고서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책을 읽고 글을 쓴 걸로 큰일을 한 것이라 착각하는 자기기만에 빠진 자신만 남을 뿐이다.


책을 읽고 쓰는 것만으로는 안된다는 걸 알게 된 동료들이 모여 일상을 하나둘씩 바꾸기 시작했다. 꾸준히의 힘이 강력하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하나둘씩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연결을 경험했다. 내가 이전까지 경험했던 커뮤니티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화학반응을 느꼈다. 그리고 더 많은 연결과 성장과 꾸준함으로 모두들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사랑스러운 나의 자존감에 건 to the 배

 나는 지금 동료들과 언어 씹어먹기를 하면서 매일 글쓰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성장하고 본업에 더 집중하고 실력을 쌓을지 고민한다. 1인 기업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자존감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자존감의 여섯 기둥'을 읽으며 내 삶에 직접 적용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자존감에 대한 주제로 시작된 이야기지만 나는 자존감을 몇 개의 글로 정리해서 끝내고 싶지 않았다. 내가 글을 쓰며 지금까지 해온 수많은 크고 작은 시도들과, 사람들로부터 받은 영감들이 휘발되는 걸 원치 않았다. 나의 감정들만 쏟아내는 글만으로 묶기도 싫었고 단지 자존감에 대해 공부한 이론들만 풀어내는 글이 되는 것도 원치 않았다.


'티끌모아 자존감'이라는 제목은 언어 씹어먹기를 하다가 우연히 나오게 되었다. 이걸 시작하고 알게 된 것은 지금도 언어 공부에 시간 할애를 별로 못한 편인데도 1주일이 금방 지나가는 데, 이런 환경설정도 안 했으면 언어 공부 시간을 이것조차도 안 냈을 거란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객관적으로 내가 쏟은 시간이 그걸 증명해주고 있었고 소름이 돋았다. 그런데도 영어를 잘하고 싶다고 스트레스만 받았으니 참 말도 안 되는 헛된 정신적 소모만 했던 거다. 뭐라도 실천을 하면서 나의 행동들에 피드백을 해야 보완할 사항을 반영할 텐데 아무것도 안 하면서 '해야 하는데...'라는 마음만 먹고 있었다니... 이래서 데일리 리포트가 중요하다고 하는 거구나를 실감 했다. 그리고 7일째가 되고 나서 그동안 한 영작 표현들이 얼마나 되는지 한 번 모아봤다. 6일밖에 안되었는데 최소 한 문장씩이라도 영작을 하니 이 정도 양이 모였다는 게 놀라웠다. 그저 한 줄이라도 매일매일 영작해야겠다는 데에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었다. 역시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그렇게 나는 매일 영어 한 문장씩이 모여 꽤나 긴 분량의 글이 된 걸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서, 티끌 같지만 꽤 많이 쌓인 나의 자존감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자존감은 갑자기 하루아침에 불쑥 생겨나지 않는다. 작은 성공을 여러 번 경험하듯 자존감을 올리기 위한 작은 실천들이 쌓여야 한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두렵지 않다.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걸어갈 영감을 주는 멋진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또한 글쓰기가 있고 꾸준함의 힘으로 푹 빠진 달리기가 있고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성장을 하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불안하고 더 나아질 미래가 없다고 말하는 요즘 세상에서 나는 동료들과 다른 세상을 봤다. 더 큰 가능성을 봤고 내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보내야 하는 이유를 찾았다. 내 자존감이 아직 자존'갑'까지 올라오지는 못했겠지만 그래도 나는 앞으로 자존감을 더 쌓아나갈 나의 여정이 기대가 된다.


이게 내가 치열하게 살아가면서 매일매일이 즐거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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