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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Nov 08. 2020

8평 집에서 시작한 네 식구 이야기 _2부

두 매물 사이에서 내 욕망을 발견하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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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차라리 그 돈으로 다른 방2개짜리 집을 구하면 안돼?”

나는 그 얘기를 듣고 너무나도 화가 났다.

왜냐하면

1. 8평짜리 오피스텔 월세로 어떻게 방2개짜리를 구한다는 건지 이해가 안갔고

2. 남편은 그런 집에 대해 알아보지 않고 나의 계획들에 반대만을 하는 상황이었고

3. 이 말을 하는 와중에도 그런 집을 알아볼 생각을 안하는 이유는 바쁘기 때문이라는것이다.


나의 계획들을 도와주지 않으면서 말만 얹어서 나의 일을 늘리지 말아달라고 쏘아붙이고는 우리의 대화는 거기서 끝이 났다.


그렇게 나는 남편에게 화가 난채로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다가 잠이 들었다. 고민을 안고 있는 상태라 그런지 갑자기 새벽 3시에 눈이 떠졌고, 무슨 마음인지 모르지만 왠지 네이버부동산을 켜보고 싶었다.


내가 원하는 테라스있는 집은 이 동네에는 없겠지만 그래도 방2개짜리가 어느 정도 월세나 전세인지만 알아볼까?하는 마음으로 앱을 켰다. 한 매물 2개쯤 봤나? 갑자기 말도 안되게 ‘테라스’라는 글씨를 발견했다. 놀라서 바로 눌렀는데 테라스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넓었다. 테라스만 6평정도 될거같았다. 놀라서 가격을 확인하고 바로 부동산에 문자를 넣었다.

‘이 집 언제 볼수있나요?’

새벽이라 내일 답변 오겠지 했는데 바로 문자회신이 날라왔다.

‘내일 저녁 7시쯤에 가능합니다. 세입자가 퇴근해야 들어갈 수 있거든요.’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잠이 들었다.

월세 금액은 낼 만했지만 문제는 보증금이었다...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하지...


그렇게 나는 이런 집이 여기 저기에 있는  알고 다음날에 무작부동산에 들어가 방이 2개이상이고 야외테라스가 있는 월세 또는 전세 집이 있는지를 물어봤다. 3개에 야외테라스가 있다고 했다. 보증금은 새벽에  집보다 훨씬 쌌고 월세는 조금  비쌌다.


새벽에 본 매물(보증금 어마어마, 월세 적당, 방2개 테라스 엄청 넓음)을 A라하고 낮에 직접 가게 된 매물(보증금 당장 낼 수 있음, 월세 더 비쌈, 방3개, 테라스 아직 못봄)을 B라고 칭하겠다.


B매물을 봤는데 안방만 크고 나머지 방 2개가 거의 옷방만큼 코딱지 만했다. 하지만 나는 보증금이 낼만했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생각에 이 집이 그나마 낫겠다는 판단이 서기 시작했다. 병원이랑도 가깝고 보증금이 낼만했지만 테라스라고 하기에는 그냥 화분 몇개 놓으면 끝인 야외공간이었다. 그 당시 나는 그래 이걸로 타협해야겠다라는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리고 A매물의 보증금이 너무 어마어마해서 차라리 실제로 봤을 때 B보다 못했으면 하는 마음마저 들었다. 그래야 내가 아쉬워하지 않고 주저없이 B를 선택할테니까 ㅠㅠㅠ


그렇게 저녁이 되고 나는 A매물을 보러갔다. 층수는 4층 꼭대기였고 걸어서 올라가야했다. 집 안으로 들어가서 안방 크기와 작은 방, 그리고 거실 부엌을 봤는데 너무 좋은거다. 약간 흥분상태에서 판단이 서지 않을 정도였다. 2016년식이라 얼마 되지 않아서인 것도 있지만 나는 주위 빌라 중에 신식인데 진짜 별로인 집을 너무 많이 봤기에 A매물에 대한 감동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테라스를 봤다.


놀랍게도 사진보다 더 넓었다!! 사진이 다 담아내지 못한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흥분을 맘껏 드러내면서 세입자 분께 물었다.


‘낮에 빛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궁금해서 그런데 낮에 다시 와도 되나요?’


그녀는 흔쾌히 된다고 해주셨다.


그렇게 나는 집으로 오면서 고민하기 시작한다. 이 보증금은 어떻게해서든 마련해야한다!!! 근데 어떻게 하지...ㅠㅠㅠ 지금 살고 있는 8평 오피스텔을 전세로 준다고 해도 돈이 모자를텐데...


그렇게 나는 A매물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장님께 물어보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는 두 가지 방법을 선택하라고 했다.


1. 오피스텔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2.오피스텔을 전세로 내놓고 그 돈으로 보증금을 내거나


나는 대출을 받은 적이 없어 간이 너무 떨렸고 대출받아도 얼마가 나올지조차 몰랐다. 그래서 부동산에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오피스텔을 전세로 내놓으면 얼마정도인지 물어봤다.


그런데 가격을 들어보고 너무나도 놀랐다......

아니 매입가랑 거의 비슷하거나 그 이상으로 전세가 나가고 있다고?? 그럼 A매물 보증금을 그 돈으로 낼 수 있겠네???


나에게 새로운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다. A매물에서 살 수 있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테라스있는 방2개짜리 집으로...


그런데 우리 집은 무사히 전세 나갈 수 있을까?






그 뒤의 과정은 다음 포스팅에 계속 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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