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떠나라, 그리고 돌아오지 마라… 이것이 선교자의 길이다

#캡틴 인사이드 [C- ]

by 임진수

#캡틴 인사이드 [C- ] 다규멘터리 "시간의 종말" 존엄한 영화


떠나라…. 그리고 돌아오지 마라…. 이것이 선교자의 길이다.

-얼마나 깊고 숭고한 영혼의 이야기 인가!

“전통에 따라 선교 지역으로의 출발은 돌아온다는 생각을 갖지 않는 것”

영화 “시간의 종말” 병인박해 150주년,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선보인다.


올해 들어 천주교의 병인박해 150주년,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영화 “시간의 종말”이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명동성당에서 첫 상영에 들어 간다.


이번 “시간의 종말” 다큐멘터리 영화는 김대현 감독이 연출을 맡고, 양성원 교수가 총괄 기획을 맡아 지난해 5월부터 기획하여 이달 8월 본격적으로 상영에 들어간다. 이 작품은 러닝타임 67분으로 제작되었다. 시사회에 앞서, 오는 31일 명동성당에서 첫선을 보이고 앞으로 일반 상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지기까지 기획의도를 살펴보면 파리 외방 전교회라는 선교단체에서 지난 1830년대에 처음으로 조선에 선교사를 파견한다. 신유박해(1801년) 이후 꾸준히 교황청에 사제를 보내달라고 청원했던, 천주교인들의 염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 당시 정치적인 상황에서 빚어진 가운데 1836년 이후 입국에 성공했던 모방, 샤스탕, 앵베르 세 명의 신부는 기해박해(1839년) 때 모두 새남터에서 순교한다.이후 1866년에 이르기까지 20명의 신부가 조선에 입국하여 결국 12명의 신부가 순교한다.


박해 30여 년에 이르는 이 시기의 순교의 역사는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와 조선의 역사에 있어서 무척이나 중요한 시기였다. 1866년 병인박해가 있었고, 20년 뒤인 1886년 프랑스와 정식으로 수교한 바 있다. 그러한 아픈 과거가 흘러 올해는 병인박해로부터 150년 된 의미 깊은 해로 접어들었다. 그런데도 그 역사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어 가고 있어 그 순교의 뜻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다큐멘터리로 재탄생되었다.


이러한 계기는 지난 2015년 5월 명동성당에서 하이든의 ‘십자가상의 칠언’을 연주하게 된 계기로 고찬근 주임신부와 만난 첼리스트 양성원 교수는 신부님으로부터 놀라운 얘기를 듣게 된다, 명동성당의 역사적 배경과 중 건립 시 사용한 벽돌이 초대 프랑스 신부들이 박해를 받고 순교했던 새남터의 흙으로 구워진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올리비에 메시 앵 (Olivier Messiaen, 1908-1992)이라는 프랑스의 유명한 작곡가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폴란드에 있는 유태인 수용소에서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라는 실내악곡을 썼다. 첼리스트 양성원 교수는 이 곡에서 영감을 받아 모티브로 삼아 제작된 프랑스 신부들의 순교를 기리는 헌정 다큐멘터리와 음반 제작에 착수하게 되었다.


이번 연출가인 김대현 감독은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의 연출을 주저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 초기 한국 천주교의 역사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고 고백한다.


아주 강고한 유교나 불교의 전통 속에서 피어난 처음 시작의 지점이 특이했고, 그렇게 짧은 역사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순교를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평소에 갖고 있었다.

이번 다큐멘터리 ‘시간의 종말’을 작업하면서 그러한 의문을 상당히 많이 해소하였고, 순교자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한국에 와 있는 프랑스 신부님들, 프랑스에 나가 있는 한국 신부님들을 많이 만나고 대화하면서 참으로 저의 영혼이 맑아지는 듯한 귀중한 경험을 맛보았다.


순교자들은 스스로 ‘시간의 종말’을 향해 걸어가셨던 분들이고, 우리 또한 ‘시간의 종말’을 그 누구도 피해가지 못한다. 여기서 깊은 울림을 가진 천주교의 단어 하나를 만난다. 그것은 우리가 아주 흔히 쓰는 ‘선종’이라는 단어였다.


그저 천주교에서 죽음을 이르는 말인 줄로만 알았지 그것이 선생 복종의 줄임말인 줄은 몰랐다. 善生福終 , 즉 ‘착하게 살고 복되게 마친다’는 것이죠! 시간의 종말을 위하여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겠다”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시놉시스( Synopsis)는 프랑스 파리 중심가 ‘128 뤼드 박(Rue du Bac)’ 거리. 한 지붕 아래서 가장 많은 성인이 나왔다고 해서…. 이른바 ‘순교 전문대학’이라 불리는 장소. 1658년 아시아 지역 선교를 목적으로 교구 소속 신부들로 결성된 프랑스 최초의 외방 선교회인 ‘파리 외방 전교회’ 본부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1866년 병인박해가 있었다. 프랑스 선교사 9명을 비롯해 8,000여 명의 천주교인이 순교했다. 1886년에 프랑스와 한불 수호통상조약을 맺음으로써 천주교 포교의 자유가 주어졌다.


2016년은 병인박해 150주년, 한불수교 130주년이 되는 해이다. 도대체 어떤 열정과 신앙이, 머나먼 극동 지역으로 목숨을 걸고 젊은 신부들이 오게 되었는가에 대한 스토리로 조선에서는 왜 천주교 역사상 유례없는 ‘자생적 신앙’이 발생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풀어가는 이야기이다.


영화는 올리비에 메시앙의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를 메인 테마로 하여, 첼리스트 양성원 교수 등의 4중주가 실제로 연주되는 가운데 현재와 과거의 파리와 조선을 오간다는 장르로 펼쳐진다.

트리오 오원은, 피아니스트 엠마뉘엘 슈 트로세 (현 파리음악원 교수), 바이올린 올리비에 샤를리에(현 파리음악원 교수), 첼리스트 양성원(현 연세대학교 교수) 세 명의 파리음악원 출신의 한불 연주자로 구성되었다. 각자 솔리스트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이들이 실내악 음악에 대한 서로의 열정을 모아 2009년 결성하게 되었다.


한국과 프랑스라는 지역적, 문화적 경계를 허문 세 명의 멤버들은 음악으로 하나가 되어 깊고 다채로운 예술적 영감을 통해 청중과 비전을 함께 공유하는데 목표를 두었다. <트리오 오원>이라는 앙상블의 이름은 조선 시대 화가 오원(吾園) 장승업의 삶과 예술혼을 기리는 뜻으로 붙여졌다고 한다.


한편, 감독 김대현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업했다. 영화에 뜻을 펼치기 위해 동국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학과 수료, 용인대학교 예술대학원 3D 첨단 영상제작 학과 석사(MFA) 주요 장편, 단편 연출은 <다방의 푸른 꿈> 다큐멘터리, 2015 제천 국제 음악영화제 개막작과 <살인의 강>, <서울의 길> 등 다수를 연출을 통해 널리 인정을 받았다.

김대현 감독


특히 “시간의 종말” 다큐멘터리는 국내 성지와 해외 유럽의 성지를 배경으로 촬영했다. 감독 김대현, 총괄기획 양성원 교수, 제작 인디 라인, 제작지원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가 맡았고, 출연진으로는 트리오 오원(첼로 양성원, 피아노 엠마뉴엘 슈 트로세, 바이올린 올리비에 샤를리에), 채재일(클라리넷), 황건(김대건 신부 및 내레이션) 외 인물 등이 함께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대가 낯설게 보는 영화! '아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