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서 변화를 외치고 강조하는 것에 비해 현실에서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를 꼽자면 로저스(Everett M. Rogers) 교수가 개혁의 확산(Diffusion of innovation)에서 다루고 있는 혁신성향에서 찾을 수 있다.
혁신성향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신제품 등을 상대적으로 빨리 채택하는 정도를 의미하며 개인의 성향에 따라 혁신가(innovators), 초기 채택자(early adopters), 초기 대다수(early majority), 후기 대다수(late majority), 혁신 지체자(laggards) 등과 같이 다섯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이와 같은 유형에 비추어보면 리더가 혁신가 내지 초기 채택자 유형에 있어야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조금 다르다. 상당 수의 리더들이 다섯 가지 유형 중 중간 유형에 속하는 초기 대다수에 머물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조직에서 생각하고 기대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화의 속도가 더디고 강도가 약한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일례로 조직에 새로운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가 도입되었을 때를 생각해보자. 이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조직에서 그 누구보다 먼저 설치하고 사용해 보는 사람들, 즉 혁신가나 초기 채택자의 유형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트렌드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어떤가? 새로운 것을 스스로 찾아보고 팔로워들에게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더 나아가 현업과의 연결을 시도하는 이들은 누구일까?
곧 바로 리더가 떠오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와 같은 경우에 맨 앞에 서서 확인하고 준비하는 이들은 대개 조직의 팔로워들이다. 이들은 자의에 의해 혹은 타의에 의해 먼저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이들은 종종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시행착오도 경험하게 되지만 이에 대한 학습과 함께 다양한 시도 등을 통해 최적화된 상태를 만들어간다. 이후 자신의 경험과 학습 그리고 시도에 바탕을 둔 내용으로 리더들에게 설명하거나 리더들을 돕는다.
얼핏 보면 이와 같은 모습이 사뭇 아름답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리더는 앞장서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따라가는 형태를 보이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앞에서 보고 있는 팔로워들에게 뒤에서 변화를 외치는 리더의 말은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변화에 대한 진정성은 물론이고 팔로워들의 공감을 얻기도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는 비전과 목표의 부재를 마주하게 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는 한마디로 말해 변화의 주체가 거꾸로 되었기 때문이다. 먼저 알아보고 시도해보고 학습해서 알려주고 도와주어야 할 사람은 리더인데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그 역할에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게다가 간격을 줄이고자 하는 모습이 잘 안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리더가 혁신가나 초기 채택자가 되지 않는 경우, 변화에 있어 팔로워와의 거리는 점차 멀어지게 된다. 이러한 간격을 줄이고자 한다면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막상 변화의 선두에 서있지 않은 리더는 과거의 익숙함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시간의 흐름에 편성해서 바뀌는 것은 변화라고 말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나이가 들거나 음식이 상하거나 색이 바래는 것 등이다.
변화는 적극적인 개입이 있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주체가 필요하다. 그리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겨지거나 변화를 외치는 경우라면 리더는 그 누구보다 변화의 중심에 서야 하고 먼저 들어가봐야 한다.
이와 함께 그 과정 속에서 문제점을 발견한다면 미리 조치하거나 팔로워들과 논의를 해야 한다. 아울러 좋은 점을 찾거나 더 나은 생각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전파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이제 리더는 팔로워들이 차려 놓은 밥상 앞으로 오는 것이라 팔로워들을 위해 밥상을 차려야 한다.
이렇게 보면 변화가 어려운 것은 리더로서 이와 같은 생각과 행동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First in, last out” 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비단 전투 현장에 있는 지휘관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변화의 현장이 곧 전투 현장이기도 하다.
따라서 변화를 원한다면 리더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 이 때 팔로워들도 변화에 동참하게 되고 조직도 변화하게 된다. 어깨 넘어 뒷짐을 지고 변화를 외치고 추이를 지켜보는 이를 반기는 팔로워들은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