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숫자가 있다. 예를 들어 개인의 경우라면 성적이나 학점 그리고 성과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조직의 경우라면 매출액이나 수익률을 비롯해서 이직률 등과 같은 숫자도 과거의 숫자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숫자가 지닌 특징 중 하나는 보인다는 것이다. 변하지도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거나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돌이킬 수도 없다. 이와 함께 지금 서 있는 자리나 위치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과거의 숫자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크다.
그리고 이러한 과거의 숫자는 현재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른바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의 목표를 설정할 때 과거의 숫자를 보는 것을 생각해보면 된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면 과거의 숫자는 의도치 않게 개인이나 조직의 성장 가능성을 제한하기도 한다. 만일 과거의 숫자가 80%였고 이를 기준으로 해서 목표를 10% 상향한다고 했을 때 현재의 목표는 88%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100%나 120%의 가능성이 있거나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숫자가 개인이나 조직의 성장에 발목을 잡게 되는 경우다.
물론 과거의 숫자에 기반하면 현실적인 접근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달리 보면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겠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반면 미래의 숫자도 있다. 그런데 미래의 숫자는 과거의 숫자처럼 보이거나 정해진 숫자는 아니다.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래의 숫자는 개인이나 조직이 얼마나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얼마든지 변화가 가능하다.
이와 같은 미래의 숫자도 과거의 숫자와 마찬가지로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과거의 숫자와는 결이 다르다. 정해진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고 정하는 것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숫자를 기준으로 현재를 정하는 것과 미래의 숫자를 기준으로 현재를 정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미래의 숫자로 현재를 정하게 되면 지금 하는 일과 해야 할 일에 대해 설렘을 느끼게 된다. 이는 미래의 숫자가 꿈이나 비전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꿈이나 비전을 글자만이 아니라 숫자까지 포함해서 표현하면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이 그려진다. 게다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도 보인다.
따라서 미래의 숫자로 현재를 바라보면 지금 바로 해야 할 일들이 정리된다. 우선순위도 정해지고 구체적인 계획도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지금으로부터 5년 후인 2029년 6월 30일에 개인이나 조직이 마주하고 싶은 각종 의미있는 숫자를 정해본다면 개인이나 조직이 지금부터 무엇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가 자연스럽게 정해지는 것이다.
일본이 원산지인 코이(Koi)라는 비단잉어가 있다. 이 비단잉어는 어항에 있을 때는 10센티미터, 큰 연못에 있을 때는 30센티미터 그리고 큰 강에 있을 때는 100센티미터가 넘게 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과 조직을 코이에 비유해본다면 과거의 숫자는 이른바 개인과 조직에서 만든 울타리라고 할 수도 있다. 정해진 생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만들어 놓은 울타리나 정해진 생각이 있다면 이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 특히 스스로가 제한하는 경우라면 더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일단 과거의 숫자와 결별하는 연습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비록 그 숫자가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울지라도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미래의 숫자를 만들 수 있다.
다음으로는 허상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미션과 비전이 없는 숫자는 허상에 가깝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제시된 미래의 숫자에 대한‘왜’와 ‘어떻게’를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의 숫자는 사기에 가까워진다.
끝으로 미래의 숫자를 생각하는 연습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미래의 숫자는 과거나 현재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이나 조직이 그리는 미래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의 숫자로 현재를 볼 것인가 아니면 미래의 숫자로 현재를 볼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익숙함과 낯섦의 문제다.
그래서 새로움과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면 과거의 숫자보다는 미래의 숫자에서 현재를 보는 편이 더 나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