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어수선하다.
지난주는 혼자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다. 이성이 자리 잡고 있던 곳에 감성이 가득 차오르며 나 스스로를 감당할 수 없었다. 이때 나에게 필요한 것 중 하나는 나를 인정하는 것이었다. 지금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조적으로 바뀌어버린 이상, 거기서 빠져나오는 데까진 이틀이나 걸렸다. 이때는 남이 아무리 나에게 달달한 말을 해준다고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시기란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말도 꺼낼 수 없었다.
회사 직원 중 한 명이 아침에 자존감 테스트를 올렸다. 다들 결과를 공유하였다. 나는 재미로 하는 테스트도 하지 않는 편이라 사람들의 채팅을 보면서 “나는 만점 나올 거 같은데”하며 아무렇지 않은 감정을 느꼈다. 단 2시간만 남아있는 것이었지만.
이런 기분이 드는 날은 힘든 하루를 보낸 저녁, 감정이 정리되지 않았을 때다. 글을 쓸 힘도 없다. 원래는 글을 쓰면서 마음이 정리되어 건강해진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글을 쓸 정도면 건강한 상태라는 걸 요즘 깨닫는다. 나의 허튼 마음을 받아줄 수 있는 건 사람이 아닌 어떤 매체인데, 다른 사람의 감정도 소비하고 않고 스스로 버텨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데, 이걸 하려면 내가 건강해야 한다니. 결국 나에게 필요한 건 사람이었다.
나는 혼자 살 수 없는 생물이란 걸 일깨운다. 평소엔 혼자 있고 싶으면서도 아플 땐 누군가에게 기대길 바라는 이 이기적인 마음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민이다. 반대로 누군가 나처럼 생각하고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 혼자만의 약속이 있어도 그걸 깨고 얼른 달려가줄 수 있는지, 그런 사람은 이 세상에 얼마나 있는지. 어쩌면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건 나처럼 누군가에게 의지하길 두려워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없을 것 같은 마음에 기인하지 않았는지 추측해 본다.
유치원생일 때처럼 속상하면 눈물 흘리면서 어딘가에 숨고 누군가가 찾아와 주길 바라고 그러면 풀리는 기대를 걸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지만, 이제는 누군가가 나를 찾으려면 내가 울부짖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표현하기까진 내 에너지를 써야 하니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않고 혼자 앓는 시간이 늘어난다. 이게 바로 감정의 악순환이 아닐까.
내가 이 글에 속풀이를 했지만 나아지는 건 없을 거다. 또 다른 개선책도 없다. 단지 내가 이런 상태라는 걸 인지하는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