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거꾸로 뛴다고요? 그럼 죽나요?
『두근두근』 심장 뛰는 소리가 귀까지 들린다. 이대로 터져 버릴 것처럼 그 속도가 범상치 않다. 세상 처음 경험하는 일도 아닌데 무슨 일로 심장이 뛴단 말인가. 빨리 뛰는 심장은 체외로 식은땀을 내보낸다. 지나치게 빨리 뛰어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밖으로 나누고 있는 것 같다.
심장에 문제가 있거나 어디 건강상의 문제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알고보면 별것도 아닌 일이라 사실을 바로 말한다. 내 심장이 오랜만에 이렇게 빨리 뛰는 이유는…….
중간고사 바로 4글자 때문이다.
꽃이 만개했다. 바닥을 향해 떨어지며 눈꽃으로 장관을 만들어 내는 지금 시기는 그 풍경과 참 어울리지 않는 중간고사 기간이다.
당연한 시험에 무슨 글까지 쓰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을 듯하여. 내 나이는 이제 지천명이라고 하는 초보 50세가 된 나이다. 자식의 중간고사를 걱정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절대 NOPE”
나는 작년에 글을 직접 써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세종사이버대학교 문예 창작학과에 입학했다. 나이 들어 보는 중간고사도 남한테 쳐지고 싶진 않다. 그래서 이렇게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의 긴장감이 전해지는 것 같다. 잘하고 싶으니까.
사실 돌아보면 학창 시절의 시험은 되려 지금보다 더 긴장감이 없었다.
목표 의식도 성취욕도 없이 그냥 남들이 하니까 그렇게, 남들 하는 만큼만 그렇게.
철없이 보낸 그 시간이 이제야 후회된다.
그때도 지금만큼 간절한 심장 뜀이 있었다면. 지금의 삶은 어찌 변했을까?
인생은 총량의 법칙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공부도 노는 것도 때가 있다고들 하지만 난 이제 그 말을 믿지 않는다. 그 어떤 것도 늦은 건 없다. 내일로 미룰 시간에 용기 내서 오늘 시작하면 그만이다. 행하지 않은 일에 핑계가 많다. 그래야 자기방어가 될 터이니.
그렇게 나는 지천명의 나이에 가슴 떨리는 중간고사를 본다. 남은 시간 1분이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다. 보고 또 보고, 검토하고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스스로 놀라곤 한다. 내가 이렇게 공부에 적성이 맞은 사람이었나? 삶을 이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었나?
나는 이제 가슴이 시키는 데로 흘러가려고 한다. 나의 중간고사 결과가 어찌 되든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스스로 최선을 다했으면 됐다.
그리고 난 오늘도 글을 쓴다. 누가 보지 않아도 상관없다. 나를 위한 글쓰기에 남의 시선이 중요할 리 없다.
그렇게 내 심장의 시간을 거꾸로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