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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kuen Kim Mar 02. 2018

오키나와 여행

어떤 생각으로 찾게 되는 곳일까? 또 어떤 생각으로 돌아갈까?

오키나와 여행 재밌니? 



오키나와현에서 발표한 통계자료 (2016년)등을 참고해 보면 오키나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에 한국인 관광객이 타이완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고 쿠루즈 여행으로 찾는 타이완 관광객을 제외한 항공편을 이용해 오키나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로만 보자면 한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오키나와를 방문할 것을 알 수 있다. 



 7, 8년전까지만 해도 아시아나 항공이 유일하게 직항편이 있어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봐야 5만명이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한달에만해도 몇만명이 찾고 있고 저가항공과 대한항공 등의 항공편이 늘어 연간 50만이상의 한국인들이 오키나와를 찾고 있는 것을 보면 일본 같지 않기도 한 왠지 친근감 있는 오키나와가 인기가 있긴 있나보다. 


  


여행지로 오키나와를 선택하고 오키나와에 오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오게 될까?

"동양의 하와이"? "남국의 섬나라"? "류큐왕국" "쇼핑"? "리조트휴양"? "아름다운 바다"? "마린스포츠"? "골프"? "야구캠프하는곳"? "중국 느낌 나는 일본"?


오키나와에 이주해서 처음 몇년간 인바운드 여행사들로 부터 의뢰를 받아 가이드를 한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개인여행자들 보다는 단체 여행이 많았기에 오키나와 여행을 하는 목적은 꽤나 단순한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면 겨울철에는 한국보다 춥지 않다는 인식이 있기에 골프여행이 인기였고, 여름철에는 바다를 즐기기 위한 마린스포츠나 휴양 등의 오키나와 여행이 많았다. 당시 인바운드 여행사들은 골프시즌인 겨울철 한철 장사로 돈을 벌어 너무 더워 오히려 사람들이 찾지 않았던 여름철의 비성수기를 대체해야만 하는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안가는 일들도 있었다. 현재 오키나와 여행에는 성수기 비수기가 사라져 일년 내내 성수기라고 할 수 있기에 겨울철 한철 장사라는 말은 추억으로만 남게 되었다. 


   


최근에는 렌터카와 호텔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을 정도라고 하니 오키나와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 될 것 같다. 그런데 오키나와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한가지 궁금한 것은 이렇게 인기가 많은 오키나와 여행에서 다들 만족을 갖고 다시 찾고 싶을 만큼의 매력을 느끼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싼 항공권에 비해 비싼 호텔비용, 무엇보다 이동수단이 렌터카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관광환경 등 관광지 인프차 차원의 문제도 있지만 관광객들의 Needs에 얼마나 부합하는 여행이 될 수 있는 환경인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국인 관광객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관광지의 한국어 안내가 늘어나고 웬만한 호텔에 한국인 스탭이 있어 대응을 하고 있긴 하지만 개인 경험이나 주위 분들에게 들어보면 대부분 언어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와 음식이 생각보다 맞지 않는 점, 그리고 유명한 관광지에 대한 매력이 생각보다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오키나와에 살고 있으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오키나와 여행에 관해 물어오곤 하는데 그럴때마다 관광지를 돌아다닐 생각이면 굳이 안 오는 게 좋을 걸, 또는 오키나와는 호텔 하나 잡아서 가까운 바다를 찾아 즐기고 푹 쉬는 휴양 여행이 맞으니 여기 저기 돌아다닐 생각으로 오면 힘들기만 하고 오키나와의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곤 한다. 


  


남들이 가본 곳은 꼭 가봐야 하고 사진으로 남겨야 하는 욕심이라면 모를까 오키나와 여행은 지나친 기대감 보다는 최소한의 셋팅으로 자연을 즐기는 여행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오키나와를 여행한 사람들의 블로그와 소셜미디어의 글들을 정보로 찾아 보는 과정을 거쳐 막상 와 보면 그게 다인 것을 알게될 때의 공허함을 채워주는 건 남들과 똑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들 뿐일 것이다. 돌아가는 항공편의 좌석에서 작은 창문을 통해 오키나와의 섬들과 바다를 보며 반가웠어 또 올께 라고 마음의 인사를 할 수 있는 여행. 그런 여행은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내려 놓는다면 충분히 얻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는 왜 이래? 어머 내가 가봤던 어디 어디 보다 너무 별로다~
맛이 생각보다 없는데 그냥 음식은 역시 한국음식이 최고다 어디 김치찌개 파는데 없나?
볼게 하나도 없네 시골이고 이럴 줄 알았으면 도쿄나 오사카나 갈걸.
사람들이 왜 이리 까매, 일본사람 안 같애 여기 일본 아닌가봐~  


위와 같이 실제 여행을 온 한국인들에게 들었던 말들이 안 들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늘어나는 관광객들의 모든 마음을 잡을 수는 없는 법. 


한국인으로서 오키나와에서 살아가고 있는 분들에게 있어서는 자국민들이 많이 찾아 한국이란 나라의 이름을 알리고 오키나와 현지에서의 경제적인 효과를 기대하게 할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관광객들의 행동 하나 하나에 한국인에 대한 마이너스 이미지를 갖게 하는 경우들도 적지 않게 들리고 있는 상황에 "오키나와 여행"을 시작하기 앞서 얻고자 하는 바를 조금이나마 생각하는 시간을 갖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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