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시민들의 3가지 습관 2부 | EP.02
정치의식은
보통 ‘공부’로 바뀌지 않는다.
충격으로 바뀐다.
그리고 그 충격은
생각보다 사소한 순간에 찾아온다.
1부. 왜 정치를 습관으로 만들어야 하는가(9회)
3부. 관심의 원을 영향력의 원으로 확장하기(8회)
스무 살.
대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든 생각은 이거였다.
“정치는 나랑 상관없다.”
아니,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정치는 몰라도 괜찮다.”였다.
그땐 정치를 말하는 사람을 부담스러워했다.
시사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말하는 친구는
왠지 불편했다.
나만 모르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고,
왠지 나는
‘조금 덜 똑똑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래서 피했다.
정치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말을 줄였고,
이야기를 돌렸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난 그런 거 몰라도 괜찮아.”
그러다 어느 날,
등록금이 올랐다.
학생회는 목소리를 냈고,
언론은 조용했고,
학교는 설명회를 열었지만
학생들은 오지 않았다.
나는 그 설명회에
우연히 앉아 있었다.
거기서 들었다.
“등록금 책정은 학교가 하지만,
기준은 교육부와 국회의 예산 기준에 따라 조정됩니다.”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등록금도… 정치야?’
그때 처음으로,
‘정치가 나와 관계없다’는
내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들었다.
몇 년 후,
친구가 ‘병원비 폭탄’을 맞았다.
소득 수준에 비해 지원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 항목이 적었다.
나는 몰랐다.
“그거 그냥 운 아니야?”
그때 친구가 말했다.
“아니, 이건 법이야. 법이 이렇게 정해져 있어.”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를 검색했다.
그 안에 적힌 문장들 속엔
법령 조항, 고시 기준, 국회 회의록이 있었다.
그제야 알았다.
‘내 삶의 많은 것들이
내가 투표하지도, 관심 가지지도 않은 그 법으로
결정되고 있었다.’
나는 ‘정치를 공부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정치는
내가 공부하지 않아도
나를 공부하고 있었다.
내 소득,
내 주소지,
내 연령대,
내 가족 수,
내 이용 패턴.
그 모든 것을 기준으로
누군가가 나를 위해 법을 만들고 있었고,
그 법이
매달 내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의 액수를 결정하고 있었다.
정치를 몰라도 괜찮은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걸,
나는 너무 늦게 알았다.
정치의식은 어느 날,
아주 사소한 계기로 깨어난다.
그리고 한 번 깨어난 정치의식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 순간부터
당신은 이전과 다른 눈으로
뉴스를 보고,
길을 걷고,
대화를 듣고,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
“정치는 나와 무관하다”에서
“정치는 내 삶의 일부다”로 바뀌는 전환.
그 전환이
바로 ‘정치 공부’의 시작이다.
정치의식.
우리는 이 단어를
‘공부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사람만 갖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누구나 정치의식을 갖고 있다.
단지 자각하지 못할 뿐이다.
� 정치의식은 ‘선택’이 아니라 ‘환경’이다.
우리는 어떤 정치적 환경에서 자랐고,
그 속에서 정치에 대한 태도를 배웠다.
이것이 바로 정치사회화다.
� 첫 번째 사회화: 가정
정치의식은 가장 먼저 가정에서 시작된다.
집에서 부모가 뉴스를 어떻게 보는지,
선거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정치인을 어떻게 말하는지.
아무리 어릴 때라도,
아이들은 이 분위기를 흡수한다.
부모가 “정치는 다 똑같아”라고 말하면
그 말은 태도가 되고,
태도는 기준이 된다.
그리고 그 기준은
자라서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 두 번째 사회화: 학교
학교는 시민으로서의 기초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정치에 대한 실질적 교육이 거의 없다.
민주주의, 삼권분립, 선거제도 같은
이론 중심의 암기 과목으로만 접근하기 때문이다.
학생회 선거나 토론 수업조차
‘이겨야 하는 것’, ‘형식적인 것’이 되기 쉽다.
정치를 경험하기보다 관찰하게 만들고,
관찰하다가 흥미를 잃게 만든다.
� 세 번째 사회화: 미디어
지금 정치의식을 가장 많이 형성하는 통로는
바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포털 뉴스다.
하지만 이 매체들은
자극적 이슈 중심이고,
알고리즘은 흥미 위주로 설계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정치는 ‘싸움’이고 ‘논란’이며 ‘진영싸움’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게 된다.
그래서 많은 청년들이
‘정치는 피곤한 것’이라고 느낀다.
그 인식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태도가 되고,
태도는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 네 번째 사회화: 사회 환경과 또래 집단
대학, 직장, 동아리, 커뮤니티 안에서도
정치적 대화는
‘불편한 것’으로 회피되기 쉽다.
“그 얘기 그만하자.”
“여긴 그런 얘기 안 해.”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치에 대한 침묵의 합의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침묵이
정치에 대한 무지로 정당화된다.
이처럼
우리는 어느새,
정치에 대해 배운 적도 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이미 정치에 대한
‘무언의 태도’를 갖게 된다.
그게 바로
정치의식의 실체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배운 것이다.
정치를 의식하지 않아도
정치의식은 이미 생겨 있다.
그리고 그 정치의식은
내 삶의 선택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
정치의식은
보통 ‘공부’로 바뀌지 않는다.
충격으로 바뀐다.
그리고 그 충격은
생각보다 사소한 순간에 찾아온다.
� 사례 1 – “엄마가 우셨다”
어느 청년은
자신의 어머니가 갑자기 병원비 걱정으로 우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처음으로
의료지원정책을 검색했고,
소득구간별 본인부담금 기준을 알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정치란 ‘이념 싸움’이라 생각했지만,
그날 이후
정치는 ‘엄마의 의료비를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의미가 바뀌었다.
� 사례 2 – “내가 사는 동네가 바뀌었다”
한 청년은 자취방 근처에
갑자기 대형 공사가 시작되자
불편함을 느꼈다.
‘왜 여기에 이런 게 들어오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3년 전부터 논의되어 온 개발 계획이었고,
공청회, 주민의견 수렴이 있었지만
본인은 몰랐던 사실이었다.
그는 그때 깨달았다.
“내가 관심 없을 때,
누군가는 내 앞마당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걸.”
그 이후 그는
구청 홈페이지와 주민참여예산 공지를
즐겨찾기에 추가했다.
� 사례 3 – “뉴스의 한 장면”
어느 대학생은
버스에서 본 뉴스 속 국회 장면에서
“청년 주거 지원 예산 40% 삭감”이라는 자막을 보았다.
그는 자취방에서
보증금 대출을 받았고,
그 예산이 줄어든다는 게
곧 나의 주거 안정성을 흔들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체감했다.
그때부터 그는
예산안 심의 일정과 결과를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 사례 4 – “시의회 조례 하나가 우리 동아리를 바꿨다”
청소년 참여 활동을 하던 고등학생 A는
매주 지역 환경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활동비 부족으로
교사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어느 날, 한 교사가 말했다.
“이번에 청소년 활동 조례가 시의회에 올라갔대.”
그 말이 마음에 남은 A는
처음으로 시의회 홈페이지를 찾아보았다.
그곳엔
‘청소년 활동비 지원 조례안’이 있었고,
자신의 동아리 활동도
지원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다.
며칠 뒤 그는
시의원에게 메일을 보냈고,
한 달 후 동아리는 보조금 대상에 선정되었다.
그는 깨달았다.
“조례 하나가
우리 동아리의 일상과 계획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걸.”
그날 이후,
그는 지역의회 회의록을 구독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정치의식은
‘사건’으로 깨어난다.
그리고 그 사건은
반드시 거창할 필요는 없다.
뉴스의 한 줄,
가족의 한숨,
거리의 공사장,
주변의 대화 속에서도
정치의식은 태어난다.
정치는
먼 이야기처럼 보이다가
어느 날
너무 가까워져 버리는
‘폭발성 있는 거리’를 가진 존재다.
그 폭발이
우리 안의 정치의식을
바꾸는 순간이다.
그리고 중요한 건,
한 번 바뀐 정치의식은
삶의 관점을 완전히 바꾼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뉴스를 보는 방식이 달라지고,
대화를 듣는 태도가 달라진다.
그 변화는
정치 참여로 이어지고,
그 참여는
더 나은 선택으로 이어진다.
정치의식은 한 번의 계기로 시작되지만,
그 변화는
삶 전체를 다시 해석하는 렌즈가 된다.
바람이 불기 전,
먼지는 가라앉아 있다.
하지만 바람이 불면
그 먼지는 흐름을 따라 움직인다.
정치의식도 그렇다.
그저 일상 아래 가라앉아 있다가
어느 날 바람처럼
하나의 경험이 그것을 흔든다.
그때부터 우리는
더 이상 예전처럼
세상을 바라볼 수 없다.
정치의식은
거창한 철학이 아니다.
그건 단지,
“이건 왜 이렇게 되었지?”라는
작은 물음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물음은
우리의 눈을 바꾼다.
눈이 바뀌면
풍경이 달라진다.
풍경이 달라지면
길이 달라진다.
길이 달라지면
우리가 가는 방향이 달라진다.
정치의식은
선택의 방향을 바꾼다.
생각의 방향을 바꾼다.
그리고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렬하게 만든다.
정치의식은
기억을 다시 읽게 만든다.
뉴스를 다르게 해석하게 만들고,
무심코 지나친 구청 벽보 하나에도
눈길을 머물게 한다.
의식은 실천의 뿌리다.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행동도 바뀌지 않는다.
습관도 바뀌지 않는다.
세상도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정치의식의 전환은
단순한 관심의 시작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시작이다.
우리는 더 이상
모르는 채로 살 수 없다.
우리는 더 이상
외면한 채로 살 수 없다.
한 번 깨어난 눈은
다시 감기 어렵다.
그 눈으로 보는 세상은
더 선명하고,
더 복잡하고,
더 책임이 따른다.
하지만 그 책임이
우리를
진짜 시민으로 만든다.
정치의식은
읽는 것보다 묻는 것으로 자란다.
그리하여 우리는
세상을 향해 질문해야 한다.
그 질문이 쌓일수록
정치에 대한 감수성은 깨어난다.
지금부터
당신의 일상에 더할 수 있는
정치적 질문 훈련 5가지를 소개한다.
� 질문 1. “이건 누가 결정한 일인가?”
정책, 요금, 제도, 공공서비스를 마주할 때
그 결정이 어디서, 누구에 의해 내려졌는지를 물어보라.
예)
– 버스 노선이 바뀌었다. → “구청인가? 시의회인가?”
– 건강보험 보장 항목이 줄었다. → “복지부인가? 국회인가?”
이 질문은
우리가 ‘정치적 권한’을 추적하는 훈련이다.
� 질문 2. “나는 이 결정에 동의하는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행정이나 제도에 대해
동의 여부를 스스로 판단해보세요.
‘불만’이 아니라 ‘판단’의 훈련ㅇㅣ다.
예)
– 전기요금 누진제는 정당한가?
– 청년 지원 정책은 내 현실에 부합하는가?
이 질문은
우리가 ‘정치적 의견’을 형성하는 훈련이다.
� 질문 3. “이 결정은 누구에게 이득이 되는가?”
정치적 결정은 항상 누군가에게 유리하고,
또 누군가에게 불리하다.
‘정치적 결과’를 예측하는 훈련이다.
예)
– 대규모 재개발 → 건설사? 임대세입자?
– 교육 정책 변화 → 사교육 시장? 공교육 현장?
이 질문은
우리가 ‘정치의 이해관계’를 파악하는 훈련이다.
� 질문 4. “나는 어떤 정보에 노출되어 있는가?”
내가 소비하는 미디어, 알고리즘, 커뮤니티가
나의 정치의식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성찰해보라.
예)
– 나는 어떤 뉴스앱을 사용하는가?
– 어떤 유튜브 채널이 나의 관점을 강화하고 있는가?
이 질문은
우리가 ‘정치의식의 배경’을 자각하는 훈련이다.
� 질문 5. “지금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
정치에 대한 생각을
누군가에게 말해보라.
말하는 순간,
그 생각은 내 것이 된다.
예)
– 친구와 점심시간에 의견 나누기
– SNS에 짧게라도 생각 정리하기
– 가족과 저녁 시간에 이슈에 대해 묻기
이 질문은
우리가 ‘정치적 시민’으로 존재하는 훈련이다.
� 질문 6. “지금 내가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은 무엇인가?”
정치 참여는 거창한 결심보다
작은 참여 경험에서 시작된다.
‘국민참여입법센터’, ‘서울청년포털’ 같은
공식 플랫폼에 가입해보라.
거기엔 우리가 실제로 서명하거나
의견을 낼 수 있는
다양한 조례안과 청원들이 있다.
예)
– 국민참여입법센터에서 입법예고안 의견 남기기
– 서울청년포털에 시민제안 글 작성해보기
이 질문은
우리가 ‘정치적 실천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훈련이다.
� 질문 7. “나는 지금 어디에 앉아보고 있는가?”
정치 구조는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도
정책은 매일 결정되고 있다.
동네 구청이나 시의회 홈페이지에 가면
정책 간담회, 주민설명회, 토론회가
공개되어 있다.
그 자리에 한 번만 앉아보는 것,
그것이 ‘참여의 감각’을 키우는 시작이다.
예)
– 참여예산 설명회에 참관해보기
– 시의원 간담회나 정책토론회 방청하기
이 질문은
우리가 ‘정치적 공간과 현장’을 체감하는
훈련이다.
정치의식은
단지 뉴스에 관심을 갖는 게 아니다.
질문하고,
판단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깊어진다.
질문은 행동의 씨앗이다.
질문이 많아질수록
시민은 성장한다.
� 나는 지금 어떤 정치의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가?
� 그 정치의식은 어디에서, 누구에게 배운 것인가?
� 나는 그 정치의식을 한 번이라도 의심해본 적이 있는가?
정치의식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태도’입니다.
내가 자란 환경,
내가 자주 듣는 미디어,
내가 속한 대화 속에서
나도 모르게 생긴 정치 인식은
과연 나에게 이로운가, 아니면 누군가에게 유리한가?
이제
정치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질문은 각성을 낳고,
각성은 참여로 이어지고,
참여는 변화의 첫 걸음이 된다.
1) Almond & Verba, 『The Civic Culture』 – 정치사회화 이론의 고전
2) 김수정 (2020). 『청년세대의 정치: 정치의 주변화인가 새로운 정치의 등장인가』,이화여자대학교 이화사회과학원
3) 케이트렌디뉴스 (2023.11.24). 「정부, 청년 주거 예산 대폭 삭감으로 논란」
4) 정보공개포털
✅ 『성공하는 시민들의 3가지 습관』
13화: 『정치 공부하기② 헌법과 권력 감수성을 익히는 힘』에서는
헌법이 우리 삶에 어떻게 작동하는지,
시민이 권력을 감지하고 비판하는 능력을
어떻게 습관화할 수 있는지를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