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일하는가를 다시 묻고, 다시 답한다

왜 일하는가 - 5일 행복?, 2일 행복? Ch.1 | EP.10

단지 생존을 위한 노동에서 벗어나,
‘의미를 만들어내는 활동’으로서의 일이 필요하다.


Chapter 1. 왜 일하는가 – 5일을 행복할 것인가, 2일을 행복할 것인가(10/10회차)

Chapter 2. MZ세대는 직장에서 무엇을 기대하는가(9회)



11화. 우리는 왜 일하는가를 다시 묻고, 다시 답한다









‘그래서, 나는 왜 일하고 있지?’





“한 번만이라도, 출근길에 울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퇴사 상담에서 마주한 29세의 직장인 K씨는 그렇게 말했다.

별다른 문제 없는 회사였다.

대기업 계열사였고, 연봉도 업계 평균 이상이었다.

구성원과 갈등도 없었고, 업무 평가는 좋았다.

그런데도 그녀는 점점 웃음을 잃었다고 했다.

웃으며 일하던 자신이 어느 순간부터 ‘업무 중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감각을 지울 수 없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녀가 이야기한 마지막 문장은 이랬다.
“성과는 냈어요. 그런데 왜 자꾸 무너지는지 모르겠어요.”


‘왜 일하는가’라는 질문은 언젠가부터 사라졌다.

취업 준비의 구호는 ‘될 때까지 한다’이고,

조직의 업무 목표는 ‘성과로 말하자’였다.

사람들은 열심히 일했고, 성과를 쌓았다.

누군가는 빠르게 승진했고, 누군가는 이직으로 더 나은 처우를 얻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의 끝에서, 많은 이들이 말한다.


“그래서, 나는 왜 일하고 있는 거죠?”


성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경쟁을 멈추지 못하는 선수들처럼,

우리도 ‘일해야 하니까 일한다’는 말을 정답처럼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그러나 이제, 질문이 바뀌고 있다.
단순히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서 ‘왜 일하는가’로,
‘성과를 내는 법’이 아닌 ‘가치를 느끼는 일’로,
그 전환점에 우리가 서 있다.






AI는 우리가 하는 많은 일을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해낸다.

효율은 기계가 담당하게 되었고,

사람은 그 과정에서 ‘나만의 이유’를 잃어버린다.

ChatGPT가 초안을 쓰고,

자동화 시스템이 보고서를 완성하는 시대에,

인간이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효율의 끝에서 우리는 다시 질문하게 된다.


“나는 왜 이 일을 해야 하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나를 설명해 줄 수 있을까?”


‘워라밸’과 ‘사직서 파워게임’은 MZ세대의 특권이 아니라,

잃어버린 일의 이유를 되찾고 싶은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어느 날 갑자기 그 질문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것은 퇴사의 전조이기도 하다.
조직은 ‘몰입의 기초’라 여겨졌던 동기부여 방식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왜 일해야 하는가에 대한 동의 없이, 몰입도, 지속 가능성도 담보할 수 없다.


‘왜 일하는가’라는 물음은 단지 철학적인 성찰이 아니다.

이제는 실무 전략이다.









‘왜 일하는가’라는 질문이 사라진 조직





“여기선 그런 질문 안 해요.”


5년 차 직장인 J씨는 신입사원이 회의에서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이유가 뭔가요?”라고 물었을 때

팀장이 단호하게 말한 이 문장을 기억했다.

질문은 철학적이지 않았다.

팀의 KPI와 연결되는 목적이 뭔지를 묻는 것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반응은 차가웠다.
“당장 해야 할 일이나 잘해요.”
이후 그 신입은 더 이상 말을 아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직을 떠났다.






현실의 많은 조직은 ‘왜 일하는가’라는 질문에 무감하다.

목적의식보다 빠르고 많은 성과가 우선시된다.

특히 성과주의가 강조된 시대의 조직문화

질문보다 정답, 성찰보다 복종을 요구했다.

“성과만 내면 됐지,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는 태도는 효율을 만들었지만,

몰입을 지우고, 의미를 제거했다.


조직은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 ‘지시’를 반복한다.
구성원들은 목적이 아닌 루틴에 갇힌다.
일은 정해진 시간과 매뉴얼에 따라 자동적으로 흘러간다.
이런 환경에서 ‘왜’라는 질문은 불편함을 만드는 요소가 되어버린다.






이 과정에서 일은 ‘기계처럼 처리해야 하는 무엇’이 된다.
누구도 일의 목적을 말하지 않고,
누구도 그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지 못한다.


단기성과와 실적 압박 속에서
업무의 의미는 ‘매출’ 혹은 ‘성과지표’라는 숫자로 환원된다.


그리고 그 숫자가 전부가 되는 순간,
질문은 사라지고, 사람도 사라진다.






어쩌면 그동안의 조직은
‘왜 일하는가’를 묻지 않아도 굴러가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다.
조직도, 구성원도,
더 이상 그 질문을 지워둘 수 없다.


왜냐하면 지금의 MZ세대는
그 질문을 안고 조직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들은 묻는다.
“내가 하는 이 일이 어떤 가치를 만들고 있는가?”
“나는 이 일 안에서 어떤 성장을 하는가?”
“이 일이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이 질문은 성과주의 시대의 조직이 애써 외면해온 질문이지만,
이제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마주해야 할 질문이다.행복









일의 이유를 잃어버린 사람들




“퇴근하고 나면 내가 뭘 한 건지도 모르겠어요.”
한 스타트업 마케터였던 Y씨는 그렇게 말했다.
입사 초, 그녀는 콘텐츠를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매일 반복되는 ‘성과 보고용’ 캠페인,
실적 중심의 카피 작성,
분석 없이 쏟아지는 상사의 “그냥 이건 좀 세게 가자”는 피드백.
그녀는 어느 순간 ‘왜 이 일을 하고 있나’를 잊고 있었다.






이런 이야기는 Y씨만의 것이 아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일의 ‘이유’ 없이 일의 ‘형식’만 유지하는 상태에 빠져 있다.
이유가 사라진 자리는, ‘해야만 하는 일’이 차지한다.
업무는 스프레드시트 위의 셀로,
보고서는 PPT의 표지로,
사람은 슬랙의 회색 점으로 남는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일에 대해 점점 더 ‘소모적 감정’을 느낀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허탈감,
“이 일은 나와 무관하다”는 거리감,
그리고 “그만두고 싶다”는 반복되는 생각.






조직도 이들을 설득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건 원래 다 그래”,
“지금 힘든 건 당연해”라며 무시하거나 회피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사람은 의미가 없으면 지속할 수 없다는 점이다.






조직은 몰라도, 사람은 안다.
지속가능한 일은
동기와 연결된 일이어야 한다는 걸.
지금 눈앞의 보상이 아니라,
왜 이것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의미가 결여된 업무는 버티기가 아니라, 사라짐으로 이어진다.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 현상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결과다.


구성원은 실제로 퇴사하지 않더라도
업무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
일은 ‘시간을 채우는 행위’가 되고,
조직은 ‘소속의 감각이 없는 공간’이 된다.






이런 사람들은 소리 없이 이직 준비를 하고,
한 해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으며,
더 나은 ‘의미’를 찾아 떠날 준비를 한다.


그리고 그 숫자는 점점 늘어난다.






지금 우리가 다시 묻고, 다시 답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조직의 유지, 개인의 성장,
그 어떤 것도 ‘이유 없는 일’에서 비롯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의 이유는 어디에서 오는가”




“정말 재밌는 일이었어요. 월급은 적었지만 아침마다 설렜죠.”
이 말은 대기업을 그만두고 비영리조직으로 이직한 한 청년의 이야기다.
그는 “성과 기준이 모호하고, 조직문화도 어수선했지만,
그럼에도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감정은 ‘일의 이유’가 명확할 때 생기는 내적 동기다.
성과가 좋지 않아도, 급여가 낮아도,
일 자체가 자신의 가치와 연결되어 있을 때
사람은 기꺼이 움직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의 이유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첫째, 일의 목적성이다.
그 일이 무엇을 위한 일인지,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감각’이 있어야 한다.
단순한 반복업무라도,
그 끝에 ‘고객의 시간 절약’이 있거나,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맥락이 붙는다면
그 일은 달리 보인다.


둘째, 일의 연결성이다.
내가 하는 일이 전체 조직이나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인식하는 것.
‘나는 단순히 보고서를 쓰는 게 아니라,
이 보고서가 정책을 결정하는 근거가 된다’는 연결 감각이 있을 때
일은 생명을 얻는다.


셋째, 일의 성장성이다.
이 일이 나를 어떻게 성장시키는지,
어떤 역량을 축적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믿음.
즉각적인 성과는 없을지라도
장기적인 커리어 설계 안에서 ‘디딤돌’이 되는 일은
지속가능한 동기를 만들어낸다.






‘일의 이유’는 외부에서 주어지지 않는다.
조직이 명확하게 설명해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일의 의미를 발견하는 능력은 개인의 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과제를 조직이 돕지 않는다면,
결국 사람들은 떠난다.
몸은 남아도, 마음은 없어진다.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은,
크고 멋진 미션을 수행한다는 말이 아니다.
작은 단위의 일에서도 ‘가치 있는 연결’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연결은 직무 안에서, 고객과의 관계 안에서,
나의 일과 사회와의 접점 안에서 피어난다.






결국, 일의 이유는 스스로 물어야만 얻어진다.
그 질문을 조직이 회피하거나,
사람들이 던지지 않게 만들면
그 순간부터 일은 정체되고 조직은 느슨해진다.









이유 있는 일이 사람을 움직인다




인사팀에 근무하는 한 중간관리자는 최근 신입사원 면담을 하며 느낀 점을 이렇게 말했다.
“요즘 MZ세대 친구들은 연봉보다 ‘일이 왜 중요한지’를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과급보다 ‘이 일에 내 존재가 왜 필요한가’를 확인하려 하죠.”
그는 처음엔 다소 당황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질문이
조직에 꼭 필요한 것이란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이유 있는 일은 사람의 태도를 바꾼다.
단순히 지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일이 필요한가’를 이해한 사람은 스스로 움직인다.
몰입은 동기에서 시작되며, 동기는 이유에서 나온다.






● ‘이유’가 있을 때 자율성이 생긴다



‘자율적으로 일하라’는 말이 늘 통하지는 않는다.
일의 맥락과 목적에 대한 설명 없이 자율성을 부여하면,
사람들은 오히려 혼란스러워하고, 일을 회피하게 된다.
하지만 그 일이 필요한 이유를 충분히 알고 있다면
정해진 절차가 없어도 스스로 방향을 잡는다.
“왜 하는지”를 알 때 “어떻게 할지”를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병원 행정팀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단순한 자료 정리 업무조차
“의료진이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환자를 볼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해주는 일”이라고 믿는다.
그 믿음은 단순 업무에도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해와 몰입의 차이는 ‘이유’의 유무에서 갈린다.






● ‘이유’가 있을 때 어려움이 견딜 수 있다



업무란 언제나 순탄하지 않다.
지루함, 과로, 조직의 갈등, 실패의 경험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버티게 하는 원천은 ‘이유’다.
‘왜 해야 하는가’가 분명한 사람은
실패의 순간에도 그것을 의미 있는 경험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는 심리학의 오래된 명제,
“고통이 아닌, 고통의 의미가 인간을 지탱한다”는 말과 맞닿아 있다.
같은 노동, 같은 피로감도
이유 있는 사람과 이유 없는 사람에게는 완전히 다른 감정으로 다가온다.






● ‘이유’가 있을 때 이직이 아닌 기여로 이어진다



최근 MZ세대의 이직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조직이 제공하는 ‘연봉’이나 ‘복지’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나의 일이 전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감각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떠나는 이유는,
더 많은 돈이 아니라 더 큰 의미를 찾아서다.


반면, 일의 의미를 발견한 사람은 떠나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이 일을 통해 어떤 기여를 하고 싶다”는 의식을 갖고 조직과 함께 성장하려 한다.
이유가 기여로 전환되는 순간,
조직과 개인은 함께 몰입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 ‘이유’는 누가 주는가?



중요한 질문이다.
이유는 조직이 주는가, 개인이 찾아야 하는가?
정답은, 둘 다다.


조직은 ‘일의 목적’을 끊임없이 설명하고,
그 목적에 사람을 연결해야 한다.
동시에 개인은 자신의 가치와 일의 접점을 주도적으로 탐색해야 한다.
조직과 개인의 이 연결 고리가 바로
오늘날 우리가 다시 묻고 다시 답해야 할 질문의 핵심이다.








마무리




우리는 지금, 다시 ‘왜 일하는가’를 물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질문은 더 이상 철학적인 탐색이 아니다.
일에 대한 감정이 조직의 성과를 좌우하고,
일의 이유가 개인의 삶을 흔드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단지 생존을 위한 노동에서 벗어나,
‘의미를 만들어내는 활동’으로서의 일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일은,
“지시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이유를 알아서 스스로 움직이는 일”이어야 한다.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건 결코 게으른 회피가 아니다.
그 질문에 진심으로 답을 구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 멀리 간다. 더 오래 몰입한다. 더 크게 기여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유를 묻는 용기”이자,
“이유를 말해주는 조직”이다.









오늘의 질문




“나는 지금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는가, 아니면 그냥 버티고 있는가?”
“이유 있는 일이 주어지기를 기다리는가, 아니면 내가 찾고 있는가?”


이 질문은 직장인이든, 취준생이든, 관리자든 모두에게 던져진다.
그리고 이 질문에 진지하게 답해보는 순간,
당신의 일과 커리어는 새로운 궤도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 2일 행복? Ch.1 | EP.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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