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조직행동론을 다시 써야 하는가

[Prologue]

왜 지금 ‘조직행동론을 다시 써야 하는가’




조직은 언제나 사람들의 행동 위에 세워져 왔다. 기업이든, 학교든, 정부 기관이든, 조직은 본질적으로 ‘사람이 모여 함께 일하는 장(場)’이며, 그 속에서 드러나는 태도와 감정, 동기와 관계가 곧 성과와 문화를 결정한다. 그래서 지난 수십 년간 경영학의 한 축을 담당해온 조직행동론은,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이해하고 설명함으로써 조직을 더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는 학문적·실천적 노력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과거와 전혀 다른 질문 앞에 서 있다. “과연 기존의 조직행동론으로 오늘의 조직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그 질문이 강력해진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세대의 교체다. 이제 조직의 주역은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에서 MZ세대로 넘어왔다. 이들은 기존의 연공서열적 문화에 순응하기보다, 자신의 목소리와 삶의 균형, 그리고 ‘의미 있는 일’을 우선시한다. 전통적 조직행동론에서 다뤄온 동기부여 이론이나 리더십 이론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MZ세대가 경험하는 조직 현실을 충분히 포착하기에는 어딘가 낡아 보인다.


둘째는 기술의 혁명, 특히 AI의 등장이다. 인공지능은 이제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보조 수단이 아니라, 채용·성과관리·팀워크·의사결정 등 조직의 거의 모든 장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채용 과정에서 AI 면접관이 지원자의 표정과 목소리를 분석하고, 협업 과정에서 AI 도구가 회의록을 자동 작성하며, 리더는 AI 대시보드를 통해 팀원의 성과와 협업 패턴을 실시간으로 점검한다. 전통적 조직행동론이 가정하던 ‘인간 중심의 상호작용’은 이제 ‘인간+AI의 상호작용’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 두 가지 변화는 단순한 환경적 요인이 아니라, 조직행동론의 근본적 전제 자체를 흔드는 힘이다. 예컨대 과거에는 ‘동기는 내적 욕구와 외적 보상 사이에서 형성된다’고 보았다. 하지만 지금의 MZ세대는 “내가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 회사가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통해 동기를 정의한다. 이는 매슬로우의 욕구단계 이론이나 허즈버그의 동기-위생 이론을 새로운 언어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리더십 연구도 더 이상 카리스마적 리더나 권위적 리더십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MZ세대는 ‘진정성(authenticity)’과 ‘공감(empathy)’을 리더의 핵심 덕목으로 요구하며, 때로는 리더보다 동료나 네트워크를 더 신뢰하기도 한다.


AI의 등장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를 제기한다. 조직행동론의 많은 연구가 ‘인간의 한계’를 전제로 발전해왔다. 제한된 합리성, 인지 편향, 집단사고와 같은 개념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제 AI는 인간이 가진 정보 처리의 한계를 보완하며, 새로운 방식의 집단지성을 가능하게 한다. 동시에, AI의 편향과 불투명성은 또 다른 윤리적·심리적 과제를 낳는다. “AI가 내린 결정은 공정한가?”, “AI는 심리적 안전감을 해치지 않는가?”라는 질문은 과거 교과서에는 없던 문제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조직행동론을 다시 써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이는 기존 이론을 폐기하자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전통적 이론을 토대로, MZ세대와 AI 시대의 맥락에서 재해석하고 확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직행동론은 더 이상 과거의 안정된 기업 질서를 설명하는 학문이 아니라,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인간과 기술, 세대와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동적이고 열린 학문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의 프롤로그는 바로 그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앞으로 만나게 될 각 장(2회차~29회차)은 전통적 주제(동기, 리더십, 팀워크, 의사결정 등)를 새롭게 다루되, MZ세대와 AI라는 렌즈를 통해 다시 읽어내는 작업이다. “왜 지금 조직행동론을 다시 써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곧 “조직 속에서 인간답게 일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기술과 공존하는 조직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과 이어진다. 이 여정을 통해 독자는 낡은 교과서적 정의를 넘어, 지금 이 순간 살아 움직이는 조직의 얼굴을 만나게 될 것이다.










전통적 조직행동론의 뿌리와 한계




조직행동론(Organizational Behavior, OB)의 역사를 돌아보면, 그것은 곧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조직이 본격적으로 학문의 대상으로 등장한 것은 20세기 초 산업화 시기였다. 과학적 관리법을 제시한 프레더릭 테일러(F. W. Taylor)의 연구는 노동자를 기계의 부속품처럼 다루었지만, 효율성이라는 목표를 통해 초기 경영학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곧 엘튼 메이요(Elton Mayo)의 호손 실험을 통해 인간은 단순한 생산 요소가 아니라, 감정과 관계를 지닌 사회적 존재라는 사실이 부각되었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인간관계론(Human Relations Movement)의 시작이었다.


이후 조직행동론은 심리학과 사회학의 성과를 적극 흡수하며 성장했다.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이론(Maslow’s Hierarchy of Needs), 허즈버그의 동기-위생 이론(Herzberg’s Two-Factor Theory), 맥그리거의 X·Y이론(McGregor’s Theory X and Theory Y) 등은 개인의 동기를 설명하는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성격 연구에서는 Big Five 성격 요인, 리더십 연구에서는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 같은 틀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이론들은 오늘날까지도 조직행동론 교과서의 기본 뼈대를 이루며, 경영학 수업이나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에서 여전히 인용된다.


이 전통적 조직행동론의 장점은 명확하다. 첫째, 보편적 원리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욕구와 동기를 가지고 있으며, 집단 속에서 사회적 영향을 받으며 행동한다. 따라서 어떤 국가, 어떤 산업에서든 적용할 수 있는 기본 틀이 필요했고, 전통적 조직행동론은 그 요구를 충족시켰다. 둘째, 경영 실무와 학문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했다. 리더십 교육, 성과관리 제도, 팀 빌딩 프로그램 등 수많은 조직개발 활동이 이러한 이론을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뚜렷한 한계도 존재한다. 첫째, 시대적 맥락의 변화에 둔감했다. 매슬로우가 욕구 단계 이론을 발표할 당시, 직장은 ‘생계 수단’으로서의 성격이 강했고, 조직은 ‘평생 고용’이 가능한 안정적 환경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의 MZ세대에게 일은 단순한 생계가 아니라, 자기실현·성장·사회적 기여의 무대다. 전통적 이론은 이들의 ‘의미 추구적 동기’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둘째, 위계적·연공 중심 조직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과거의 조직은 상사가 지시하고, 부하가 따르는 구조가 당연시되었다. 따라서 리더십 연구도 권위와 통제를 기반으로 한 모델이 많았다. 그러나 MZ세대는 권위보다 진정성(authenticity)을, 지시보다 협력(cooperation)을 요구한다.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관계는 일방향적이 아니라 상호작용적이다. 이런 변화를 전통적 OB 이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셋째, 기술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전통적 OB 연구에서 기술은 단순히 ‘업무 도구’로 다뤄졌다. 그러나 이제 AI와 디지털 협업 툴은 조직 내 상호작용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가상 협업, 원격근무, 데이터 기반 성과 측정은 전통적 연구 틀을 넘어선 새로운 변수들이다. 과거의 OB가 인간 대 인간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인간-기계-조직의 상호작용까지 고려해야 한다.


결국 전통적 조직행동론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기초를 제공하지만, 그 자체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대가 달라지고, 세대가 바뀌고, 기술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우리는 기존 이론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을 넘어 재해석(re-interpretation)해야 한다. 고전 이론은 과거의 조직을 이해하는 데는 탁월했지만, 현재의 MZ세대와 AI 시대 조직을 설명하기에는 빈틈이 크다.


따라서 이 책은 전통적 조직행동론의 뿌리를 존중하되, 그것을 오늘의 맥락에 맞게 다시 써 내려가려 한다. “무엇이 변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면서, 동시에 “무엇은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질문을 함께 붙들 것이다. 조직행동론의 재해석은 곧 과거와 현재, 인간과 기술, 안정과 유연 사이의 새로운 다리를 놓는 작업이다.










MZ세대가 조직에 던진 질문




조직은 언제나 세대의 영향을 받아왔다. 베이비붐 세대가 조직의 근간을 이루던 시절에는 ‘성실히 일하면 보상받는다’는 믿음이 조직문화의 중심을 차지했다. X세대가 주류로 부상했을 때는 성과주의와 글로벌 경쟁이 강조되며 “능력 있는 자가 인정받는다”는 구호가 힘을 얻었다. 그러나 지금의 조직은 완전히 다른 목소리에 직면해 있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MZ세대다.


MZ세대는 단순히 연령 집단을 넘어, 조직행동론의 새로운 실험대이자 도전 과제를 만들어내는 세대다. 이들이 던지는 질문은 과거 세대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지점에 집중되어 있다. 그 질문들은 기존 이론의 틀을 흔들고, 새로운 해석을 요구한다.






1)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 의미의 질문



MZ세대는 단순히 월급을 받기 위해 일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내 일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이다. 같은 프로젝트라도 단순히 이익을 내는 데 기여하는 것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연결되는 것은 완전히 다르게 인식된다.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이론에서는 ‘자아실현’이 가장 높은 단계로 설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MZ세대에게 자아실현은 더 이상 ‘마지막 단계’가 아니다. 일의 출발점에서부터 이미 자아실현을 전제로 삼는다. “내 커리어는 사회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가?”, “내가 속한 조직은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는 의미 중심적 동기부여 이론으로 조직행동론을 재구성할 필요성을 드러낸다.






2) “왜 꼭 이렇게 해야 하는가?” – 자율성과 유연성의 질문



기성세대에게는 상사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MZ세대는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절차와 규율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합리적 설명이 없으면 납득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율성과 유연성을 핵심 가치로 여긴다. 일하는 방식에서 재택근무, 하이브리드 근무를 선호하며, 시간과 공간의 구속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조직행동론에서 오래 전부터 논의되어온 직무설계(job design)와 동기부여 연구는, 이제 유연근무제와 자율적 업무 설계라는 새로운 실험과 맞닿아야 한다.






3) “리더는 무엇을 해줘야 하는가?” – 권위에서 진정성으로



과거에는 리더가 권위를 갖추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MZ세대는 권위적 리더십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진정성(authenticity)공감(empathy)이다.


리더가 단순히 성과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듣고, 감정을 존중하며, 인간적 소통을 할 때 비로소 따를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이는 변혁적 리더십이나 거래적 리더십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서번트 리더십, 코칭 리더십, 디지털 멘토링과 같은 새로운 리더십 모델이 필요한 이유다.






4) “이 조직은 나를 어떻게 존중하는가?” – 공정성과 투명성의 질문



MZ세대는 불공정을 가장 강하게 거부한다. 승진·평가·보상에서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 조직에 대한 몰입을 빠르게 철회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불공정 사례가 즉시 확산되면서, 조직은 더 큰 압박을 받는다.


과거에는 구성원이 불만을 속으로 삭이고 참고 일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MZ세대는 목소리를 내고, 때로는 퇴사라는 선택으로 응답한다. 따라서 조직행동론은 조직공정성 이론을 단순히 분배·절차·상호작용의 차원에서 설명하는 것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투명성과 연결해야 한다.






5) “나는 이 조직에서 성장할 수 있는가?” – 경력과 학습의 질문



MZ세대는 ‘평생직장’을 기대하지 않는다. 대신 ‘평생학습’을 원한다. 조직에 머무는 이유도 단순히 보상 때문이 아니라, 성장과 배움의 기회 때문이다.


따라서 조직행동론에서 다루어온 경력태도와 학습이론은 뉴커리어리즘(new careerism)과 연결되어야 한다. 개인이 자기주도적으로 경력을 설계하고, 조직은 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화해야 한다. 조직학습과 집단지성도 더 이상 조직 차원의 전략적 과제가 아니라, 구성원의 일상적 기대치가 되고 있다.






MZ세대 질문이 주는 함의



이 다섯 가지 질문은 단순한 세대의 특성이 아니다. 그것은 곧 조직행동론이 다시 쓰여야 하는 이유이며, 새로운 연구·실천의 출발점이다.


- 동기의 재정의: 보상 중심 → 의미 중심

- 리더십의 재해석: 권위 중심 → 진정성·공감 중심

- 조직문화의 변화: 침묵과 순응 → 공정성과 투명성

- 경력 태도의 전환: 안정적 고용 → 자기주도 성장


결국 MZ세대는 조직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조직행동론의 낡은 전제를 해체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다. 과거의 이론을 답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이 질문들을 새로운 연구 주제이자 실천 과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정리



MZ세대는 더 이상 조직의 ‘소수 의견’이 아니다. 이들은 이미 다수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았고, 곧 리더의 위치에도 오를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던지는 질문은 조직행동론 전체를 뒤흔드는 시대적 과제다.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왜 꼭 이렇게 해야 하는가?”, “리더는 무엇을 해줘야 하는가?”, “이 조직은 나를 어떻게 존중하는가?”, “나는 이곳에서 성장할 수 있는가?” — 이 물음들은 교과서 속 문장을 현실 속 생생한 주제로 바꿔 놓았다.


앞으로의 조직행동론은 이 질문들에 응답하는 학문이자 실천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 여정을 함께 시작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AI가 조직행동을 다시 쓰는 방식




조직행동론은 본래 ‘사람의 행동’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과 AI가 함께 조직을 구성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AI는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니라, 채용·성과관리·팀워크·의사결정 등 조직행동의 거의 모든 장면에 스며들고 있다. 이로 인해 전통적 조직행동론의 주요 개념들이 근본적으로 다시 쓰이고 있다.






1) 채용과 인재 선발 – ‘AI 면접관’의 등장



과거 인재 선발은 서류와 면접관의 주관적 판단에 크게 의존했다. 하지만 최근 많은 기업들이 AI 기반 채용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AI는 지원자의 말투, 표정, 목소리 톤을 분석하고, 수천 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합성 점수’를 산출한다.


- 긍정적 효과: 지원자 간의 형식적 스펙 차별을 줄이고,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한 선발 가능.

- 부정적 문제: 알고리즘 편향으로 인해 특정 성별, 연령, 배경을 불리하게 평가할 위험.


이는 조직행동론의 ‘공정성’ 개념을 새롭게 던진다. 과거에는 면접관의 편향을 줄이는 것이 과제였다면, 이제는 AI의 편향을 관리하고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이 과제가 되었다.






2) 성과관리 – 데이터 중심 평가로의 전환



성과관리는 조직행동론의 전통적 주제였다. 하지만 AI는 이를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AI는 프로젝트 기여도, 회의 발언 빈도, 메신저 기록 등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개인의 성과를 수치화한다.


- 장점: 리더의 주관적 판단을 보완하고, 협업 기여도를 정량화할 수 있음.

- 위험: 과도한 데이터 모니터링은 심리적 압박을 초래하고, 안전감을 저해할 수 있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성과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이다. AI는 수치를 잘 계산하지만, 의미 있는 기여와 창의성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는 성과주의와 공정성 논의가 AI 시대 조직행동론에서 다시 쓰여야 함을 보여준다.






3) 팀워크와 협업 – 디지털 협업 툴과 AI 보조자



과거 팀워크 연구는 주로 대면 상황에서의 상호작용을 분석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팀은 원격·하이브리드 형태로 운영되며, AI가 이를 돕는다.

AI는 회의록을 자동 작성하고, 발언 비율을 분석하며, 팀 내 의사소통 패턴을 시각화한다.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가 강조한 심리적 안전감은, 이제 디지털 공간에서도 구현되어야 한다.


AI는 팀워크의 효율을 높이지만, 동시에 ‘감시받는 느낌’을 강화할 수도 있다. 따라서 조직행동론은 AI가 팀워크에 미치는 이중적 효과를 설명할 새로운 언어가 필요하다.






4) 의사결정 – 직관에서 데이터와 AI로



사이먼의 ‘제한된 합리성’은 인간이 모든 정보를 처리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제 AI는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며 방대한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낸다.


- 긍정적 측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DDDM)과 예측 분석이 가능해져 더 합리적 선택이 가능.

- 부정적 측면: AI 의존이 심화되면 인간의 직관·창의적 판단이 약화될 수 있음.


AI 시대 의사결정의 핵심은 인간과 AI의 협업이다. 즉, AI는 ‘조언자’이고 최종 판단은 인간이 내려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5) 리더십 – 데이터 기반 리더로의 전환



AI는 리더십의 성격도 바꾸고 있다. 과거 리더는 경험과 카리스마를 기반으로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제 리더는 AI 대시보드를 통해 팀원의 성과와 협업 패턴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 데이터는 리더의 판단을 보완하지만, 리더십을 ‘숫자 관리자’로 축소시킬 위험이 있다.

- 따라서 AI 시대의 리더십은 데이터 기반 판단력 + 인간적 공감 능력의 결합으로 정의된다.


MZ세대는 특히 진정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데이터로만 움직이는 리더보다 데이터를 이해하면서도 인간적 관계를 중시하는 리더를 더 따르게 된다.






6) 조직문화 – 감시와 투명성의 양날의 검



조직문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행동 규범과 가치의 체계다. AI와 디지털 기술은 조직문화에 새로운 긴장을 만들어낸다.

한편으로는 투명성이 강화된다. 데이터 기반 평가는 불공정 논란을 줄이고, 성과를 명확히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것이 기록되는 문화’가 구성원의 자유로운 발언과 실험을 위축시킬 수 있다.


즉, AI 시대 조직문화의 과제는 투명성과 심리적 안전감의 균형이다.






7) 종합 – AI가 다시 쓰는 조직행동론



AI는 조직행동론의 거의 모든 전통적 주제—채용, 성과, 팀워크, 의사결정, 리더십, 문화—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AI가 더 공정한가?”, “AI는 인간의 심리적 안전감을 보장하는가?”, “AI와 인간의 협업은 어떻게 설계되어야 하는가?”


결국 AI가 조직행동론을 다시 쓰는 방식은 단순한 기술 혁신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조직 내 인간 행동의 전제와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과정이다. AI는 인간을 대체하지 않는다. 대신 인간과 함께 새로운 조직의 룰을 만들어간다.






정리



AI는 조직행동론에 두 가지 메시지를 전한다. 하나는 “더 이상 인간만의 이론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러나 인간 없는 조직행동론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AI가 조직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답은 기술 그 자체보다, 인간이 AI와 어떤 방식으로 공존하려 하느냐에 달려 있다. 조직행동론은 이제 ‘인간+AI의 상호작용’을 본격적으로 탐구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세대와 기술이 만나는 조직의 현장




조직의 현장은 언제나 복잡한 이해관계와 갈등이 뒤섞인 공간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그 복잡성은 더욱 심화되었다. 바로 세대 교체와 기술 혁신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회의실, 협업 툴, 성과 평가 현장에서 세대와 기술이 만나는 순간은 조직행동론의 새로운 실험실이 되고 있다.






1) 회의실의 풍경 – 세대와 기술의 대화법



전통적인 회의실을 떠올려 보자. 상사가 앞자리에 앉고, 직원들은 차례대로 보고한다. 질문은 최소화되고, 결정은 리더가 내린다. 그러나 지금은 풍경이 달라졌다.

베이비붐 세대 관리자는 대면 보고와 문서 자료를 선호한다.

X세대는 이메일을 중심으로 준비된 안건을 확인하려 한다.

MZ세대는 슬랙이나 노션에 사전 자료를 올려두고, 회의는 토론 중심으로 운영하기를 원한다.


여기에 AI 회의록 시스템이 개입한다. 자동으로 발언을 기록하고 요약해주며, 발언 비율을 분석하여 누가 참여했는지를 보여준다. 기성세대는 “기계가 인간의 대화를 감시한다”며 불편해하지만, MZ세대는 “투명성과 효율성이 높아졌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같은 회의라도 세대별 해석이 다르고, AI라는 제3의 존재가 그 차이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2) 협업 현장의 충돌 – 절차냐, 속도냐



프로젝트 협업 과정에서도 세대와 기술은 충돌한다. 기성세대는 절차와 보고 체계를 중시한다. “문서로 남겨야 책임이 분명하다”는 사고방식이 강하다. 반면 MZ세대는 속도와 유연성을 중시한다. “일단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아 바로 수정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AI 기반 협업 툴은 이런 MZ세대의 방식과 잘 맞는다. 구글 드라이브, 노션, Jira 같은 툴은 실시간으로 기록과 수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실시간 수정”은 효율적이지만, 책임의 경계를 흐릴 수 있다. 누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모호해지고, 기성세대는 이를 불안하게 느낀다. 결국 협업 툴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세대 간 조직행동의 가치관 차이를 드러내는 거울이 된다.






3) 성과 평가의 장 – 데이터와 감정의 충돌



성과 평가는 세대와 기술이 가장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지점이다. 기성세대 리더는 오랜 경험과 ‘사람을 보는 눈’을 강조하며 평가한다. 그러나 MZ세대는 AI가 수집한 데이터를 근거로 “내가 기여한 부분이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AI 성과관리 시스템은 협업 기여도, 보고서 작성량, 커뮤니케이션 빈도 등을 수치화한다. MZ세대는 이를 “투명한 기준”으로 받아들이지만, 기성세대는 “수치만으로는 사람의 진짜 가치를 볼 수 없다”고 반발한다. 여기서 갈등이 생긴다. AI가 제시하는 데이터와 리더의 주관적 평가가 충돌하면서, 신뢰의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다.






4) 조직문화의 변화 – 안전감 vs 감시감



MZ세대는 조직에서 심리적 안전감을 원한다. 실수해도 처벌받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어야 몰입할 수 있다. 그러나 AI 기반 모니터링은 때로는 안전감을 강화하기보다 감시감을 키운다.


예를 들어, 원격근무 상황에서 AI가 근무 시간을 체크하고, 업무 산출물을 자동 기록하면, MZ세대는 “성과만으로 평가받으니 공정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모든 행동이 기록된다”는 사실은 불안을 증폭시킨다. 이는 AI가 조직문화에 투명성과 불안이라는 양날의 검을 동시에 들이대는 상황을 보여준다.






5) 세대와 기술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질서



이처럼 조직의 현장은 세대와 기술의 차이를 단순히 ‘갈등’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오히려 양쪽의 장점을 결합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기성세대의 장점: 절차적 정합성, 책임성 강조.

MZ세대의 장점: 속도, 유연성, 의미 추구.

AI의 장점: 데이터 기반의 객관성, 효율성.


이 세 가지 요소가 적절히 결합될 때, 조직은 더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문제는 어느 하나가 다른 것을 완전히 압도하려 할 때다. 기성세대가 권위를 내세워 AI와 MZ세대를 억누르거나, 반대로 MZ세대가 전통을 무시하고 기술만을 맹신할 때, 조직은 균열을 경험한다. 세대와 기술의 균형적 공존이야말로 미래 조직의 핵심 과제다.






정리



세대와 기술이 만나는 현장은 오늘날 조직행동의 가장 생생한 교차점이다. 회의실, 협업 툴, 성과 평가, 조직문화 등 곳곳에서 세대의 가치와 기술의 힘이 맞부딪히며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단순한 충돌이 아니라, 새로운 조직 패러다임으로 나아가는 진통 과정이다.


조직행동론은 이제 사람과 기술, 세대와 세대가 만나는 이 현장을 외면할 수 없다. 오히려 여기서 조직행동론의 새로운 정의가 만들어지고 있다. AI와 MZ세대는 과거의 조직이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과 갈등을 동시에 가져왔으며, 조직은 이들의 만남 속에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새로운 조직행동론의 방향 제시




조직행동론은 지난 100여 년 동안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틀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그 틀 자체를 다시 그려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단순히 ‘기존 이론의 업데이트’가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맞는 재해석과 확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조직행동론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1) 동기의 재구성 – 보상에서 의미로



전통적 동기이론은 급여, 승진, 안정과 같은 외적 요인에 무게를 두었다. 그러나 MZ세대는 “이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내 성장은 보장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따라서 조직행동론은 ‘의미 중심적 동기’를 연구 축으로 삼아야 한다.


- 직무만족(Job Satisfaction)보다 직무의미(Job Meaning)에 초점을 둘 것.

- 단기 성과 동기에서 장기 성장 동기로 연구 영역 확장.

- 개인 욕구 충족에서 사회적 가치·지속가능성 기여로 시야 전환.






2) 리더십의 재해석 – 권위에서 진정성으로



과거 리더십 연구는 카리스마, 통제, 권위를 강조했다. 그러나 MZ세대와 AI 시대의 리더십은 진정성과 공감, 그리고 데이터 활용 능력을 요구한다.


-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과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통합적으로 재조명.

- 데이터 기반 리더십(Data-informed Leadership) 개념 도입 → AI가 제시하는 정보를 읽고 해석하는 역량.

- 권위적 리더에서 멘토·코치형 리더로의 전환.






3) 팀워크와 조직문화 – 심리적 안전감과 투명성



팀워크는 더 이상 물리적 공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원격근무, 하이브리드 협업, AI 협업 툴이 일상이 되었다. 새로운 조직행동론은 팀워크의 본질을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투명성(transparency)의 균형에서 찾아야 한다.

AI가 제공하는 데이터 기반 투명성을 신뢰 강화의 도구로 활용.

동시에 자유로운 발언과 실험을 가능하게 하는 안전감 보장.

조직문화 연구를 ‘가치 공유’ 중심에서 ‘안전감·투명성’ 중심으로 확장.






4) 의사결정 – 인간과 AI의 협업



과거 의사결정 이론은 인간의 인지적 한계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제 AI는 그 한계를 보완한다. 따라서 새로운 조직행동론은 Human-AI Decision Making을 주요 주제로 삼아야 한다.

AI는 데이터와 패턴 분석을 제공.

인간은 윤리적 판단과 창의적 통찰을 제공.

두 요소가 결합될 때 ‘합리성’과 ‘가치’가 함께 반영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5) 경력과 학습 – 자기주도와 집단지성



MZ세대는 안정된 고용보다 자기주도적 성장과 학습을 중시한다. 여기에 AI 기반 학습 플랫폼과 집단지성이 결합하면, 새로운 경력 개발 모델이 가능하다.


- 뉴커리어리즘(New Careerism) 연구 강화: 프로티언(protean), 무경계(boundaryless) 경력태도.

- 조직학습(Organizational Learning) 연구의 확장: 집단지성과 AI 학습 시스템의 결합.

- 경력 관리 연구의 새로운 축: 개인·조직·AI의 공동 설계(Co-design).






6) 윤리와 책임 – AI 시대의 신뢰



AI는 많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윤리적 문제를 낳는다. 알고리즘 편향, 데이터 프라이버시, 투명성 부족 등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조직행동론은 윤리를 부차적 논의가 아닌 핵심 연구 축으로 삼아야 한다.


- 조직공정성 이론을 AI 맥락에서 재해석.

- ESG, DEI, 지속가능성과 연결된 조직윤리 연구 강화.

- AI 윤리 + 인간 책임을 결합하는 거버넌스 구조 탐구.






정리 – 공진화의 패러다임



앞으로의 조직행동론은 인간과 AI, 세대와 세대, 의미와 성과가 함께 얽히는 장을 탐구하는 학문이 될 것이다.

- 과거: 조직행동론 = 인간의 행동 이해.

- 미래: 조직행동론 = 인간-기술-세대의 공진화(Co-evolution) 연구.


이 책은 이러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안하며, 전통적 이론의 뿌리를 존중하면서도 MZ세대와 AI 시대의 조직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가려 한다. 결국 조직행동론은 더 이상 과거의 교과서 속 지식이 아니라, 살아 있는 조직 현실을 해석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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