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시 조직행동인가 Part.1 | EP.1
지금의 질문은 달라졌다. “AI도 구성원이 될 수 있는가?”, “MZ세대는 왜 안정이 아니라 성장을 택하는가?”, “리더십은 사람만의 것인가, 데이터도 리더가 될 수 있는가?” 같은 새로운 물음들이 등장했다.
Part 2. 개인 행동과 일의 재구성(5회)
Part 3.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진화(5회)
Part 4. 팀과 협업의 재설계(5회)
Part 5. 조직문화와 제도의 변화(5회)
Part 6. 변화관리와 미래 전망(4회)
월요일 아침, 한 대기업 신입사원이 상사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팀장님, 굳이 출근해서 회의해야 할까요? 슬랙에 자료 다 올렸는데, 온라인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순간 회의실에 정적이 흘렀다. 상사는 전통적으로 ‘대면 보고’를 당연하게 여겨왔고, 신입사원의 말은 일종의 도전처럼 들렸다. 그러나 당사자에게는 단순히 더 효율적인 방법을 제안한 것일 뿐이었다.
또 다른 장면은 얼마 전 한 스타트업에서 벌어졌다. 화상회의 중 누군가 긴 설명을 이어가자, AI 회의록 시스템이 자동으로 요약을 내놓았다. “이 발언의 핵심은 ○○입니다.” 모두가 잠시 웃음을 터뜨렸지만, 동시에 놀랐다. 회의의 흐름을 정리하는 역할이 이제 AI 동료에게 넘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두 장면은 사소한 에피소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조직행동론의 근본적 질문을 흔들고 있다. 전통적으로 조직행동론은 사람을 중심에 두고, “사람은 왜 일하는가?”, “사람은 어떻게 협력하는가?”, “리더는 어떻게 영향력을 발휘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왔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새로운 물음을 던지게 된다.
“AI도 조직의 구성원으로 볼 수 있는가?”
“세대가 달라지면 협력의 방식도 달라져야 하는가?”
“리더십은 사람만이 발휘할 수 있는 것인가, 데이터도 리더십을 가질 수 있는가?”
과거의 조직은 비교적 단순했다. 비슷한 세대가 모여 위계와 절차에 따라 움직였고, 기술은 그 과정을 보조하는 도구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조직은 다르다. MZ세대는 위계와 절차보다 의미와 자율성을 중시한다. AI는 단순 보조가 아니라, 인간과 협력하며 조직행동의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조직행동론이라는 학문 자체에 던져진 도전장이다. 기존 이론의 토대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오늘날의 현실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조직의 언어는 이미 달라지고 있다. HR 담당자는 채용 면접에서 “AI 알고리즘의 공정성”을 고민하고, 팀장은 “MZ세대의 이탈을 막기 위한 피드백 방식”을 찾는다. 연구자들이 다뤄온 ‘동기’나 ‘리더십’이라는 주제가, 이제는 AI와 세대 변화라는 새로운 맥락 속에서 재구성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회차는 바로 그 물음에서 출발한다. AI와 MZ세대가 조직에 어떤 새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이 질문에 어떤 방식으로 답해야 하는가? 이 물음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전통적 조직행동론의 장(章)은 끝나지 않았지만, 새로운 장(章)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조직행동론(Organizational Behavior, OB)은 늘 사람이 조직 안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했다. 다시 말해, OB는 경영학의 다른 분야처럼 숫자와 재무제표를 연구하기보다, 조직 속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다 보니 초창기부터 몇 가지 전통적 질문들이 반복해서 제기되어 왔다. 오늘날 우리가 다시 던져야 할 질문도, 사실 이 고전적 물음들에서 시작된다.
OB의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물음은 “사람들은 왜 일하는가?”이다.
-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이론은 인간의 욕구가 생리적 욕구에서 자아실현 욕구까지 위계적으로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 허즈버그의 동기-위생 이론은 급여·환경 같은 위생 요인은 불만을 줄일 뿐이며, 진짜 동기는 성취·성장 같은 요인에서 나온다고 했다.
- 맥그리거의 X-Y이론은 인간을 게으르고 통제받아야 하는 존재(X)로 볼 것인가, 자율적으로 성취를 추구하는 존재(Y)로 볼 것인가를 구분했다.
즉, 전통적 OB는 사람들의 일하는 이유를 욕구와 동기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이해하고자 했다.
조직은 개인이 모여 만드는 집단이고, 집단은 다시 팀으로 구체화된다. 그래서 OB는 늘 “사람들은 어떻게 협력하는가?”라는 질문을 붙잡아 왔다.
-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 집단에 속하면 개인이 책임을 회피하고 덜 노력하는 현상.
- 집단사고(Groupthink): 비판 없이 합의에 매몰되는 의사결정 오류.
- 턱맨의 팀 발달 단계(형성–격동–규범화–성과): 팀워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전하는 과정임을 강조.
즉, OB는 협력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탐구하며, 효과적인 팀워크를 위한 조건을 밝히려 했다.
리더십 연구는 OB의 꽃이라 불린다. “좋은 리더는 타고나는가, 만들어지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수많은 이론이 발전했다.
- 특성이론: 리더는 특정 성격이나 능력을 타고난 사람.
- 행동이론: 리더십은 특정 행동(과업 중심 vs 관계 중심)에서 비롯됨.
- 상황이론: 효과적인 리더십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Fiedler의 상황이론).
- 변혁적 리더십: 비전을 제시하고 영감을 불어넣는 리더가 성과를 만든다.
리더십 연구는 결국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따르게 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OB는 개인과 집단을 넘어서 조직 전체 차원에서도 질문을 던졌다. “조직은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가 대표적이다.
- 샤인(Schein)은 조직문화를 인공물, 가치, 기본가정의 세 수준으로 설명했다.
- 딜과 케네디는 위험 수준과 피드백 속도를 기준으로 조직문화를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 조직구조 연구에서는 중앙집권 vs 분권, 수직적 위계 vs 수평적 네트워크 같은 틀이 주류였다.
문화와 구조 연구는 조직의 ‘보이지 않는 힘’이 개인 행동과 집단 성과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전통적 물음은 “성과와 공정성은 어떻게 연결되는가?”이다.
- 공정성이론(Equity Theory)은 사람들은 자신의 기여와 보상이 다른 사람과 비교해 공정한지를 따진다고 본다.
- 기대이론(Vroom’s Expectancy Theory)은 노력이 성과로, 성과가 보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동기가 생긴다고 설명한다.
즉, 사람들은 성과 자체보다, 그 성과가 어떻게 평가되고 보상되는지의 과정에서 동기와 몰입을 얻는다.
이처럼 전통적 조직행동론은 다섯 가지 큰 질문—왜 일하는가, 어떻게 협력하는가, 리더는 어떻게 영향력을 가지는가, 조직문화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성과와 공정성은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이 질문들은 여전히 중요한 통찰을 준다.
그러나 문제는, 오늘의 조직에서는 이 질문들이 다른 방식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왜 일하는가?”라는 질문은 이제 “MZ세대는 왜 일을 선택하고 떠나는가?”로 바뀌었다. “리더는 어떻게 영향력을 발휘하는가?”라는 질문은 “AI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확장된다.
즉, 질문은 여전히 살아 있지만, 그 대상과 맥락이 달라졌다. 전통적 OB가 던진 질문 위에, 이제 AI와 MZ세대라는 새로운 변수가 더해지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곧 우리가 ‘조직행동론을 다시 써야 하는 이유’다.
AI는 오랫동안 조직에서 단순한 보조 도구로 여겨졌다. 엑셀의 매크로나 ERP 시스템처럼, 사람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의 변화는 단순한 ‘효율화 도구’를 넘어섰다. AI는 이제 조직 속에서 마치 또 다른 구성원처럼 행동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조직행동론에 완전히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조직행동론은 전통적으로 ‘사람’을 연구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AI를 어디에 위치시켜야 할지부터 논란이다.
채용 과정: AI 면접 시스템이 지원자의 표정·언어·목소리를 분석한다. 면접관의 보조인가, 평가자라는 역할을 가진 준(準)구성원인가?
협업 과정: AI 회의록 시스템은 발언을 기록하고, 요약까지 제공한다. 단순히 비서 역할인가, 아니면 대화의 참여자인가?
연구에서는 AI를 “준-구성원(quasi-member)”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직원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AI는 팀의 막내 같아요. 대신 일 잘하는 막내.”
즉,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는 순간이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AI가 조직에서 더 큰 역할을 맡을수록, 책임과 권한의 문제가 등장한다.
HR에서 AI가 특정 지원자를 탈락시켰을 때,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영업 전략을 추천한 AI의 예측이 틀렸을 때, 의사결정을 내린 리더인가, 알고리즘을 만든 개발자인가?
이는 기존 OB가 다뤄온 책임소재, 권한위임의 문제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쓰게 만든다. 과거에는 인간 리더와 인간 구성원 사이의 문제였다면, 이제는 인간과 AI 사이의 책임 분배라는 새로운 차원이 열린 것이다.
리더십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알고리즘 리더십(Algorithmic Leadership)이다.
배달 플랫폼의 라이더들은 AI 알고리즘이 배차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누가 언제 어떤 주문을 맡을지’는 사실상 AI가 리더처럼 조정한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프로젝트 배정이나 업무 우선순위까지 AI가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OB의 질문은 “리더는 어떻게 사람들을 움직이는가?”였지만, 이제는 “데이터도 리더가 될 수 있는가?”라는 전혀 새로운 질문이 등장했다.
AI가 반복적 업무를 대체하는 것은 이미 일상이다. 보고서 요약, 데이터 입력, 고객 상담의 초기 응대까지 AI가 대신한다. 문제는 그 이후다.
남겨진 업무는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영역인데, 모든 사람이 이런 일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직원은 “내가 하는 일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불안을 느낀다.
즉, AI는 단순히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나는 왜 일하는가?”라는 동기의 근본적 질문을 다시 소환한다. 이는 OB의 전통적 질문(사람들은 왜 일하는가?)을 새로운 맥락에서 다시 묻는 계기가 된다.
팀워크 연구에서 늘 강조된 것은 신뢰(trust)다. 그런데 팀 안에 AI가 들어오면, 신뢰의 대상이 확장된다.
“AI의 결과를 믿을 수 있는가?”
“AI는 편향되지 않았는가?”
“AI가 나를 공정하게 평가할까?”
PwC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직원의 60% 이상이 “AI의 평가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AI의 정확성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안전감의 문제다. 인간-인간 간 신뢰를 다뤄온 OB 연구는 이제 인간-기계 간 신뢰라는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한다.
- Deloitte: 글로벌 컨설팅 기업 Deloitte는 AI를 활용해 프로젝트 매칭을 진행한다. “누가 어떤 프로젝트에 투입될지”를 AI가 추천하는데, 젊은 직원들은 공정성과 효율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중간관리자들은 “권한을 뺏긴다”는 위기감을 호소한다.
- Microsoft Copilot: 마이크로소프트는 사내 문서 작업에 Copilot을 도입했다. 단순 보고서 작성 시간을 40% 줄였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동시에 “내가 기여하는 부분이 줄어든 것 같다”는 구성원의 심리적 반발도 생겼다.
이 사례들은 AI가 조직행동에 미치는 효과가 단순히 ‘효율화’로 끝나지 않고, 권한·동기·심리적 안전감 같은 전통적 OB 주제를 다시 흔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AI가 조직에 던진 물음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구성원의 범위: AI도 구성원으로 볼 수 있는가?
2. 책임과 권한: AI의 판단은 누가 책임지는가?
3. 리더십의 주체: 데이터도 리더가 될 수 있는가?
4. 일의 의미: 업무 자동화 속에서 인간은 왜 일하는가?
5. 신뢰와 안전감: 인간은 AI를 신뢰할 수 있는가?
이 다섯 가지 질문은 단순히 새로운 토픽이 아니라, 조직행동론이라는 학문 전체를 재편성하도록 요구한다. 과거에는 인간만을 다루던 OB가, 이제는 인간과 AI가 함께 행동하는 장(場)을 다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조직에 들어온 MZ세대는 단순한 ‘새로운 인력’이 아니다. 이들은 조직에 대해 전혀 다른 기대와 요구를 가지고 있고, 이는 곧 조직행동론의 전통적 질문을 새로운 방식으로 뒤흔든다.
기존 세대는 안정과 보장을 중시했다. 평생직장, 연공서열, 승진이라는 틀 안에서 경력을 관리했다. 그러나 MZ세대는 안정보다 성장을 우선한다.
- 연구 근거: 심리계약(psychological contract) 이론에 따르면, 과거는 거래적 계약(안정 ↔ 충성)이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발전적 계약(경험 ↔ 성장)으로 바뀌었다.
- 현장 사례: 네이버·카카오는 유연근무제와 직무 순환 제도를 통해 ‘성장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반면 전통 대기업에서는 “성장 기회가 없다”는 이유로 퇴사하는 젊은 직원들이 늘고 있다.
즉, OB의 전통적 질문 “사람들은 왜 일하는가?”는 이제 “MZ세대는 성장하지 못하면 왜 떠나는가?”로 바뀌었다.
기존 조직은 연공서열 중심이었다. 나이와 근속연수가 곧 권위였다. 그러나 MZ세대는 실력과 성과가 공정하게 평가받기를 원한다.
- 연구 근거: 공정성 이론(organizational justice)은 분배·절차·상호작용의 세 차원을 말한다. MZ세대는 특히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하게 요구한다.
- 현장 사례: 국내 한 대기업에서는 성과급 차등 지급에 대한 불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되며 논란이 커졌다. “성과가 아니라 상사 눈치가 기준”이라는 불신이 확산된 것이다.
따라서 기존 OB의 질문 “성과와 보상은 어떻게 연결되는가?”는 “공정성은 어떻게 보장되는가?”라는 더 직접적인 질문으로 재구성된다.
위계적 구조에서 상사가 지시하고 부하는 따르는 문화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MZ세대는 수평적 소통과 참여를 원한다.
연구 근거: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 개념은 수평적 문화 속에서 구성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을 때 혁신이 촉진됨을 보여준다.
현장 사례: IT 스타트업들은 슬랙·노션 등 디지털 협업 툴을 통해 누구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반면 전통 제조업에서는 “상사에게 질문도 못 하는 분위기” 때문에 MZ세대의 이직률이 높다.
따라서 기존 OB의 질문 “사람들은 어떻게 협력하는가?”는 “MZ세대는 심리적으로 안전한가?”로 변주된다.
MZ세대에게 일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다. 이들은 일을 통해 자아 정체성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한다.
- 연구 근거: 매슬로우가 말한 자아실현은 더 이상 ‘최상위 욕구’가 아니라, 일 선택의 출발 조건이 되었다.
- 현장 사례: ESG를 강조하는 기업에는 지원자가 몰리지만, 단순히 이익만 추구하는 회사에는 젊은 인재가 남지 않는다. 스타트업이 가진 ‘세상을 바꾼다’는 미션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도 같다.
따라서 OB의 고전 질문 “사람들은 왜 일하는가?”는 다시, “이 일은 나의 정체성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로 바뀐다.
MZ세대는 직장을 ‘평생의 집’이 아니라 커리어 여정의 한 역으로 본다. 따라서 한 조직에 오래 남을 이유는 단순한 충성심이 아니라, 경험의 질이다.
연구 근거: 뉴커리어리즘(new careerism)은 개인이 자기주도적으로 커리어를 관리하고, 조직은 그 과정의 한 플랫폼일 뿐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현장 사례: 국내외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평균 근속 연수는 2~3년에 불과하다. 이들은 조직이 아니라 경력 네트워크에 충성한다.
따라서 OB의 질문 “조직몰입은 어떻게 형성되는가?”는 “조직은 어떻게 하면 좋은 경험을 제공해 구성원이 더 머물게 할 수 있는가?”로 변화한다.
MZ세대는 조직에 대해 이렇게 묻고 있다.
1. “나는 이곳에서 성장할 수 있는가?”
2. “내 가치는 공정하게 인정받는가?”
3. “내 목소리는 존중받는가?”
4. “이 일은 내 삶과 연결되는가?”
5. “이 조직은 내 커리어 여정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가?”
이 다섯 가지 질문은 기존 조직행동론의 물음을 단순히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조건과 맥락에서 다시 제기하는 방식이다. 전통적 OB가 제시한 이론적 틀은 여전히 의미 있지만, 이제는 MZ세대의 언어와 현실을 반영해 다시 쓰여야 한다.
AI와 MZ세대는 겉으로는 서로 다른 요인처럼 보인다. 하나는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세대다. 그러나 오늘날 조직에서는 이 둘이 동시에 등장하며 강력한 교차점을 만든다. 기술은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세대는 그 속에서 일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정의한다. 그리고 이 교차점에서 조직행동론의 새로운 지형도가 그려지고 있다.
AI는 반복적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구성원에게 더 많은 시간적 여유를 준다. 그러나 그 자유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사람, 특히 MZ세대의 가치관에 달려 있다.
AI는 “효율성을 위해 자유를 준다.”
MZ세대는 “자율성을 보장받아야 몰입한다.”
즉, AI가 업무의 틀을 단순화시키는 동시에, MZ세대는 그 틀 안에서 더 큰 자율성을 요구한다. 이는 조직이 단순히 AI로 업무를 최적화하는 수준을 넘어, 구성원의 자율적 설계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긴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절차적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MZ세대는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AI 성과관리 시스템은 기여도를 수치로 보여준다.
MZ세대는 “그 데이터가 어떻게 산출되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즉, 단순한 데이터 투명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알고리즘의 공정성과 설명 가능성이 중요해진다. 조직이 AI를 도입하면서도 신뢰를 얻으려면, 결과뿐 아니라 과정까지 공개해야 한다.
AI는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추천하고, 업무 데이터를 분석해 피드백을 준다. 그러나 이를 성장의 기회로 삼는 태도는 구성원에게 달려 있다.
AI는 “배울 거리”를 던져준다.
MZ세대는 “성장 기회”로 삼을지, 단순한 “업무 압박”으로 느낄지 결정한다.
조직은 AI 학습 플랫폼을 단순히 성과관리 도구로 쓰는 데 그치지 않고, MZ세대가 원하는 커리어 성장과 경험 축적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AI는 실시간 피드백을 줄 수 있다. 업무 진행률, 협업 패턴, 언어 습관까지 즉각적으로 알려준다. 이는 MZ세대의 욕구와 정확히 맞물린다.
- 이들은 연말에 한 번 받는 성과평가보다, 매일의 작은 피드백을 더 신뢰한다.
- AI가 제공하는 즉각적 피드백은 MZ세대의 몰입을 강화할 수 있다.
문제는 리더가 여전히 과거식 방식에 머물러 있을 때 발생한다. AI는 즉각성을 제공하는데, 상사는 3주 뒤에야 의견을 준다면, 세대와 기술은 어긋난다.
AI와 MZ세대가 만나면서 조직은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된다. 단순히 기술 도입이나 세대 맞춤형 제도 설계가 아니라, 두 가지를 통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 AI 협업 시스템이 효율을 보장한다면,
- MZ세대의 일 경험은 의미와 자율성을 요구한다.
이 두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지 못하면, 조직은 효율은 얻지만 몰입을 잃게 된다. 반대로 잘 결합할 경우, 조직은 그 어떤 시대보다 강력한 혁신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이를 우리는 “하이브리드 조직행동론”이라고 부를 수 있다.
AI와 MZ세대의 교차점은 단순한 시너지이자 갈등의 공간이다. AI는 효율과 데이터를 제공하고, MZ세대는 의미와 자율성을 요구한다. 그 접점에서 조직은 새로운 행동 원리를 설계해야 한다.
즉, 조직행동론은 이제 인간만의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라, 인간과 기술, 세대와 가치가 얽힌 복합적 행동 체계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확장된다. 이것이 바로 AI와 MZ세대가 만나는 현장이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다.
조직행동론은 지금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전통적 질문들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AI와 MZ세대라는 두 축을 만나며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다시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조직행동론은 어떤 질문을 붙잡아야 할까? 이 책은 다음 세 가지 큰 질문을 핵심 화두로 제시한다.
과거 조직행동론에서 ‘일’은 주로 생계와 성과의 차원에서 다뤄졌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 MZ세대는 일에서 정체성과 성장, 사회적 가치를 찾으려 한다.
- AI는 인간의 일을 자동화하면서, 오히려 “남은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따라서 앞으로의 OB 연구는 단순한 직무만족(job satisfaction)을 넘어, 일의 의미(work meaning), 경험 가치(work experience value)를 탐구해야 한다.
기존 OB는 사람만을 연구했다. 그러나 AI는 조직 안에서 이미 준(準)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회의록을 작성하는 AI, 채용을 평가하는 AI, 업무를 배정하는 AI.
직원들은 이를 동료처럼 대하기도 하고, 때로는 통제자로 느끼기도 한다.
이제 질문은 명확하다. “구성원은 더 이상 사람만인가?”
- OB는 인간-인간 상호작용뿐 아니라, 인간-기계 상호작용(Human–AI Interaction)을 본격적으로 다뤄야 한다.
- 책임, 권한, 신뢰의 문제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리더십은 OB 연구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 알고리즘이 업무를 배정하고, 프로젝트 우선순위를 정하며, 성과를 측정한다.
- 플랫폼 노동에서는 사실상 AI가 리더의 기능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리더십은 오직 인간만이 발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등장한다.
- 데이터 기반 리더십, 알고리즘 리더십 개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 인간 리더의 역할은 AI가 하지 못하는 공감·윤리·의미 제공에 집중해야 하는지.
이 질문은 앞으로의 OB 연구와 조직 실천이 반드시 붙잡아야 할 과제다.
결국 새로운 조직행동론은 세 가지 질문에 응답하는 학문이어야 한다.
1. 일의 의미: 생계와 성과를 넘어, 자아와 사회적 가치까지 아우를 수 있는가?
2. 구성원의 범주: 인간만이 아니라 AI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상호작용을 탐구할 수 있는가?
3. 리더십의 주체: 인간 리더와 알고리즘 리더십이 공존하는 미래를 설명할 수 있는가?
이 질문들은 단순히 이론적 토론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조직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질적 변화다. 따라서 앞으로의 장들은 이 세 가지 질문을 축으로 삼아, MZ세대와 AI가 다시 쓰는 조직행동론을 단계별로 풀어나갈 것이다.
조직행동론은 오랫동안 사람이 조직에서 왜,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탐구해왔다. 그 질문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그 질문을 다른 방식으로 다시 물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AI는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업무의 동료가 되었고, MZ세대는 더 이상 주변적 세대가 아니라 조직의 주역이 되었다. 이 두 흐름은 전통적 조직행동론의 전제를 근본적으로 흔들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한다.
기존의 OB는 ‘사람들은 왜 일하는가?’, ‘리더는 어떻게 영향력을 발휘하는가?’, ‘팀워크는 어떻게 형성되는가?’라는 물음을 붙잡았다. 하지만 지금의 질문은 달라졌다. “AI도 구성원이 될 수 있는가?”, “MZ세대는 왜 안정이 아니라 성장을 택하는가?”, “리더십은 사람만의 것인가, 데이터도 리더가 될 수 있는가?” 같은 새로운 물음들이 등장했다. 이 질문들은 단순히 추가된 것이 아니라, 기존 질문의 의미를 새롭게 바꾸어 놓았다.
결국 조직행동론을 다시 쓴다는 것은 이 질문들에 정직하게 응답하는 작업이다. 그것은 과거 이론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읽고 새롭게 연결하는 작업이다.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도, 허즈버그의 동기 이론도, 심리적 안전감 연구도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그 의미는 AI와 MZ세대라는 렌즈를 통해 다시 해석될 때 비로소 오늘의 현실을 설명할 수 있다.
독자 여러분에게 이 회차가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단순하다. “당신의 조직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여전히 과거의 질문에만 머물러 있는가?
아니면 AI와 MZ세대가 던지는 새로운 질문에 응답하려 준비하고 있는가?
앞으로의 장들은 이러한 질문들에 하나씩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전통적 OB의 주제들—동기, 리더십, 팀워크, 문화, 성과—를 다시 꺼내어 AI와 MZ세대의 관점에서 재구성할 것이다. 독자 여러분이 속한 조직 역시 이 질문들을 이미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답을 찾는 일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답을 함께 모색하기 위한 안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