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행동과 일의 재구성 Part.2 | EP.5
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자기주도적 경력 설계 능력이다.
Part 1. 왜 다시 조직행동인가(4회)
Part 3.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진화(5회)
Part 4. 팀과 협업의 재설계(5회)
Part 5. 조직문화와 제도의 변화(5회)
Part 6. 변화관리와 미래 전망(4회)
“10년 뒤에도 이 회사에 있을 것 같냐고요? 솔직히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 커리어 로드맵은 있어요.”
서울의 한 IT기업에 근무하는 2년 차 MZ세대 직장인 지현 씨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회사의 장기 비전이나 승진 체계에는 큰 기대를 두지 않는다. 대신 그는 스스로 만든 ‘5년 커리어 계획표’를 들고 다닌다. “올해는 데이터 분석 역량을 키우고, 내년에는 해외 자격증 취득에 도전할 거예요. 3년 안에 더 큰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는 조직으로 이직할 겁니다.” 지현 씨의 눈에는 흔히 말하는 ‘조직 충성’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뚜렷한 자기 커리어에 대한 충성심만이 반짝이고 있었다.
반면, 20년 경력을 가진 한 대기업 HR담당자는 이렇게 말한다. “예전에는 직원들이 커리어 관리를 회사에 맡겼습니다. 입사하면 자연스럽게 승진 코스가 있고, 회사가 경력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직원들은 회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옵션’ 정도로만 여기고, 자기주도적으로 길을 찾습니다. 이제 회사는 경력을 설계해주는 곳이 아니라,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일 뿐입니다.”
두 목소리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하나다. 경력 관리의 중심이 조직에서 개인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입사=커리어 시작’, ‘승진=성장’, ‘정년=종결’이라는 선형적 모델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MZ세대는 같은 회사에서 정년까지 일하는 상상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다양한 이직, 프리랜스, 사이드 프로젝트, 플랫폼 노동을 통해 자신만의 커리어를 설계한다.
이 변화는 단순히 개인의 태도 차원이 아니다. 조직행동론 자체의 질문을 다시 쓰게 만드는 전환이다. “경력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근본적 물음 앞에서, 전통적 조직행동론의 답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개념, 뉴커리어리즘(New Careerism)을 이야기해야 한다. 프로티언 커리어(protean career), 무경계 커리어(boundaryless career)로 대표되는 자기주도적·유연한 경력 태도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이 흐름은 AI 시대의 도래와 맞물리며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다음 장에서는 과거 전통적 경력 태도의 특징을 먼저 살펴보며, 그 위에서 뉴커리어리즘이 어떻게 등장했는지를 이해해볼 것이다.
오늘날의 MZ세대가 ‘자기주도적 경력 관리’를 당연시하는 것과 달리,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경력은 철저히 조직에 의해 규정되었다. 특히 산업화·대기업 성장기에는 개인이 스스로 경력을 설계하기보다, 회사에 입사하는 순간 경력의 궤적(career trajectory)이 사실상 정해졌다. 이를 전통적 경력 태도(traditional career attitude)라고 부를 수 있다.
전통적 경력 태도의 핵심은 장기고용(long-term employment)과 조직 충성(organizational loyalty)이었다.
개인은 특정 기업에 입사하면 정년까지 근속하는 것을 이상적인 경력으로 여겼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당연했고, 이직은 불성실이나 실패의 표지로 간주되었다.
기업 역시 정년 보장과 승진 코스를 통해 안정감을 제공하며, 직원에게 충성심을 요구했다.
즉, 경력=조직 충성의 산물이라는 등식이 성립했다.
전통적 경력은 위계적·선형적 구조를 특징으로 했다.
- 입사 → 승진 → 승진 → 정년이라는 직선형 모델이 보편적이었다.
- 경력 성공은 “얼마나 빠르고 멀리 승진했는가”로 평가되었다.
- 직무 전문성보다 조직 내부에서의 위치와 지위가 중요했다.
이 선형적 구조는 마치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았다. 한 계단을 밟아야 다음 계단에 오를 수 있었고, 그 과정은 회사가 통제했다.
전통적 조직에서는 내부 노동시장(internal labor market)이 절대적이었다.
경력 개발의 기회는 대부분 사내에서 제공되었다.
교육훈련, 직무 순환, 승진 모두 조직 내부 규칙에 따라 진행되었다.
외부 이직은 드물었고, 오히려 불이익을 가져왔다.
따라서 개인은 외부에서 기회를 찾기보다, 내부에서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경력의 핵심이었다.
전통적 경력 태도는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중시했다.
- 급여, 복지, 연금, 정년 보장 등 안정적 요소가 경력 태도의 중심을 이뤘다.
- 성취나 의미보다는 “안정된 삶”이 가장 큰 동기 요인이었다.
- “좋은 회사”의 기준은 높은 연봉보다는 정년 보장과 복지였다.
전통적 경력 태도에서 조직과 개인의 관계는 ‘심리계약(psychological contract)’ 차원에서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조직의 약속: 고용 안정, 승진 기회, 복지 제공.
- 개인의 약속: 충성, 성실, 장기 근속.
이 불문율이 조직행동론에서 오랫동안 이상적인 모델로 간주되었다.
오늘날 등장한 뉴커리어리즘(New Careerism)과 비교하면 전통적 경력 태도의 특징은 더욱 두드러진다.
- 전통적 경력:
조직 중심
장기고용
선형적 승진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 강조
내부 노동시장 절대적
- 뉴커리어리즘:
개인 중심
무경계 커리어(boundaryless career): 조직 간 자유로운 이동
프로티언 커리어(protean career): 자기주도·가치지향
비선형 경력 경로: 멀티 커리어, 사이드 프로젝트
성장, 자율성, 의미 중시
즉, 전통적 경력 태도는 조직에 의존하는 수동적 모델이었다면, 뉴커리어리즘은 개인이 주체가 되어 설계하는 능동적 모델이다.
전통적 경력 태도는 산업화 시대와 대기업 성장기에 적합한 방식이었다. 조직이 경력의 주인이었고, 개인은 충성과 근속으로 보답했다. 그러나 이 모델은 급격히 변화하는 디지털·AI 시대, 그리고 자기주도성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는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전통적 경력 모델을 넘어, 뉴커리어리즘의 등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는 곧 ③ 뉴커리어리즘(New Careerism)의 등장으로 이어진다.
전통적 경력 태도가 조직을 중심으로 경력을 설계했다면,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경력의 무게추는 점점 개인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고용 안정성이 약화되고, 기술 변화와 산업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한 조직에서 정년까지”라는 모델은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 이 변화 속에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뉴커리어리즘(New Careerism)이다.
뉴커리어리즘은 경력의 주도권이 조직에서 개인으로 이동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이는 단순히 “이직이 늘었다”는 현상 차원이 아니라, 경력 관리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었다는 선언이다.
- 핵심 전제: 조직은 더 이상 경력을 보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개인이 자기주도적으로 경력을 설계해야 한다.
- 가치 변화: 안정성보다 자율성, 충성보다 성장과 의미가 강조된다.
더글러스 홀(Douglas T. Hall)은 1976년 ‘프로티언 커리어’ 개념을 제시했다.
- 의미: 경력이 조직이 아니라 개인의 가치와 목표에 의해 유연하게 변화한다는 뜻.
- 특징:
자기주도(Self-directed): 개인이 스스로 경력을 설계하고 관리.
가치지향(Values-driven): 외적 보상보다 내적 가치와 의미를 우선.
- 비유: 그리스 신화의 변신의 신 프로테우스(Proteus)처럼, 상황에 맞게 자유롭게 형태를 바꾸는 경력.
프로티언 커리어는 특히 MZ세대의 특징과 닮아 있다. 이들은 회사가 제공하는 커리어 사다리를 따르기보다, 스스로 의미 있는 경험과 프로젝트를 찾아 나선다.
마이클 아서(Michael B. Arthur)와 더글러스 루소(Douglas Rousseau)는 1990년대 ‘무경계 커리어’ 개념을 제안했다.
- 의미: 경력이 더 이상 한 조직, 한 직무, 한 산업의 경계 안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
- 특징:
심리적 이동성(Psychological Mobility): 조직 경계를 넘어 관계와 기회를 탐색하려는 태도.
물리적 이동성(Physical Mobility): 실제로 조직·산업 간 이동을 통해 경력을 확장하려는 성향.
예컨대, 한 사람이 대기업에서 마케팅을 하다가, 스타트업에서 제품 기획을 경험하고, 이후 프리랜서로 브랜드 컨설팅을 하는 식이다.
구분 전통적 경력 태도 뉴커리어리즘(프로티언/무경계)
주체 조직 개인
구조 선형적 (승진 중심) 비선형적 (다양한 경험 중심)
가치 안정·충성 자율성·성장·의미
경계 내부 노동시장 중심 조직·산업·국경 간 이동
성공 기준 직위와 연봉 자기 성취와 가치 실현
뉴커리어리즘은 단순한 ‘이직 증가’나 ‘프리랜스 확대’의 결과가 아니다. 그 배경에는 구조적 변화가 있다.
- 고용 안정성 약화: 장기고용이 붕괴되며, 개인이 스스로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했다.
- 기술 변화 가속: 디지털·AI 혁신으로 직무 수명이 짧아짐.
- 세대 가치관 변화: MZ세대는 “조직 충성”보다 “커리어 충성”을 선택.
- 글로벌 노동시장: 국경과 산업의 경계가 약화되면서 이동성이 높아짐.
- 학문적 측면: 뉴커리어리즘은 조직행동론 연구의 패러다임을 ‘조직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확장시켰다.
- 실천적 측면: HR 담당자는 직원의 경력을 설계하는 사람이 아니라, 개인이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파트너로 역할을 전환해야 한다.
뉴커리어리즘은 더 이상 경력을 조직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이 자기주도적으로 설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프로티언 커리어가 내적 가치와 자기주도성을 강조한다면, 무경계 커리어는 경계 없는 이동성과 네트워크를 강조으로 한다. 이 두 개념은 함께 오늘날 MZ세대의 경력 태도를 설명하는 핵심 틀을 제공한다.
다음 장에서는 뉴커리어리즘을 실제로 구현하는 주체인 MZ세대의 자기주도성에 대해 살펴본다.
MZ세대는 전통적 의미의 ‘조직 충성’보다 자신의 커리어와 성장에 대한 충성을 우선시한다. 그들은 특정 기업에 장기간 머무르기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의미와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과거에는 10년 이상 한 회사에 근무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그러나 MZ세대는 평균 근속연수가 2~3년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 이유:
동일한 업무의 반복에서 성장 기회를 찾지 못할 때, 주저 없이 이직을 선택.
새로운 기술과 프로젝트를 접하며 커리어를 확장하려는 의지.
- 결과:
다양한 산업과 직무 경험을 포트폴리오처럼 쌓아, “내가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증명한다.
예컨대, 한 MZ세대 직장인은 대기업 마케팅팀에서 2년, 스타트업에서 서비스 기획 1년, 프리랜서 브랜드 컨설팅으로 1년을 경험하며 경력의 스펙트럼을 확장한다. 이는 단순한 이직이 아니라, 자기주도적 경력 설계의 과정이다.
MZ세대는 한 직장, 한 직무에만 자신의 정체성을 두지 않는다.
- 멀티 커리어: 본업 외에도 강의, 창작, 투자, 창업 등 다양한 직무 활동에 참여.
- 사이드 프로젝트: 회사 밖에서 다른 동료들과 협업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거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
이는 전통적 조직에서 ‘겉도는 활동’으로 간주되던 일이지만, MZ세대에게는 커리어 충성의 한 방식이다. 즉, 조직이 아닌 자신의 커리어를 중심에 두고 다양한 활동을 병행한다.
MZ세대가 워라밸을 중시한다는 점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워라밸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자기계발을 위한 공간이다.
업무 후 온라인 강의를 듣고 새로운 기술을 익힘.
주말에 자격증 공부나 외부 세미나 참여.
취미와 학습을 결합해 새로운 커리어 가능성 탐색.
즉, MZ세대에게 워라밸은 “쉬면서 성장하는 균형”을 뜻한다. 이들은 단순한 피로 회복이 아니라, 자기주도적 커리어 확장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려 한다.
MZ세대의 자기주도성은 개인적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배경 속에서 형성되었다.
- 고용 불안정: 평생직장 개념의 붕괴 → 스스로 생존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압박.
- 기술 변화: 디지털·AI 혁신으로 직무 수명이 단축 → 지속적 업스킬링 필요.
- 사회문화적 가치: 개인의 다양성과 자기실현 중시 → 조직 충성보다 자기 충성 강화.
이런 환경 속에서 MZ세대는 자연스럽게 “내 커리어의 주인은 나 자신”이라는 태도를 내면화하게 되었다.
-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조사(2024): 20·40대 직장인의 69.5%가 “이직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
- Deloitte Millennial Survey(2021): 전 세계 MZ세대의 49%가 “직장에서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기회를 찾고 싶다”고 답변.
- 국내 대기업 HRD 인터뷰: “MZ세대 직원들은 회사의 경력개발 프로그램을 참고자료 정도로만 여기고, 자기계발은 스스로 결정한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MZ세대의 자기주도성이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나타나는 경향임을 보여준다.
MZ세대의 자기주도성은 프로티언 커리어와 무경계 커리어의 특성이 결합된 형태로 설명할 수 있다.
- 프로티언적 측면: 자기주도성과 가치지향 →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 무경계적 측면: 심리적·물리적 이동성 → “필요하다면 언제든 경계를 넘어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
즉, MZ세대는 한 회사의 경력 사다리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경계를 넘으며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따라 커리어를 설계한다.
MZ세대의 자기주도성은 단순한 성향이 아니라, 뉴커리어리즘이 구체적으로 현실화된 모습이다. 그들은 빠른 이직, 멀티 커리어, 워라밸 기반 자기계발을 통해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이를 통해 커리어 충성을 실현한다. 조직에 충성하기보다 커리어에 충성한다는 이 태도는, 조직행동론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조직은 여전히 경력의 주체인가, 아니면 이제 단지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에 불과한가?”
이 질문은 AI 시대에 더욱 날카롭게 제기된다. 따라서 다음 장에서는 AI 시대 경력 태도의 변화를 살펴보며, 자기주도성과 기술 변화가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탐구할 것이다.
AI의 확산은 단순히 업무 자동화나 생산성 향상을 넘어, 경력 태도의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MZ세대가 주도하는 자기주도적 경력 관리와 AI의 기술적 영향이 만나면서, “경력의 주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AI 자동화는 직무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단순 반복 업무는 빠르게 대체되며, 기존 전문성이 짧은 시간 안에 구식이 된다.
보고서 작성, 일정 관리, 기초 분석은 이미 AI가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경력 태도는 “한 번 배운 기술로 평생 버틴다”는 전통적 모델에서, “지속적 학습과 업스킬링을 통해 변화에 적응한다”는 모델로 이동한다.
- MZ세대는 이미 온라인 강의, 마이크로 러닝, 부트캠프 등을 통해 끊임없이 스스로 학습한다.
- 경력은 더 이상 고정된 자산이 아니라, 끊임없이 업데이트해야 하는 살아 있는 포트폴리오가 된다.
AI는 개인화된 학습 경로를 제시하며, 경력 관리의 주체를 조직에서 개인으로 완전히 옮기고 있다.
AI 러닝 플랫폼은 개인의 직무, 관심사, 성장 목표에 맞는 학습 콘텐츠를 추천한다.
예전에는 HR 부서가 연간 교육계획을 짜고 직원이 수동적으로 참여했지만, 이제는 개인이 필요할 때 즉시 원하는 학습을 선택한다.
이는 MZ세대의 자기주도성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내가 원하는 시점에,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는 그들의 커리어 충성을 강화하는 촉매제가 된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 유망 직무와 개인 경력 경로를 제시할 수 있다. 예컨대, “당신의 역량과 경력을 고려할 때 5년 후에는 데이터 분석가가 적합하다”는 식의 제안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긴장이 존재한다.
- 긍정적 측면: 개인이 미래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구체적 정보 제공.
- 부정적 측면: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최적 경로’가 개인의 가치나 열망과 충돌할 수 있음.
즉, AI가 제공하는 데이터 기반 예측과, 개인이 추구하는 자기결정적 선택 사이의 균형이 핵심 과제가 된다.
과거: 조직은 경력개발의 설계자였다. 사내 교육, 직무 순환, 승진 체계를 통해 직원을 성장시켰다.
현재: MZ세대는 조직의 프로그램을 참고자료로만 본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교육은 도움이 되지만, 내 커리어의 핵심은 아니다.”
“조직 프로그램은 포트폴리오의 일부일 뿐, 주도권은 나에게 있다.”
따라서 조직은 더 이상 “경력의 설계자”라기보다, 경험과 자원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전환해야 한다.
- 프리랜서 A씨: AI 번역툴을 활용해 해외 클라이언트와 프로젝트를 진행,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확장.
- 대기업 직원 B씨: 사내 AI 학습 플랫폼에서 데이터 분석 과정을 수강, 이후 이직 시 핵심 경쟁력으로 활용.
- 스타트업 C씨: ChatGPT를 활용해 신사업 아이디어 검증, 짧은 시간 내 기획 역량 강화.
이들은 조직이 제공하는 틀에 갇히지 않고, AI를 통해 자기주도적 성장의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AI 시대의 경력 태도는 세 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1. 직무 수명의 단축 → 지속적 학습과 업스킬링 필수화.
2. AI 기반 학습 플랫폼 → 개인이 경력 관리의 중심이 됨.
3. 데이터 기반 예측 vs 자기결정성 → 알고리즘과 개인 가치 사이의 균형 필요.
결국, AI는 경력 태도의 변화를 가속화하는 양날의 검이다. 그러나 MZ세대는 이를 위협이 아닌 기회로 해석하며, 자기주도적 커리어 충성을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조직행동론적으로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를 정리한다.
MZ세대와 AI 시대의 등장은 경력 태도의 근본적 전환을 촉발했다. 이제 경력은 조직이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자기주도적으로 설계하는 여정이 되었다. 이 변화는 조직행동론 차원에서 몇 가지 중요한 함의를 남긴다.
- 더 이상 “정년까지 책임진다”는 약속은 설득력이 없다.
- 대신 조직은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학습 생태계를 제공해야 한다.
- 온라인 학습 플랫폼, 사내 멘토링, 경력 전환 프로그램이 새로운 “고용 안정성”의 형태다.
- 경력 설계자는 이제 개인이다.
- 조직은 직원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 직무 로테이션, 사내외 프로젝트 참여, 국제 교류 기회 등을 제공함으로써, 직원의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풍부하게 만든다.
전통적 조직은 내부 몰입을 강조했지만, 무경계 커리어는 외부 네트워크를 중시한다.
따라서 조직은 직원의 외부 활동(컨퍼런스, 커뮤니티 참여, 사이드 프로젝트)을 제약하기보다, 이를 인정하고 지원해야 한다.
- MZ세대는 단순한 지시자가 아니라, 성장을 돕는 멘토형 리더를 원한다.
- 리더는 “조직에서 어떻게 살아남는가”가 아니라, “당신의 커리어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가”를 함께 고민해주어야 한다.
리더는 구성원의 이직 가능성을 전제로, 단기적 성과만이 아니라 장기적 경력 설계까지 지원해야 한다.
“이직을 염두에 두고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태도가 필요하다.
- MZ세대뿐 아니라 모든 세대에게 자기주도적 경력 관리 역량은 필수다.
- 직무 기반 역량뿐 아니라, 메타역량(학습능력, 적응력, 네트워킹)이 중요하다.
경력 관리는 더 이상 종이 이력서나 단순 경력기술서에 머물지 않는다.
AI 기반 경력 관리 도구(경력 추천 플랫폼, 학습 경로 추천, 역량 매칭)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 대학과 교육기관은 더 이상 “한 직업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다양한 경력 경로를 설계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 진로지도, 경력 설계, 평생학습 역량 강화가 핵심 과제가 된다.
학생들이 실제 현장에서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인턴십, 산학 프로젝트, 글로벌 경험을 확대해야 한다.
이는 경력 초기부터 무경계 커리어와 프로티언 커리어 태도를 체득하게 한다.
- 조직행동론은 더 이상 “조직 내 경력 관리”만을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다.
- 이제는 개인 중심, 네트워크 중심, AI 환경 속에서 경력 태도를 설명하는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
- 프로티언 커리어와 무경계 커리어 개념은 MZ세대와 AI 시대를 이해하는 핵심 이론으로 재해석되어야 한다.
조직행동론은 경력을 더 이상 “조직이 보장하는 선형적 경로”로 설명할 수 없다. 대신 개인이 자기주도적으로 설계하는 유연한 여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조직은 경험과 학습을 제공하는 플랫폼,
리더는 멘토와 파트너,
개인은 자기주도적 설계자,
교육기관은 경력 역량의 촉진자가 되어야 한다.
결국 AI와 MZ세대가 함께 요구하는 것은 하나다.
“경력은 조직의 소유가 아니라, 개인의 것이다.”
“당신의 경력 주인은 누구입니까?”
이 물음은 오늘날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던져지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과거에는 답이 분명했다. 경력은 조직의 것이었고, 개인은 충성으로 보답했다. 그러나 이제 그 답은 바뀌었다. 경력은 조직이 아닌 개인의 소유이며, 조직은 단지 경험과 자원을 제공하는 플랫폼일 뿐이다.
MZ세대는 이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들은 조직 충성 대신 커리어 충성을 택한다. 빠른 이직과 멀티 커리어, 사이드 프로젝트와 자기계발을 통해, “내가 원하는 나의 커리어”를 만들어간다. 전통적 경력 태도가 제공하지 못했던 자율성과 성장, 의미를 스스로 확보하려는 것이다.
AI 역시 경력 태도의 전환을 가속화한다. AI는 직무의 수명을 단축시키지만, 동시에 무궁무진한 학습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알고리즘은 경력 경로를 예측할 수 있지만, 마지막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자기주도적 경력 설계 능력이다.
조직행동론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명확하다.
조직은 더 이상 경력을 설계하는 주체가 아니라, 학습과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어야 한다.
리더는 성과 관리자에서 경력 파트너로 전환해야 한다.
개인은 자기주도적 설계자이자, 평생학습자로 서야 한다.
궁극적으로 남는 질문은 이렇다.
당신의 커리어는 지금 조직이 정해주고 있는가, 아니면 스스로 그려가고 있는가?
당신은 여전히 안정에 머무르고 있는가, 아니면 의미와 성장을 향해 이동하고 있는가?
당신의 커리어 충성은 조직에 있는가, 아니면 나 자신에게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뉴커리어리즘 시대의 자기주도적 경력 관리다. 그리고 이는 곧 AI 시대와 MZ세대가 함께 요구하는 새로운 조직행동론의 핵심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