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Dream. 우리를 위하여 이건 꼭 지켜요
사전적 의미로는 경기장의 사정에 따라 정식 경기 규정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에 임시적으로 정하는 경기규칙이라는 뜻으로 회사 내 팀이나 조직에서 구성원들끼리 정하는 기본 규칙이다.
그라운드 룰은 리더를 포함하여 같이 일하는 동료들끼리 함께 만드는 우리들만의 규칙으로 조직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룰이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조직 문화란 존재하고, 건강한 조직일수록 좋은 문화를 기반으로 높은 생산성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크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좋은 팀,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하여 개인의 보상을 높인다거나 팀별 워크샵 혹은 팀 단위의 포상 등을 통하여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작업을 매년 진행한다.
회사는 사규(회사의 운영 제반을 규정한 것)나 취업 규칙 등을 통하여 시스템화되어 작동하기 때문에 모든 팀에게 적용될 수 있는 표준을 정의할 순 있지만 개별적인 팀마다 가진 개성과 특이점을 고려하여 사규를 정의할 순 없다.
그라운드 룰은 같이 일하는 동료들끼리 만드는 우리만의 규칙으로 업무 처리 방식, 효율성, 말투, 점심 시간 등 지켜주었으면 하는 것을 같이 정해보자는 것이다.
간혹 그라운드 룰을 업무에 관련된 것들로만 정하는 조직을 볼 수 있는데 그것만으로 건강한 조직이라고 볼 수 있을까 싶다. 내가 속한 조직에서는 업무 효율성을 위한 룰도 있지만 회의 방식, 말투 등에 대해서도 룰을 정했던 적이 있었다.
회의 방식의 그라운들 롤로 회의 하루전 공지하기, 사전에 관련 자료 공유하기 등을 생각하셨겠지만 아니다. 내가 속한 팀에서의 회의 방식 룰은 개인별 하루 2시간 이상 회의 금지였다.
- 상황: A가 전사 회의 1시간, 팀 회의 1시간으로 업무 시간 중 2시간 이상 회의였다면 A가 필수로 참석해야 하는 팀 단위의 회의는 다음 날 진행한다는 룰이다.
단, 전사 회의는 그라운드 룰보다 상위이므로 참석해야한다.
해당 룰이 정해진 계기는 A가 잦은 회의로 처리해야 할 업무가 지연되고 있다고 고민을 공유했고,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로 만든 룰이었다. 업무 지연이 해소된 이후에는 해당 룰은 삭제되었다.
나는 이 부분이 건강한 조직문화라고 생각하였다. 이전에 있었던 조직에서는 이런 의견을 자유롭게 내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가령 업무 지연이 발생하여 지연이 다른 곳으로 전파가 된 후 사태 파악을 해야하는 시점에서 잦은 회의 때문에 일정이 지연되었다는 말은 변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므로 사건이 발생하기 전 어려움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건강한 조직이라고 생각했고,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하였다.
그라운드 룰을 정의할 땐 구성원이 함께 우리를 위해서 만들기 때문에 자유로운 분위기속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좋은 의미로는 창의적인 의견이 많고, 나쁜 의미로는 개인적이거나 허용할 수 없는 아이디어도 많다. 그라운드 룰은 일하는 동료들끼리 앞으로도 건강한 조직 문화로 즐겁게 일하기 위한 약속의 개념이기에 개인적이거나 모두가 같이 하기 어려운 룰을 정의한다면 지속할 수 없다.
회사의 복지와 비교하면 비슷하다. 나는 못 받는 혜택을 다른 사람만 받는다면? 이러한 상황을 좋아하는 이는 극히 드물것이다. 이것과 같이 그라운드 룰도 모두가 함께 지켜나갈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게 가장 좋다. 그래야 건강한 조직 문화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고, 바로 우리를 위해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라운들 룰은 업무가 아니다. 그렇기에 다른 팀이나 남들이 보기에 우와~할 정도로 잘 만들 필요가 없고, 거창할 필요도 없다. 남과 비교 안하기, 나대로 살기, 의견 당당히 내기 등등 좋은 말이다. 하지만 사회 생활하면서 다른 사람 혹은 다른 팀과 비교 안 하는게 가능한 이야기일까 싶다. 또한 처음부터 거창하게 만든다면 감탄할 순 있지만 지켜나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대한 계획만 세우고 실천하지 않은 경험. 누구나 가지고 계실 것이다.
그라운드 룰을 정의할 때 나는 다음과 같은 룰부터 시작하고 룰을 단단하게 만들어나가도록 팀을 이끈다.
출근 시 메신저에 인사하기
점심 약속은 미리 공유하기
업무 보고 작성 시 포맷지키기
누군가에는 꼰대라고 느낄 수 있는 룰도 보이실꺼다. 출근 시에 메신저 인사에서 물음표를 띄우실 수 있겠지만 룰로 지정한 이유는 고정 좌석이 자율 좌석이었고, 재택 근무도 존재했기에 동료의 출근 여부를 알기 어려워 간단한 인사를 하기로 했다. 점심 약속 사전 공유는 간혹 혼자 먹는 인원이 생겨서 룰로 만들었고, 업무 보고 포맷은 각자가 작성하는 형태가 달라서 룰로 설정했다.
위의 룰을 몇 달이나 지속했을까? 3개월이다. 3개월의 기간을 지나면서 팀원들간 익숙해지는 시간도 있고, 회사의 상황에 맞춰 없어지는 룰도 존재했다. 초반에 나오는 회의 2시간 룰도 정의했다가 상황이 변경되어 삭제된 룰 중 하나이다.
작은것부터 시작하여 서로가 약속한 바를 지키고, 주기적인 대화를 통하여 우리를 위한 룰을 통하여 우리를 건강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그라운드 룰을 통하여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가장 좋은 여정이 아닐까 싶다.